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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진심 - 언어의 마음을 알려주는 40가지 심리학
최정우 지음 / 밀리언서재 / 2023년 11월
평점 :
동물과 인간을 구별해주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언어, 즉 말이 아닌가 싶다. 동물도 말과 유사한 소통 수단이 있기는 하지만 인간의 말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인간도 말을 해도 원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여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을 경우가 종종 있다. 상호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말과 실제로 내심, 즉 진심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언어의 마음을 알려주는 40가지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알려준다고 하니 호기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15년 간 직장 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심리상담가로 작자 및 강연가로서 활동 중이다.
저자는 이 책 외에도 <괜찮은 신입사원이 아니어도 괜찮아>,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 <심리잡학> 등 다수의 책을 저술하였다.

이 책은 아래와 같이 크게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1 ‘무심코 튀어나온 진심 알아차리기’
요즘 MZ세대 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걸쳐 MBTI가 유행처럼 번졌다. 대화 중에 MBTI 얘기는 빠지지 않으며, 심지어 채용 면접 때도 후보자의 MBTI가 무엇인지 물어본다고 한다.
파트1에서도 어김없이 MBTI 애기가 나온다. ‘너 T야’라는 질문에는 F(감정)보다 T(사고) 성향이 강한 느낌을 받았다는 얘기다.
책 속에서 저자도 말하지만, 공감 대화를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옥시토신을 분비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옥시토신은 우리 신체에서 분비되는 주요 호르몬 중 하나로, 사랑과 유대감을 증진시키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타인과의 공감할 수 있는 대화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내로남불 심리가 있는 듯하다. 실제로 이러한 인간의 심리에 대해 심리학에서는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귀인이론(attribution theory)에 따르면, 사람들은 성공의 원인을 자신의 능력이나 성격과 같은 내부적 요인에서 찾으려 하고, 실패의 원인은 상황이나 운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서 따르려고 한다.
참 재미난 점은 실제로 멀리는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가까이 회사나 주변 지인들을 살펴보더라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어떤 행동에 대해 남인 경우에는 능력 탓을 하고, 나의 경우네는 잘못된 이유에 대해서는 상황 탓을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어쩌면 이는 자연스러운 심리적 방어 기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도 지적하고 있지만, 내로남불 성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실패를 거듭해도 발전이 없다고 한다.
파트2 ‘딱 절반의 표현으로 100% 진심 전하기’
우리는 의외로 ’동문서답’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하지만 저자는 ‘동문서답은 결코 좋은 대화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왜냐면 당장 상황을 모면하려다 오히려 불신만 커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동문서답’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두 가지 분류 중 하나다. 하나는 진짜로 나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지 못해서고, 다른 이유는 대답하기가 곤란하니 일부러 대답을 회피하기 위해서 ‘동문서답’을 하는 경우다.
물론 저자는 친절하게도 독자들에게 이런 경우 어떻게 답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괜찮으니까 일단 내가 물어보는 내용에 대해 정확히 대답하면 좋겠어”
물론 ‘괜찮으니까’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괜찮지 않을지도 모른다.

파트3 ‘상대의 마음을 두드리는 말 한마디’
우리는 왜 혼잣말을 할까?
‘자기규제 이론’에 따르면, 혼자말을 하면 자신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나이가 들수록 혼잣말이 늘어난다고 한다. 왜 그럴까?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 혼잣말을 하는 걸까?
놀랍게도 혼잣말은 뇌에서 계획과 실행을 담당하는 전전두염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혼잣말을 하는 걸까?
자칫 혼잣말은 다른 사람이 들었을 경우 실성한 사람이나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는 염려가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헐’이나 ‘엥’, ‘대박’과 같이 추임새처럼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혼잣말은 나이든 사람에게 허전함을 달래고 일상생활에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인들이 혼잣말을 하면 자기 회복력을 향상하고 정서를 조절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어르신들이 혼잣말을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행여라도 혼잣말을 하는 어르신을 보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은 아니다.
파트4 ‘마음에 진심을 하나 더 얹는 말 한마디’
우리는 길을 지나가다 아는 누군가를 우연히 만났을 때 무심코 “잘 지내냐? 언제 밥 한번 먹자”라고 말을 던진다.
근데, 이 말이 절대로 실제 같이 밥을 먹고 싶어서 하는 말이 아닌 인사치레라는 점을 잘 안다. 단지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친밀함을 표시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로빈 던바 교수는 ‘함께 식사하는 것이 유대감과 인간관계를 증진하고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말한다.
다른 의도로 ‘식사 한 번 하자’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좀 더 서로의 관계가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램에서 하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말해도 상대방은 그냥 인사치레로 말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왜냐면 의례 그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오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식사를 하자고 하면서 약속 날짜와 시간을 정하려고 해야 할 것이다.
파트5 ‘단호한 마음을 전해야 할 때’
우리는 상대방과 친해지기 위해 술을 마시자고 한다. 나 역시도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 ‘언제 소주 한잔 하자’고 말한다.
그런데 꼭 술을 마셔야 친해질 수 있는걸까? 물론 학생 때에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친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사회에 나와서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언젠가부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술을 마셔야 좀 친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술에 취하면 경계심과 억제하는 마음이 풀리게 된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피츠버그 대학 마이클 세이트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술을 함께 마신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공자는 ‘술로 다스리려는 자는 술로 망한다’라고 말하며, 사람 사람을 통제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술을 권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적한다.
이처럼 술은 처음에 낯선 관계를 좀더 친밀하게 만들기 위해 ‘ice-breaking’ 수단으로 삼아야지, 술을 통해 무언가 통제나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 책에는 앞서 소개한 주제 외에도 우리가 일상에서 직면하게 되는 다양한 상황이나 주제에 대해서 심리학적 측면에서 다룬다.
러디어드 키플링은 “말은 인류가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마법이다”라고 했다.
생각해보면 말하는 데로 생각하는 데로 결국 이루어진다. 그만큼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말하는 것과 실제로 품은 마음이 동일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라도 상대방의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단순히 말의 중요성이 아닌 말의 진심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