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온도 : 혼자여도 괜찮은 나
린결 지음 / 도서출판 새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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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성인의 평균 체온은 일반적으로 36.5도씨다. 물론 나이나 성별, 활동 시간 등에 다를 수는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그렇다.


평균 체온보다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이 약 30% 감소하고,  38도 이상의 미열 상태가 되면 염증 반응이 올 수 있으며, 39.5도가 넘는 고열 상태가 지속되면 뇌와 심장 등 장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고 즉각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체온 1도 차이가 몸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난데, 이쯤에서 왜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존재의 온도’라고 지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존재’와 ‘온도’는 과연 무슨 관계일까? 


어딘지 어색하고 낯설지만, 왠지 마음 한켠에 남는 그런 제목이다.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책을 펼쳐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띠지를 보니, 저자의 자기소개가 눈길을 끈다. 


“브랜딩을 기획하던 사람에서 감성 아래 기준을 놓는 작가로”


솔직히 저자가 책을 출간하기 전에도 번역가로써 왕성히 활동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의 문장은 왠지 입에 잘 달라붙으며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든다.


그런데 ‘감성 아래 기준을 놓는다”라는 말이 참 어렵다. 나만 그런걸까? 왠지 바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쉽게 와닿지는 않는다.

 

이 책은 프롤로그와 네 개의 찹터,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떤 온도로 살아가고 있을까?”


스스로 자문해본다. 난 어쩌면 36.5도 아닐까? 나름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과연 그런지는 더 책을 읽어보면 알터이다.



챕터1. ‘출세주의’을 지나 ‘소신으로’


사실 난 젊은 시절 ‘출세주의’에 매몰되어 인생을 달렸다. 


윗분들 비위 맞춰가며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 최연소 팀장도 달고 친구들이나 주변 동기들보다 먼저 임원도 달았다.


“남들 눈에 번듯한 길보다 내 마음에 맞는 길을 택하는 것.”


저자의 문장들 중에 유독 눈길을 끄는 문구다. 나야 말로 남들 눈에 번듯한 길을 걷기 위해 인생을 허비해 버린 건 아닐까?


무엇보다 무엇이든 시작이 빠르면 끝도 빠르다고 했던 말이 와닿는다. 결국 나는 지금 친구들이나 주변 동기들보다 제일 먼저 비자발적(?) 은퇴의 쓴맛을 보고 있다. 


“우리는 남의 기준에 휘둘려 ‘혼자여도 괜찮은 나’를 잊곤 한다.”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진정한 나의 모습은 사라지고 만 것은 아닌가? 우리는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한다.




챕터2. ‘인정 욕구’를 지나 ‘자존감으로’


타인을 너무 의식하다보면 자연스레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더 나아가 존경까지 받고 싶어하는 ‘인정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혹자는 생존력과 긍정적인 성장 동기 부여 차원에서 필수라고 하지만, 불안감을 유발하고 개인적으로는 자신을 해치는 부정적인 측면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누구에게 속해 살아가고 있는가”


과거 직장인으로서 회사라는 큰 조직에 속해 있을 때만 해도 나는 곧 무슨 무슨 회사에서 무슨 직위(직책)을 갖고 있는 누구이다 라는게 내게 속한 세상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아직도 회사라는 조직의 일원으로 남고 싶은가? 아니면 회사라는 프레임에서 알을 깨고 나온 새의 모습인가?


이 책에서도 인용되고 있고, 스타워즈라는 SF 영화의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대사가 있다.


“I am your father.” (내가 너의 애비다)


다스 베이더가 루크에게 한 말인데, 이 대사는 단지 혈연 관계를 말하고자 했던 의도는 아니다. 저자도 말하지만, 결국 너도 나와 같이 될꺼라는 정체성에 관한 얘기다.


스타워즈 영화에서 주인공 루크는 결국 아버지와 다른 자신이 정한 방식(제국이 아닌 저항군에 남는)을 택한다.


저자의 말처럼, 결국 그것이 ‘우리가 끝내 도달하는 존재의 자리’일 것이다.



챕터3. ‘직진 본능’을 지나 ‘자아 성찰’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도 ‘성공이라는 표지판을 내가 만든 지도 하나 없이 직진’만 하였다.


저자의 말처럼 그렇게 속도는 있지만 중심은 없는… 나 또한 그런 위험한 삶을 살아왔다. 온실 밖으로 나오고 나서야 깨달았지만, 때는 좀 늦었다.


저자는 말한다. 


“성찰은 다른 거창한게 아니다”


그럼 무엇이 성찰일까?


성찰은 마음 속으로 깊이 반성하여 살피는 것으로, 한마디로 과거를 단순히 후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되돌이켜 봄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살아가는 것이다.


저자는 아주 단순하게 성찰을 설명한다. 단지 두 개의 질문으로 독자에게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


“나는 정말 떳떳한가?”


“나는 어제보다 좀더 나아졌는가?”






챕터4. ‘요행’을 지나 ‘대응’으로


자기계발이나 자산증식 등 재테크에 관한 유튜브를 보면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다름 아닌 ‘치트키’이다. 


일부 유튜버들은 자신의 강의를 들으면 ‘치트키’를 알려주니 성공적인 재테크도 할 수 있고, 월 천만원도 벌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영어로는 ‘치트키’라 쓰고 한글로는 ‘요행’이라고 읽어야 하는데, 사실 요행을 바라는 것보다는 저자의 조언처럼 ‘감당 가능한 선택을 쌓는 연습’을 하는게 올바른 자세다.


저자의 말처럼 요행은 참 묘하다.


“일이 꼬이면 자구 한 방이 떠오른다.”


성공은 준비된 자에게 오는데, 나는 준비보다 도착을 먼저 상상하는 요행을 바라니 일이 잘될 턱이 없다.


요즘처럼 예측 불가능한 시대도 없을 것이다. 바야흐로 저자의 말대로 ‘정답 부재의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고유함으로 살아남기’라는 독특한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편의점에서 1+1 행사 제품을 구매하는데, 하나만 필요해서 굳이 필요없다고 말하지만, 우리나라 K-오지랍의 1인인 알바생이 기어코 하나를 더 넣어준다.


여기서 당연히 오지랍이 해법은 아니다. 그냥 ‘마음이 가서’하는 행동이 해법이다.


저자가 말하는 해법은 AI나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바로 ‘인간미’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간미와 다른 나라에서 느끼는 인간미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측은지심의 마음이 있어서 그런가 분명 인간미는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 그리고 저자는 ‘고유한 인간미를 품은 아무나’로 살아낼 때 자신만의 격을 세우고 흔림들 없이 빛난다고 말한다. 



책을 읽다보면 공감이 가는 문장이 참 많다. 


“막연히 신비한 사람보다는 앞에서 숨쉬는 사람한테 마음이 간다”


그렇다, 그래서 영미권에도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격언이 있지 않는가? 





결국 인생은 혼자다. 인간관계라는 것은 대인관계가 원만하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을 안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다.


결국 인간관계는 타인에 의존하거나 연연해 하는 것이 아닌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그런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한때는 이 모임, 저 모임에 참석하려고 시간을 쪼개서 내고 그랬지만, 이제는 양보다는 질을 따진다. 그냥 마음이 더 가고 편안한 모임에 더 나가려고 애쓴다. 


물론 누구나 살다보면 위로가 필요하고 도피처도 필요하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바쁜 일상에 가끔은 반복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가 뭉게뭉게 피어오를 때가 있다.



이 책의 부제 ‘혼자여도 괜찮은 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사회나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혼자 있는 시간을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내 안의 온도는 몇 도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스스로 자신만의 삶의 리듬과 중심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저자의 말대로, 내가 아닌 타인의 기준에 맞추는 우를 범해선 안될 것이다. 자신의 속도(페이스)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내 안의 진짜 나’를 찾아야 한다.


저자도 그랬던 거 같지만, 많은 현대인들이 인정 욕구에 목말라 있다. 그리고 사회에 만연한 ‘빨리빨리’ 마인드에 지쳐있는데, 이제는 내 리듬으로 내 페이스 맞게 고요하지만 단단한 나의 삶을 사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이 책은 자신을 돌이켜보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지치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시간을 꼭 내서 읽으면 힐링이 되는 그런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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