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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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정보 과잉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전부터는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면서 우리는 더 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단순하다. 그래서 주변에 넘쳐나는 정보와 범람하는 데이터로 인해 세상은 정말 예측이 불가할 정도로 복잡해졌지만, 우리의 뇌는 터질듯한 과잉 정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단순하고 빠르게 ‘직관’이라 말하고 ‘심증’이라는 쓰는 그런 방식으로 쏟아지는 정보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이 책에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책 표지가 화려하고 예뻐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이라는 부제가 눈에 띄어서다.




저자는 스페인의 데이터 전문가다. 그는 정치나 사회 뿐만 아니라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를 접목하고 분석하여 현상을 설명한다.


스페인 최고 연구기관인 ‘엘카노 왕립 연구소’에서 과학 자문위원으로 국제관계 및 외교정책 분야에서도 그의 데이터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왕성히 활동 중이며, 2016년부터 스페인의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엘파이스’에서 데이터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책의 부제와 같이 데이터(통계)의 8가지 규칙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갖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 책은 8가지 법칙을 각 장으로 두면서 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1. 세상의 복잡성을 인정하라

  2. 수치로 사고하라

  3. 표본의 편향을 막아라

  4. 인과관계의 어려움을 수용하라

  5. 우연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

  6. 불확실성을 예측하라

  7. 딜레마에도 균형을 유지하라

  8. 직관을 맹신하지 말라


저자가 서두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여덟 개의 규칙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읽기보다는 순서대로 다 읽는 것을 그는 추천하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우리의 주변 세상이 생각보다도 ‘복잡하다’는 것이고, 인간의 ‘직관은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다수의 독자들에게 저자는 묻는다.


“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데이터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할까?”


“왜 잘못된 베팅을 할까?”


사실 이러한 저자의 질문은 거의 대부분이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데이터’보다는 직관, 소위 ‘육감’을 믿어서다. 하지만 이 ‘감’이라는 것은 어쩌다 운 좋게 맞는 것이지 선무당이 아니고서야 늘 맞출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직관을 지양하고, 자신의 무지와 오만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공부(데이터를 통해 제대로 올바른 해석을 내리는 방법일 것이다)를 통해 균형을 유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 중 개인적으로 와닿았던 내용은 “지수 함수는 우리의 직관에 어긋난다”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직선에 익숙하다.그렇기 때문에 각도(예컨대 이자율)에 따라 성장(돈이 불어나는)하는 속도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는 직선 그래프가 아닌 지수 함수의 그래프도 존재한다. 


저자도 예시로 들고 있고, 유튜브에서 적지 않은 경제나 재테크 유튜버들도 강조하지만,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저축을 하면 저축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말도 안되는(?) 수익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복리 효과’ 때문이다.


이러한 ‘복리 효과’는 몇 년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에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다. 우리는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두 눈으로 제대로 목격한 경험이 있다!


이 책에서 특히 공감이 되었던 내용은 “성공이 성공을 부른다”라는 부분이었다. 저자가 예시를 들지만, 경쟁이 없었던 시기에 시작했던 소위 1세대 유튜버들은 적게는 수십만에서 수백만 팔로우어를 어렵지 않고 모을 수 있었고, 지금은 자신들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저자 역시도 이와 유사하게 블로그가 유행을 하기 시작하던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터넷 글쓰기의 캄브리아기 대폭발 시기’다!) 2006년부터 인터넷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은 축구의 강국인 스페인에서, “1월에 태어난 아기가 12월에 태어난 아이보다 프로 축구선수가 될 확률이 2배나 높았다”라는 사실이다. 


어찌보면 저자는 다소 엉뚱(?)한 면이 있는데, 책을 집필하면서 2020~2021 시즌 레알 마드리드 소속 선수 29명의 출생일 조사했는데, 1월에 태어난 선수는 7명에 달한 반면 12월에 태어난 선수는 단 2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지만, 1~5월까지 태어난 선수가 6~12월 사이에 태어난 선수보다 월등히 많다! 이러한 숫자는 과연 우연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어린 시절의 경험, 즉 피드백 효과 때문이라고 말한다. 빨리 태어난 아이가 키가 크고 힘도 세며 기술도 뛰어난 데다 이해력도 높다고 한다. 그래서 일찍 태어난 아이가 공을 다른 아이들보다 잘 다룰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하루라도 태어나면 발육이 빠르니 당연한 것인데, 이렇게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계(그래프)를 만들면 어렵지 않게 그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또 하나 책 속의 재미난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프로 축구선수의 시장가치, 소위 ‘몸값’을 통계로 풀어내는 내용이다. 

 

AI에게 물어보면 우리가 직관(육감)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공격수(포워드)라고 대답한다. 그 이유로 AI는 골을 넣을 수 있는 확률과, 드리블, 찬스 메이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나름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AI의 관점과는 다르게 저자는 무득점 선수도 시장가치(몸값)가 높은 점을 착안해서 미드필더의 수비력과 시장가치가 반비례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몇 가지 요인들을 통제(제거)하니 수비를 잘하는 미드필더의 몸값이 높다는 점을 찾아낸다!  


이처럼 이 책은 딱딱한 주제와는 다르게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가 애쓴 흔적이 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작가가 스페인 출신이라 그런지 유난히(?) 축구에 관한 사례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통계와 같은 무거운 주제를 몰입하는데 좋았던 것 같다. (저자 또한 이러한 점을 노렸으리라)


개인적으로 나름 유익했다고 생각하는 내용은 다섯 번째 법칙인 “우연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모든 현상에는 두 가지 요소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두 가지 요소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현상을 지배하는 일정한 규칙성 -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체계성’이다.

  2. 무작위적인 요소 - 저자는 이를 ‘분석을 방해하는 잡음’이라고 일컫는다.


그런데 저자는 “무작위성에서 규칙성을 찾아내려면 많은 사례를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요즘 강조하는 ‘빅데이터의 중요성’이다. 같은 맥락으로 저자는 “정확도는 다양한 데이터의 평균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주목 착각(focusing illusion)’이라는 인지 편향을 주목한다. 한마디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당장 떠올린 것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는 한 가지에 집중하다보면 그것이 세상의 모든 것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올인해서 집중하는 그 것이 실제보다 더 중요하다는 착각까지 하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데이터를 계산할 필요가 없는 직업은 거의 없다.”


저자의 말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그가 데이터 분석 전문가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가 책 속에서 예시로 든 축구 선수들의 출생일, 행정구역별 소득 비교 등 일상에서의 수많은 사례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통계 해석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를 하나하나 짚어주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숫자와 통계’는 단지 증거일 뿐 그것이 진실은 아니다. 하나의 정보에 수천 개의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수천 개의 해석 중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왜곡시키는 올바르지 않은 해석도 있다. 특히 저자가 책 속에서 강조하는 무의식적으로 판단하는, 소위 ‘육감’을 배제해야 한다.


이 책은 데이터가 단순히 숫자를 담은 단편적인 정보가 아니라 사회적 맥락을 담은 도구라는 점을 깨우쳐준다. 


무엇보다 숫자에 약한 사람들에게는 숫자와 친해지는 방법을, 그리고 숫자에 매몰되어 그 이면의 맥락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를 깨우쳐주는 실용성과 통찰력을 함께 준다. 


정보 과잉시대에 그 본질을 읽는 여덟가지 규칙을 제시함으로써 인간의 직관이 가진 한계를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데이터 리터러시와 객관적 사고의 중요성을 깨우쳐주는 책 같다.


앞서 소개한 내용들 외에도 이 책에는 저자의 참신한 생각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어쩌면 추천사를 쓴 한 유명인(옥스퍼드대학교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인 교수)의 말처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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