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의 시대 - 세스 고딘이 제시하는 일과 일터의 새로운 돌파구
세스 고딘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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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다>라는 책으로 유명한 기업인이자 마케터인 세스 고딘의 새 책이 나왔다. 앞서 출간된 책에서 마케팅에 대한 개념을 과거에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속임수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진실한 삶’이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정의하여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터라 새로 나온 <의미의 시대> 또한 그 내용이 궁금하였다.


이 책은 표지에 나온 <일과 일터의 새로운 돌파구>라는 문구와 같이 ‘모두가 일하고 싶어 하는 환경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저자 세스 고딘은 세계적인 마케터이자 비즈니스 전략가로 유명하다. 2019년 4월에 앞서 출간된 그의 저서 <마케팅이다> 외에도 <보랏빛 소가 온다> 등 20여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세스 고딘의 블로그는 <타임>이 선정한 최고의 블로그 리스트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하고, 그가 출간한 책들 또한 37개국에 번역된 베스트셀러다.




이 책은 1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서로 내용 측면에서 연결되어 있기보다는 서로 독립적이다. 개인적으로는 각 장의 내용이 서로 독립적이기도 하지만, 각 장의 소주제들도 어떤 면에서는 서로 독립적인 내용 같다.




책 내용 초반에 저자는 ‘맥도날드는 안전하다’는 말을 한다.


왜 굳이 ‘맥도날드’를 예로 들었을까? 저자는 맥도날드는 ‘편리하고 생산성이 높고 소비자 중심적인 산업주의의 핵심이다’라고 지적한다. 레이 크록이 만든 맥도날드는 미국 산업주의의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비단 맥도날드 뿐만 아니라 스타벅스도 그렇다. 오죽했으면 해외 여행(미국이 아닌 동남아)을 가서도 스타벅스가 보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북한 김정일이 이러한 사실을 알면 ‘미제’에 쩌든 역적패당 추종세력이라고 비판하지 않을까?


얼마 전까지 ‘데이터 라벨링’이라는 직업이 유튜브 등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한마디로 신종 ‘노가다’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인공지능 AI와 머신러닝이 이를 도맡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저자는 이해관계와 신뢰도라는 사분면으로 ‘일’을 구분하는데, 이해관계가 높고 신뢰도가 높은 일은 인간적인 가치를 창조하는 일로, 산업화하거나 창조하도록 압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무척이나 저자의 주장에 공감이 갔다.




또 ‘리더십과 반대의견’이라는 소주제도 그 내용이 개인적으로는 참 시사하는 바가 컸다. 저자는 ‘독재적인 리더는 목적지로 가는 방법에 대해 닫혀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독재적인 리더는 준수와 복종만을 강요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나 또한 리더라는 포지션에 있을 때 어떠했는지 돌이켜보게 된다. 그래도 나름 여러 임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려고 애쓰고, 또 그 중에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의견의 경우에는 적극 수용하고 도입하였다. 


어찌보면 얇은 귀, 소위 팔랑귀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여러 임원들(그 당시 회사에 총 세 명이 있었다)의 말에 좌지우지 되었던 것도 아니다. 그래도 결국에는 내가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고민도 하고 제3자의 의견을 더 청취하기도 하였다.


그러고 보면 나는 고집불통 꼴통이나 독재적인 리더는 아니였나보다. 저자도 조언하는 거지만, 책임은 내가 떠앉았고 그들에게 신뢰를 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책임 지고 지금은 그 직을 내려놓았으나 여전히 그 때 나를 보좌했던 임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책 속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관리자의 69%가 직원과의 의사소통을 불편해한다는 데, 개인적으로는 관리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점은 ‘신뢰’와 ‘관용’이라고 강조한다. 무척 공감이 간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직원과의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점은 이해다. 여기서 이해란 너그러움이 아니라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민원을 해결해주는 것이다. 그래야 직원들이 조직에 충성하고 떠나지 않는다.


또 하나 공감갔던 소주제는 다름 아닌 “전문가는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나 또한 그렇지만, 회계사나 변호사 등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할 때는 어떤 사안이나 문제에 대한 나의 판단력이 옳고 그름을 듣고 싶어서다.


저자는 ‘일반적인 근로자들은 단지 세부적인 사항에만 집중한다’고 말한다. 바로 그 점이 전문가와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통찰력’과 ‘평판’으로 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 속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일화(?)가 있다.


의사를 찾아간 한 여성이 말했다. “선생님 도와주세요. 남편이 자신을 닭이라고 생각해요.” 의사가 물었다. “언제부터요?” “3개월 전부터요” “그럼 왜 더 일찍 오지 않으셨어요?” 그러자 그 여성이 답했다. “달걀이 필요했거든요”


우리 또한 이러한 모순 속, 아니 결국 무언가를 필요로 하기에 참고 사는게 아닐까? 직장인들은 ‘월급’이라는 마약에 중독되어서 산다. 사업가는? 정말 궁금해서 창업해서 사업을 하는 사업가 분들에게 물어봤다. 


놀랍게도 이구동성으로 “재미있어서”라고 답변한다. 그 분들 중에는 돈을 많이 버는 분도, 조금은 빠듯하게 회사를 경영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사업을 하는 이유는 신기할 정도로 모두가 같았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마약’에 취해 사는걸까? 


재미난 점은 절대로 고용주는 고용인에게 넉넉하게 월급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 모자라게 준다. 그래야 더 받으려고 열심히 일한다는 논리다. 과거에 노예는 신분으로 구속되었다면 현대에서는 돈으로 구속된 것 같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든 구절이 하나있다. “리더는 문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말이다. 하급 경영자는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한다. 하지만 고수의 리더는 자발적으로 일하도록 문화와 환경을 만든다. 나 역시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끝으로 여러 소주제 중 인상이 강하게 남은 내용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한다.


회사에서는 늘 긴장하게 된다. 상사가 나를 갈궈서가 아니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시하는 일을 하는 포지션이 아니라 벌어지는 일을 해결하는 포지션이라 그런가보다. 


저자는 “긴장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는데, 참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이 팽팽해야 우리는 그 위를 걸을 수 있다”




이 책은 비단 ‘일’이나 ‘삶의 의미’ 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마케팅계의 그루라 불리는 세잔 고딘의 경영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팀원을 이끄는 중간관리자나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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