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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빛나고 있는 사랑하는 나의 딸에게
손미숙 지음 / 답게 / 2023년 5월
평점 :
엄마에게 딸이란 무슨 의미일까? 반대로 딸에게 엄마란 어떤 관계일까?
주변에 보면 엄마에게는 딸이 필요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 이유로 딸은 엄마에게 평생 친구가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개의 경우 엄마와 딸은 싸우더라도 언제 그랬냐는 듯 화해하고 다시 잘 지내 마치 ‘절친’의 모습과 흡사하다.
이 책은 그처럼 특별한 관계라 할 수 있는 사랑하는 딸에게 엄마가 전달하는 인생에 관한 그녀의 조언이요 메시지이자 그녀의 인생철학이 담겨있다.

저자는 37년을 한결같이 미용인으로 살아온 한 지방의 산골 출신인 저자가 32살, 30살이 되어버린 사랑하는 두 딸들에게 혼수품 1호로 주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부는 10개의 소주제로 총 40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소주제는 저자가 딸들에게 꼭 전달하고자 하는 그녀만의 인생철학이 담긴 진심 어린 조언이요 이야기 보따리다.

저자가 책 속에서 밝히고 있지만, 그녀는 하동 산골에서 자랐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많은 그 시대 여성분들이 겪었던 나름의 인생 고충과 행복, 그녀가 성인이 되고 미용인으로 살아온 37년의 인생사를 담고 있다.
이 책은 각각 40개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주제와 관련이 있는 세상에 많이 알려진 위인이나 유명인의 글로 시작한다.
그리고 소주제와 관련된 저자의 인생 경험을 딸들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전개되며, 그녀가 딸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조언으로 각각의 소주제를 마무리한다.
40개의 소주제를 다 소개할 수 없고, 몇 가지 인상에 깊게 남았던 내용을 소개한다.
‘시간을 과거로 돌리지 마라’라는 소주제에서 저자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고 조언한다. 특히 “시간을 과거로 돌리고 산다는 건 전신을 수렁 속에 처박고 사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특히 와닿았다.
저자는 한 때 과거를 반성했다가 합리화했다가, 오락가락 거리며 자신의 선택과 판단을 의심했다는데, 나 역시 ‘과거 그 때로 돌아갔으면….’하는 후회가 이제는 덧없음을 깨닫는다.
그녀가 소개하는 수렁 속에 빠진 두 사람 중 살아나온 사람이 목숨을 건진 이유가 공감이 되었다. 신발을 신고 발버둥 칠 때는 계속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데, 신발을 포기해버리니 쉽게 나올 수 있었다는 말에서 무릎을 탁 치지 않을 수 없었다.
‘행복은 네가 생각한 대가란다’라는 소주제에서 저자는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을 인용한다.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을 바꾸면 습관이 달라지고
습관을 바꾸면 성품이 달라지고
성품이 바뀌면 운명이 달라진다”
혹자는 운명은 정해져 있다고 믿는데,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 생각에 맞게 행동하게 되어 그렇게 습관이 되고 더 나아가 성품과 운명까지 결정되는 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말을 싫어한다. 그래서 점을 보거나 사주를 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삶은 오롯이 내가 개척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책 속에 그녀의 딸이 “엄마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라고 말하는데, 사실은 내가 행동하면 모든게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자가 밝히지만, 실제로 그녀의 딸은 결국 시련을 극복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는다.
‘백마 탄 왕자는 오지 않아’라는 소주제는 딸을 가진 부모라면 반드시 해줘야 하는 조언인 것 같다. 백마 탄 왕자는? 디즈니 만화에서도 나오지만, 프린스 차밍은 알고 보면 백마 탄 백수다. 훤칠한 키에 허우대는 멀쩡하지만, 사실은 속빈 강정이다.
저자도 책 속에서 밝히지만, 만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다. 요즘은 비혼주의자도 많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미혼 남녀가 많다고 한다. 어쩌면 빡빡해진 현실보다 지나치게 높은 상대방에 대한 기준 때문은 아닐까? 과거에 우리 부모님 세대는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결혼했는데 말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하는 4부에서는 저자가 딸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습관 10가지를 소개한다.
작은 것도 꾸준히 하면 습관이 된다.
감사하는 마음도 습관이란다.
기적을 만드는 메모
망설이지 말고 일단 해봐
인생을 바꾸는 세 가지 방법 - 독서, 기부, 사람
책이 사람을 만든다
훌륭한 사람을 자주 만나거라
미루기도 습관이다
씀씀이는 성공을 부른다
명상을 생활의 일부로 만들어라
저자가 제시하는 습관 중 상당수가 공감이 되지만, 특히 독서와 메모, 감사 그리고 명상은 적지 않은 자기계발서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들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습관은 독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죽했으면, ‘사장학개론’으로 유명한 스노우 폭스의 김승호 회장도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경쟁자는 ‘책 읽는 사람’이라고 했을까?

이 책은 글 속에서 나오는 말처럼, 저자의 ‘인생책’에 해당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밝히는 것처럼 딸들로 인해 글을 쓰게 되고, 저자를 다시 태어나주게 해주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그녀는 사랑하는 딸들에게 그녀의 소중한 행복을 나누고 싶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저자는 이제는 어른이 되어버린,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자신들만의 인생을 시작하는 딸들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녀가 37년 동안 미용인으로, 한 남자의 아내로, 두 딸들로 엄마로 살아오면서 느낀 점과 그녀만의 인생철학을 책 속에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저자 나름의 인생 경험과 그녀가 살면서 깨달은 혜안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체로 40가지의 소주제로 담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를 시작하는 초년생들에게, 유년기를 지나 청소년이 된 딸들에게 도움이 될 적지 않은 교훈과 시사점을 제시한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다 보면 인생에서 굴곡이 있다. 항상 잘 나가는 것도 아니고, 영원히 밑바닥도 아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련과 아픔도 직면할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은 시련과 아픔을 이겨내는 저자의 경험과 그 과정에 얻은 소중한 행복이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