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 메이커 - 다 주고 더 받는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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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 메이커란 말 그대로 규칙을 정하는 자, 즉 세상에 없는 방식을 도입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고객에게 다 주고 더 받는 비즈니스가 있다고? 


현실적으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룰 메이커가 된다면 세상에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것이니까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그런 사업을 영위하는 사례를 자그만치 33가지나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독자들은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 UC 버클리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는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20여년간 IT 기술과 디지털 경제가 기업의 비즈니스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를 해왔다고 한다.


이 책 외에도 <매개해라>라는 책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었고, <거리두기>, <당신의 퀀텀리프> 등 6권의 대중서를 저술하였다.




이 책은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파트1은 ‘대행’의 룰을 만든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있고, 파트 2에서는 ‘투명’의 룰을 만든 기업들을, 파트 3에서는 ‘연결’의 룰을, 파트 4에서는 ‘지혜’의 룰을, 그리고 파트 5에서는 ‘수용’의 룰을 만들어 성공한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저자가 의도적으로 대화체 형식으로 글을 써서 마치 저자의 강의 혹은 강연을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자칫 지루하고 어려울 수도 있는 경영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을 짧고 간결하게 핵심만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말한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


저자도 강조하지만 뭔가를 주고 받는 것, 즉 Give and Take는 비즈니스는 물론, 모든 관계에서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당연시 하는 기브 앤 테이크 관계에 질문을 던진다.


과연 내가 준 것을 꼭 상대가 되갚아주는가? 시장에는 오롯이 나와 상대방만 존재하는가?


실제로 우리가 몸담고 있는 생태계는 누군가는 만들고, 누군가는 덧붙이고, 누군가는 알려주고, 누군가는 되팔고, 누군가는 폐기하는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있다.



요즘 ‘오마카세’라는 메뉴가 일식당에서 인기다. ‘오마카세’는 말 그대로 메뉴를 보고 손님이 요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사가 알아서 요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지금은 발행이 중단되었지만, 한때 영어공부를 할 때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보면서 공부한 적이 있었다. (이 잡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처럼 MZ 세대가 아닐 것이다!)


그때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1억명의 독자를 확보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던 잡지인데, 제목 그대로 독자들에게 교육, 문화, 사회, 정치, 스포츠, 역사, 인물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좋은 글을 요약한 잡지였다.


이 잡지의 성공요인은 수많은 독자들, 즉 대중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에 대해 재미있고 유익하며 감동적인 글들을 짧게 정리하는, 소위 ‘큐레이팅’을 잘한 것이다.



스마트폰이 생기기 전에는 머리맡에 알람시계를 두고 잤는데, 이제는 스마트폰에 알람앱을 깔고 스마트폰을 두고 잔다. 나도 내 스마트폰에 깔고 있는 앱이지만, ‘알라미’라는 앱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앱장터에 보면 수많은 알람 앱이 있는데 사람들은 왜 ‘알라미’ 앱을 설치할까?


이에 대해 저자는 ‘이용자가 원하는 과제를 기상시간과 함께 스스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무래도 단순히 알람 기능만 있었으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내가 작년까지 화장품 회사에서 일해서 그런가 ‘화해’라는 기업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기업이다.


‘화해’는 “화장품을 해석하다”라는 의미라는데, 4,000여개의 화장품 브랜드와 8만개의 화장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당연히 우리 회사(지금은 남의 회사)에서도 ‘화해’에서 어떻게 우리 제품을 소개하는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다른 경쟁사들의

 제품은 어떤지 등등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화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그 회사의 대표의 철학, “화해는 중립성과 공신력에 기반한 서비스다. 어떠한 인위적인 조작도 원천 봉쇄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강한 의지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소비자에게 다 보여주는 ‘투명’의 룰이 제대로 시장에서 먹힌 것이다!




심심할 때 무엇하나요?


나는 요즘 ‘당근마켓’에 푹 빠졌다. 처음에는 집에서 굴러다니는 재활용 물품을 중고시장에 내다 팔아서 용돈(솔직히 넘 소액이지만) 벌이하는 재미가 솔솔했자만,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올리는 중고 물건에 눈이 간다.


‘당근’마켓은 최대 반경 6km 내 동네를 커버하는 지역커뮤니티 SNS다. ‘당근’이 “당신의 근처”의 약자임도 최근에 알았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외치던 ‘세계화’와는 정반대 개념인 동네 커뮤니티, 소위 골목 상권으로 누가 이렇게 대박을 낼 줄 알았을까?



몇 년 전에 유행했지만 지금도 나는 MBTI로 사람을 분류하고 평가한다. 물론 16가지 유형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와 띠궁합과 혈액형 궁합까지 따지면 나름 정확도가 높다. (믿거나 말거나)


주변 사람들이 찰떡궁합이면 좋겠지만, 철천지상극은 피해야겠다는 내 생각이다. 상극하면 치킨에 맥주가 최악이고, 삼겹살에 소주가 음식궁합이 최악이라던데, 왜 사람들은 치맥과 삼쏘를 사랑할까?


개와 고양이, 즉 견묘지간도 상극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기업이 인재를 선발할 때도 ‘개’형 인재와 ‘고양이’형 인재를 적절히 배분하여 뽑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양이’형은 일을 벌리는 타입이고 ‘개’형은 일을 정리하고 수습하는 타입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난 외모는 ‘개’ 타입인데, 하는 행동은 ‘고양이’ 타입이다.



요즘 무섭게 성장하는 피자 브랜드가 있다. ‘고피자’가 그것이다. ‘고피자’에 관한 성공사례는 솔직히 이 책 외에도 다른 경제경영서에서도 자주 소개된다.


‘고피자’의 창업주는 피자와 햄버거를 사랑했다고 한다. 그런데 햄버거는 혼자 먹을 수 있는데, 피자는 혼자서 한 판을 다 먹기에는 양이 많다. 그런 점을 착안해서 1인 피자를 만들 생각을 한게 ‘고피자’라고 한다.


처음에는 푸드트럭에서 ‘고피자’를 팔았는데, 지금은 국내외 60개 매장이 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고피자’의 성장비결은 무엇일까?


1인용 피자를 위해 1인용 화덕을 개발한 점이다. 아무래도 화덕피자가 오븐피자보다 맛있는데, 1인용 피자를 위한 화덕은 그 전에는 없었다.


그 다음으로 ‘고피자’가 성공한 요인은 기존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해 상권이 겹치는 곳은 피하였다는 점이다. 오죽했으면 국내는 13개 매장에 불과하나 해외에는 55개 매장이 있을 정도다. 


결국 ‘고피자’의 성공요인은 다름 아닌 창업주가 단 하나의 핵심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음으로써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룰 메이커’란 용어는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전략과목 담당 교수인 Gary Hamel이 그의 저서에서 소개한 개념이다. 해멀은 룰 메이커(Rule Maker)란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과 같은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서 한 산업을 선점하고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회사를 말한다. 이에 반해 룰 테이커(Rule Taker)란 룰 메이커가 만든 규칙과 주어진 시장에 순응하는 회사다. 


해멀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룰 테이커나 룰 메이커가 아닌 룰 브레이커(Rule Breaker)가 되라고 강조한다. 그는 대표적인 룰 브레이커로 구글을 예시로 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 운영체제 시장을 지배하면서, 소프트웨어는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규칙을 시장에 정립하였다. 이에 반해 구글은 유용한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배포해야 한다고 기존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세운 규칙을 반박하고 깨부수고 나섰다.


여러분은 룰 메이커가 되겠는가 아니면 룰 브레이커가 되겠는가?


이 책은 요즘 성공하는 기업들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였고, 성공하는 기업들의 이유 있는 반항과 반향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당신의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빛나기를 원한다면 이 책은 어둠의 등대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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