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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확신 - 타인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이를 위한 자기대화 심리학
허용회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자기확신은 다름 아닌 자기 스스로에 대한 믿음, 즉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도 서구의 적지 않은 현인들은 자신감에 대해 명언을 많이 남겼다.
“자신감은 위대한 과업의 첫번째 요건이다”, 사무엘 존슨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잃으면 온 세상이 나의 적이 된다”, 랄프 왈도 에머슨
이처럼 자신감, 아니 자기확신은 왜 그렇게 중요한 걸까?
저자는 책 표지에서 ‘타인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이를 위한”이라는 표현을 부제목에 씀으로써 독자들에게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저자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카카오 브런치에서 2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심리학과 일상을 연결해서 풀어써서 대중의 공감을 얻어냈다.
그리고 <자존감 높이려다 행복해지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심리학을 만나 똑똑해졌다> 등 저자는 심리학 관련 여러 저서를 집필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카카오 브런치 글을 많이 읽는 편인데, 정말 적지 않은 예비작가들의 재치와 신선한 글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책을 읽는 목적,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자기확신을 갖고 싶을 것이다)에 맞춰 이 책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활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를 요약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처음부터 차례차례 읽으며 탄탄한 자기확신의 문장을 만든다.
체크리스트로 표시된 질문들에 답하며 대략적인 방향부터 잡는다.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현인들의 자기확신 한마디에서 시작한다.
마음을 붙잡는 문장이 있으면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자기확신을 만드는 과정 중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확인해보라.
저자는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있지만, 반드시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어도 멈추지 말고 자기확신의 과정을 거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확신을 얻기 위한 과정은 무엇인가?
저자는 국내 모 대기업에 다니는 어느 한 가장의 예를 들면서 자기확신을 얻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마케팅에서 말하는 ‘페르소나’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좀더 쉽게 이해될 것이다.
K씨는 자신의 인생 서사를 기록하고 세 가지 색깔의 펜으로 사건들을 분류 후 분석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항상 완벽한 준비를 추구해왔으나 정작 자신이 즐거웠던 순간은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행동했던 떄였음을 깨달았다.
여기서 적지 않은 독자들은 어쩌면 K씨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이 비추어짐을 느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저자는 “서사 정체성이 발달된 사람들은 누가 뭐라 해도 내 인생은 의미있는 흐름을 가진 이야기라고 믿는 경향이 높다”고 말한다.
책 속에서 소개하는 ‘K씨를 보면 개인적으로는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주인공 김 부장(류승룡)이 생각난다.
K씨는 대기업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팀장인데, 드라마 속 김 부장도 부서를 맡고 있다는 점, 그리고 둘 사람 다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을 포함하여 내적 갈등을 겪는 점에서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
드라마의 주인공 김 부장은 자신의 행복보다는 남의 시선을 중시하는 삶을 산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이 가치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어버리고 나서야 대기업 부장이 아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이 책에서의 절정은 아마도 4장 “변화_현실을 바꾸는 자기확신의 힘”에서 소개하는 메타인지에 관한 내용일 것이다.
‘메타인지’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인식하고 자신의 인지과정을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결국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를 파악하고 이에 맞게 계획하고 수정하며 통제하는 능력이라고 할 것이다.
책 속에서 저자는 예시를 드는데, 일반적으로 공부하다 졸릴 때 단순 반응은 “망했다 커피 마셔야지”에 그치지만, 메타인지 반응은 “왜 졸리지, 수면 부족인가? 점심 과식 때문인가? 그렇다면 오늘은 일찍 자고 지금은 기지개를 켜자”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정체성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자기대화의 원리>라는 장이었다.
‘난 누구? 여긴 어디?”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본 적이 있는가? 이 유머는 과거 한 때 유행했던 말이지만, 돌이켜보면 참 중요한 말 같다.
저자도 언급하고 있지만, 심리학에서는 “자기대화가 목표를 상기시키고 문제를 정리하며 불안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확인해왔다.
그만큼 자기대화는 중요한 것이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자기대화 혹은 혼잣말은 스트레스 관리나 감정 조절, 집중력 향상과 자존감 증진 등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혼잣말은 과거 오래 전부터 있었는데, 대표적인 자기대화를 기록한 것이 로마의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다. 제목은 명상록이지만, 내용을 보면 실제로는 자신에게 쓴 일기이자 자기대화의 기록이다.
그렇다면 혼잣말은 자기확신과 무슨 관계인지 궁금할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혼잣말은 매 순간 나 자신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고, 자기확신은 인생의 큰 전환점마다 나를 붙드는 언어가 된다”라고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혼잣말을 너무 많이 하면 정신 질환, 조현병이 있는건 아닌가라는 의심을 살 수도 있다. 대체로 우울증이나 발달장애, 자폐증 혹은 조현병에 앓는 사람이 혼잣말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자기대화는 입으로 소리를 내는 혼잣말이라기보다는 내 자신과 마음 속으로 대화하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과거 수많은 사건으로 빚어진 결과물이다. 하지만 여러 사건들 중에서도 지금의 나를 확립한 소위 터닝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저자도 K씨의 사례를 통해 그의 ‘배낭여행’과 ‘배우자와의 싸움’이라는 두 가지를 설명한다.
K씨의 경우 늘 완벽함을 추구하다가 배낭여행을 통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깨닫는다. 그리고 배우자와의 다툼이 없었으면 여전히 ‘다음 목표’만 쫒으며 살았을 것이라고 한다.
지금의 나를 만든 나의 터닝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 지난 수십년을 살면서 산전수전에 심지어 공중전까지 겪은 나에게도 분명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믿었던 사람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거나 나의 욕심을 통제하지 못하여 소탐대실을 한 경우도 있었다. 물론 나의 판단 미스나 순간적인 실수로 손해보지 않아도 될 것들을 잃어버린 경우도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후회도 되고 안타깝고 과거를 되돌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모든 사건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저자가 말하는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인생의 중요한 사건들’인 것이다.
이 책은 본문 내용 외에 부록으로 ‘감정 단어 사전’, ‘질문 리스트’, ‘참고할 만한 자기확신 문장 100’
그리고 ‘자기확인 7일 플래너’을 제공하는 데, 개인적으로는 ‘자기확인 7일 플래너’의 경우에 제공하는 데 꽤나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저자가 예시로 든 페르소나인 K씨와 같이 내 인생의 파편이라 할 수 있는 사건을 수집하고 나의 욕구가 무엇인지 밝혀내며, 내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서 내 서사를 압축하여 실천 계획까지 만들 수 있어서 나의 정체성을 찾고 자기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다름 아닌,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말한 내용 중 “자신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한 문장으로 정제하는 과정을 안내한다”를 실행하는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러 어려움 끝에 자기확신에 이르렀다고 해도 이것이 만능열쇠는 아니다.”
그렇다. 자기확신을 가져도 그게 끝이 아니다.
이에 더해 저자는 “내 삶에서의 혼란은 사라져야 한다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혼란을 다루는 속도와 양질을 바꾸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자기확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확신이 흔들려도 금세 중심을 회복하는 소위 ‘회복 탄력성’을 갖추는게 중요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과거 나의 삶을 살아온 과정을 되짚어서 나의 정체성을 찾고, 더 나아가 과거에는 늘 충만하던 자신감, 즉 자기확신을 되찾고 싶었다.
“자기확신은 한 번 만들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 호흡하며 진화해야 하는 살아있는 언어다.”라고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자기확신을 갖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직면하게 되는 수많은 역경에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불혹의 나이든 삶의 어느 시점을 지나서 나의 정체성을 찾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자기확신을 갖고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면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한마디로 이 책은 불확실한 세상에서 방향을 잃지 않게 가이드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