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완벽한 유결점
서동주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누구에게나 결점은 있다. 아니 우리 모두가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건지도 모른다.
저자는 지식재산권 분야 전문 미국변호사로 일하다가 지금은 이를 접고 방송 출연과 강연 등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대중에게 서동주라는 이름은 이제 친숙하다. 그리고 그녀에게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독자라면 그녀가 과거에 유명했던 코메디언 고 서세원씨의 딸이라는 점을 알 것이다.

고 서세원씨는 연예계 비리와 주가 조작 등의 사건에 연루되어 방송계를 떠나 캄보디아에서 활동하가 2023년 4월 프놈펜에서 사망하였다. 그녀는 방송 인터뷰와 강연에서 친부에 대한 솔직하지만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녀는 이 책 외에도 <동주 이야기>, <샌프란시스코 이방인>, <내일의 나를 위한 다짐> 등 다양한 에세이 책을 저술하였다.
그녀에게는 아버지라는 상처 외에도 미국 생활 중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 로스쿨을 진학하여 아픔을 딛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였고 지금은 한국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더욱 그녀가 놀라운 점은 2019년 10월에 한 국내의 모 엔터테인먼트사와 계약하고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뒤를 이어 방송을 시작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든 생각이, 겉으로 보면 저자만큼 표면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없다. MIT 수학과 졸업에 와튼스쿨 MBA, 지식재산권 분야 전문 변호사, 그리고 무엇보다 수려하고 아름다운 외모와 훤칠한 키와 몸매. 모든 것을 갖춘 것 같은 그녀.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녀에게 적지 않은 아픔과 시련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방송과 이전 저서에서도 여러 차례 밝혔지만 수백번의 서류 탈락과 수십번의 불합격으로 실패를 적지 않게 맛보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여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삶을 개척해나갔다.

책에서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신문기사를 통해 저자의 삶이 평탄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녀의 어머니 또한 그랬고 그녀의 아버지 역시도 평범하지 않았다.
저자는 전작인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에서 밝혔지만, “아빠와 난 닮은 점이 많았다”라고 언급하였는데, 그녀의 외모는 고 서세원 씨와 많이 닮았다.
서동주가 특별한 이유는 그녀가 단지 MIT 출신 변호사이어서도 아니고 그녀가 서세원의 딸이기 때문도 아니다. 그녀의 문장이 맛깔스럽기 때문이다.
그녀가 놀랍고도 대단한 점은 자신의 아픔과 시련을 극복하였고, 더 나아가 이를 그녀만의 끼와 재능으로 승화해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저자가 독자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저자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힐링이 된다는 것이다.

책 속에는 솔직 담백한 문장들이 보이는 데, 몇 문장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현생에 쫓겨 아예 글 쓸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졸리자마자 의지는 증발했다”
사람 냄새가 나는 그녀의 솔직한 표현에 무척이나 공감이 갔다. 시작도 쉽지 않았지만, 시작을 해도 이를 꾸준히 이어 나가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나 역시도 건강을 챙기기 위해 매일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지만, 적지 않은 경우 간단한 몸풀기나 준비운동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소중한 내 실패를 도둑맞아선 안 된다.”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고 극복하여 성공을 일궈낸 그녀의 이야기가 주마간등처럼 스쳐지가는 구절이다.
책 속에는 저자 서정희 씨가 자신을 표현하는 문장이 나온다.
“나는 자칭 ‘간헐적 문학인’이다. 문학을 사랑하고, 글을 사랑하고, 언어를 사랑한다.”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그녀의 글에 공감되고 어쩜 저렇게 자신을 잘 표현하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문학을 사랑하고 글을 사랑하고 언어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저렇게 많은 에세이 책을 내지도 않았을 것이고 방송에 출연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도 열심히 마음먹고 책을 샀다가 한 권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방치한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마치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책꽂이에 수북히 책이 꽂혀있지만, 그 중에 맨 앞장에서부터 마지막 장까지 읽은 책은 몇 권이나 될까? 의욕을 불태워 책을 사고도 제대로 읽지 않은 내 자신이 솔직히 한심하다.
하지만 그녀의 글에서 나는 다시금 위안을 되찾는다.
“그리고 며칠 쉬었다가 자책하지 말고, 다시 슬그머니 시작하면 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구절은
“1,000명 중 단 한 사람. 그 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나의 글은 충분한 이유와 가치를 지닌 셈이다.”
바로 윗 문장이 그녀가 끊임없이 책을 쓰는 이유가 아닐까?

“모든 조건이 완벽할 때는 누구나 잘한다. 하지만 진짜 내 저력은, 변수들이 인생을 암막 커튼처럼 덮어올 때 비로소 드러난다”
저자 자신이 40년을 넘게 살고 인생의 단맛과 쓴맛, 모든 것을 겪으면서 얻은 인생의 지혜 같았다.
그녀의 문장들에는 힐링과 위로가 되는 말들이 참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아래의 문장이 참 와닿았다.
“하지만 산다는 것은 참 묘해서,
시간이 흐르면 낯설음도 무뎌진다.”
어쩌면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낯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에게는 가장 가슴 속 깊이 메아리가 울린 문장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 역시도 이 낯설음에 무뎌지는 떄가 오지 않을까? 그러니 어색하거나 불편해하지 말고 조금만 더 참아보자. 내 자신에게 위로가 무척이나 된다.
이 책은 빠르게 읽히는 책이다. 에세이라서 그럴 수도 있고, 저자의 문장력이 좋아서 일수도 있다. 어쩌면 내가 그녀의 글에 많이 공감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요즘 같이 세상이 어수선하고 마음이 혼란스럽고 지칠 때 이 책을 읽으면 많은 공감과 더불어 마음에 위로와 힐링이 되는 그런 편안한 에세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