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관우에게 말하다 1 - 의리를 무기로 천하를 제압하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유연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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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심리학이 관우에게 말하다 - 심리학 관점에서 풀어 쓴 관우 중심의 삼국지 


삼국지에는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영웅은 관우다.


왜 관우가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 중에 가장 인기가 높을까? 그건 아마 관우가 ‘충성’과 ‘의리’, 즉 ‘충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현대 심리학적 관점에서 삼국지의 주요 영웅 중 관우의 심리를 분석한 책으로, 삼국지의 팬들에게 적지 않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책의 저자는 닝보대학 특임교수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심리학 이론으로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을 분석하는 심리설사의 창시자이다.


이 책 외에도 삼국지 인물들을 분석한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을 출간했으며, <자공의 설득학>, <상대론에 박수를 보낸다> 외 30여권의 책을 출간하였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관우, 한나라에 투항하다’는 유비가 조조에게 패하고 뿔뿔이 흩어진 가운데 관우가 유비의 식솔을 대피시키다가 한나라를 좌지우지하고 있던 조조에게 투항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2부 ‘관우, 조조에게 몸을 의탁하다’에서는 관우가 조조에게 항복하고 조조가 관우를 자신의 휘하에 두기 위해 ‘퍼주기 사랑’을 주는 내용과 조조를 위해 싸우던 관우의 활약으로 원소의 명장인 안량과 문추가 관우에게 전투에서 죽임을 당한다는 이야기다.


3부 ‘관우, 적토마를 타고 천리를 달리다’에서는 관우가 유비가 원소에게 의지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어 조조 진영에서 떠나고자 하는데, 관우를 잃고 싶지 않던 조조가 인사를 하고자 찾아온 관우를 만나주지 않자, 자신에게 내린 비단과 금은보화를 놔두고 떠난다. 


4부 ‘다섯 관문에서 여섯 장수를 베다’에서는 관우가 적토마를 끌고 유비의 두 부인과 함께 조조로부터 떠나려고 하지만, 관우가 조조 진영에서 이탈하는 것을 저지하는 다섯 개의 관문에서 조조의 여섯 장수들을 베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책의 초반에 나오는 ‘약속이행의 원칙’이 관우에게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관우가 유비, 장비와 함께 도원결의를 하고 의형제를 맺음으로써 결국 ‘충의를 지키는 장군’으로 살아가는 근거가 되었음을 설명한다.


실제로 도원결의 때문인지 몰라도 삼국지에서 관우가 먼저 손권에게 패배하고 죽임을 당하는데, 이에 분개한 장비가 관우의 복수를 하겠다며 섣불리 출전을 했다가 어이없이 부하 장수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이에 두 의동생들을 잃은 유비가 대군을 일으켜 동오를 공격하나 이성을 잃은 탓에 동오에게 대패하고 백제성에서 결국 유비마저 병들어 죽는다. 


‘충의’와 ‘의리’가 관우를 일컫는다면, 이에 완전 반대되는 삼국지 영웅이 있으니, 그는 다름아닌 ‘여포’다.


여포는 원래 ‘정원’이라는 병주자사의 양아들이었다. 그런데 동탁이 권력을 장악하자 눈의 가시였던 정원을 제거하기 위해 이숙을 시켜서 여포를 배신하게 한다. 여포는 정원의 목을 베고 동탁을 양아버지로 모시는데, 여포는 결국 한나라의 충신이었던 왕윤이 꾸민 희대의 절세미인 초선을 이용한 미인계에 넘어가 동탁의 목마저 베어버린다.


관우, 유비 그리고 장비가 ‘의리’ 때문에 살고 죽었다면, 이에 대비는 인물인 여포는 뛰어난 장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배신’ 때문에 자신을 걷어준 양아버지를 다 죽이고 자신 또한 죽임을 당한다.


또하나 인상적이었던 심리학 이론은 ‘태도의 면역 현상’이다. 


이 이론은 윌리엄 맥그레일이 최초로 제시한 이론인데, 사람의 태도가 인체의 면역력처럼 타인의 설득에 면역을 갖게 되어 기존의 태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저자는 ‘태도의 면역 현상’의 예로써 원소가 전풍이나 저수 등 자신의 뛰어난 군사나 시중의 진심어린 조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의 결정을 고집하여 결국 조조에게 패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데 이 이론을 접목하는데, 무척 공감이 갔다.


한마디로 원소가 고집 불통이었기도 하지만, 결국 그 원인은 ‘태도의 면역 현상’ 이론에 있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 중 백미는 어쩌면 유비가 원소에게 의지하며 빌붙어(?) 살아가면서 원소로부터 도망칠 때까지 행동하는 처신술이었다. 


관우가 원소가 아끼는 두 장수 안량과 문추를 죽이자 원소는 유비를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유비는 세치혀를 놀려 화를 면하여 자신의 목숨을 부지했을 뿐만 아니라 관우가 원소에게 오는 명분까지 만들어준다.


또 원소를 속여 군사를 얻어내고 도망쳐서 여남으로 가서 유벽과 공도와 힘을 합치고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데, 유비의 임기응변은 가히 존경할 만 하다. 




관우는 중국에서 신격화되어 사당이 지어지고 ‘신’으로(?) 모셔지고 있다. 한 나라의 왕이나 황제가 아니였던 단지 오호대장군 중 1인에 불과했던 관우는 중국에서 재물신으로 모신다고 한다.


아마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의 동묘가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공자보다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중국 전역에 훨씬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관우신을 모시는 무속인들도 그 수가 적지 않으며, 심지어 중국에서는 일반 가정에서도 관우상을 모셔 두고 향불을 피우고 복을 빈다고 한다. 정말 중국인들의 관우에 대한 존경과 사랑은 가히 대단하다.


그런 영웅을 넘어 신으로 모셔지고 있는 관우를  이 책은 현대 심리학적 관점에서 삼국지 주요 인물을 분석한 책으로, 삼국지 이야기를 즐겨 읽는 팬이라면 새로운 시각으로 쓰여 있어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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