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인생공부 -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인생공부 시리즈
김태현 지음, 니콜로 마키아벨리 원작 / PASCAL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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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고전 중 필독서라 할 수 있는 <군주론>은 16세기 이탈리아의 외교관이었고 정치철학자였던 마키아벨리가 저술한 책으로, 현대로 치면 정치학 중에서도 특히 ‘리더십’이나 ‘처세술’에 초점이 맞추어진 책이다.

 

원래 이 책을 마키아벨리가 저술한 목적은 이탈리아 명문가이자 당시 피렌체를 통치하던 메디치 가문의 로렌츠 디 피엘르 데 메디치에게 헌정하기 위해서 쓰였다고 한다.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당시나 21세기인 지금에서야 읽어도 그렇지만, 책의 주제도 당시에는 신선하지만 그 내용 또한 정치에 관하여 핵심을 꿰뚫고 있는 터라 16세기에 쓰인 책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해설서가 아닌 원래 원문 번역본을 읽으면 분량이 생각보다 짧다. 하지만 현대어로 풀어썼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내용이 난해하여 이해하기 쉽지 않은 책이다. 그래서 다른 고전서와 마찬가지로 시중에 적지 않은 해설서가 적지 않게 출간되어 있다.

 

이 책이 서점에서 판매 중인 여러 <군주론>에 관한 책들 중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군주론>을 정치학이나 리더십의 측면이 아닌, 우리가 당면한 현실과 상황에서 어떻게 처세해야 하는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군주론은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16세기 이탈리아 반도는 지금의 통일 이탈리아와는 달리 밀란, 피렌체, 베네치아 등 여러 중소 도시국가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군소 국가들 간에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력한 군주가 필요했으리라. 무엇보다 기존의 중세시대에 최우선으로 가치를 삼았던 기독교적 운리나 도덕관만으로는 한 국가를 통치하기에는 부족했을 것이다.

 

이 책은 기존 <군주론> 해설서와 같이 네 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의 파트에서는 ‘권력’이라는 토픽에 관한 10개 정도의 소주제들, 총 42개의 명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42개의 명제에 대해 역사적 사실 뿐만 아니라 영화나 다른 책을 인용하는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마키아벨리가 강조하고자 했던 인간의 본성과 그리고 군주라면 가져야 할 덕목과 처세술을 잘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42개의 명제 중 책을 읽으면서 인상이 강하게 남는 명제들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우리는 학교에서 배운 것, 부모에게 배운 것,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 직접 부딪치며 배우는 것을 바탕으로 인생을 살아나간다. 그런데 내가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니... 이건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주인공 네오에게 하는 말처럼 들린다.

사실 이 문장은 <군주론>의 부제목이다. 즉, 저자가 전달하고 싶어 한 여러 명제를 한마디로 축약하면 “모든 것을 의심하라”는 것이다.

 

비단 <매트릭스>뿐만이 아니다. 장자의 <제물론>이나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에서도 꿈속에서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지 않은가?

 

결국 꿈이 너무나도 현실 같고, 현실이 너무나도 꿈 같은, 즉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어쩌면 진실이 아닌 허상일 수 있는 것이다.

 

 

“복수는 상대가 두려야 할 정도로 심하게 해야 한다”

 

평소 출퇴근 길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웹툰을 즐겨 보는데, 최근에 읽은 웹툰에서도 나온 내용이다.

 

어설프게 복수했다가는 오히려 보복을 당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복’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복수를 할 때는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속담 중에 “남을 저주하려면 두 개의 무덤을 준비해라”는 말이 있는데, 남의 불행을 빌면 결국 나 역시도 그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중국에서는 우리도 잘 아는 ‘불구대천지원수’라는 말이 있다. 원수와는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는 뜻인데, 일본과는 복수에 대한 시각이 사뭇 다르다.

 

‘복수’라는 주제는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도 자주 다루는 소재이기도 하다. 대체로 주인공이 원수에게 큰 피해나 상처를 입고 (대개 부모나 사랑하는 이가 죽임을 당한다) 이를 되갚는 과정을 그린다.

 

 

“적은 항상 내부에 있으니 측근을 경계하라”

 

이 명제는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역시 잘 챙겨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간은 위선적이고 탐욕스럽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고 누군가가 나를 도와줄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한마디로 누가 언제 나의 뒤통수를 칠지 모르는 일이다. 실제로 인생을 살아가면 뒤통수를 맞지 않아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 역시도 가장 믿었던 사람한테 뒤통수를 맞아봤다. 그리고 그 결과로 치른 댓가는 생각보다 가혹했다.



저자가 메디치 가문에 알려주고 싶어했던 여러 명제들에 담긴 속뜻은 무엇일까?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혼란한 중세시대에서 자신의 군주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했던 건 아닐까?

 

우리들의 인생도 결국에는 고달픈 삶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이라는 키워드는 아닐까?

 

이 책이 기존에 읽었던 다른 <군주론> 책보다 좋았던 점은 현대적 사례를 통해 난해한 원문을 쉽게 풀어써서 인간에 대한 통찰과 영감을 얻을 수 있었고, 특히 마키아벨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책의 표지 뒷면에도 나오는 문장이지만, 이 책은 어쩌면 읽는 사람에 따라 위험한 책이 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상대방의 머리 꼭대기에 서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는 왜 <군주론>을 읽어야 할까? 단순히 이 책을 통해 군주(현대적 의미로는 ‘리더’)라면 갖추어야 할 처세술을 배우기 위함일까?

 

무엇보다 책을 읽고 본질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겠지만, 세계적인 명문 상아탑이라 할 수 있는 하버드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선정한 필독서이자 미국 외교 정책의 근간이 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여러 해설서 중에서도 단순히 정치학이나 리더십의 측면이 아닌 치열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하고 처신해야 하는지, 인생 전략에 대한 저자의 인사이트를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다양한 예시를 들면서 쉽게 풀어쓴 점이 좋았다.

 

교황청의 금서로 지정되었지만 리더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라고 하니 리더라면, 아니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처세술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고전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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