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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상경영
최철호 지음 / 아임스토리 / 2023년 1월
평점 :
한양도성은 서울의 둘레를 싸고 있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양도성을 한번쯤은 본적이 있다. 하지만 한양도성이 단순히 조선시대 때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성벽을 쌓았다는 단순한 지식 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한양도성이 얼마나 증건되어 남아있는지, 그리고 정부에서 한양도성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를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가히 한양도성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한양도성과 한 기업인, 그리고 인문학자를 엮어내어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경영자이거나 기업에 몸담고 있는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경영 실전에 대해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책은 제목 <도상경영>과 부제 ‘길 위에서 경영을 말하다’와 같이 한 인문학자와 주인공 이 길 위에서 질의답변 형태로 경영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한양도성에 얽힌 인문학’을 경연하였고, <한양도성 옛길> 컬럼니스트로 활동하였다.
그리고 이 책 외에도 <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 <한양도성 따라 걷는 서울기행>이라는 한양도성에 관한 책을 저술한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여러 개의 개별 소주제로 나눠져 있는데, 이를 각각 ‘레슨’으로 구분하고 있다.

1장 ‘생존의 길’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외에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해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한다.
1장에서 인상적이었던 레슨은 ‘현상과 본질을 구분하라’였다. 저자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열강으로부터 독립을 하려고 했던 아랍인들의 일화를 소개한다.
당시만 해도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상수도 시설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었다. 물이 귀했고 상수도 시설에 대해 전혀 몰랐던 아랍인들은 프랑스 파리 호텔 객실에 갖춰진 수도꼭지를 보고 원하는 때 틀기만 하면 물이 나온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는 상수도나 물을 모아둔 저수지 시설인 본질을 모르고, 수도꼭지를 비틀면 물이 나온다는 현상만을 보았기 때문에 생긴 웃지못할 해프닝인 것이다. 아랍인들의 수도꼭지 일화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본질을 놓치고 현상만 보고 판단한다”라고 지적하는데, 무척 공감이 갔다.
2장 ‘상생의 길’에서는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전을 갖고, 이를 전 조직원이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팀워크의 중요성, 즉 경영을 하는데 있어서 조직이 왜 필요한지와 그 중요성을 알려준다.
2장에서 나온 흥미로웠던 내용은 리더십의 세가지 종류였다.
‘3류 리더십’은 자기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2류 리더십’은 부하나 동료와 힘을 모아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1류 리더십’은 부하를 키워가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 분류법에 따르면, 돌이켜보니 나의 리더십은 ‘2류’에 불과하였다. 보다 더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부하를 키워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5륜 구동을 체크해야 한다.’는 부분이었다. 5륜 구동은 겸손, 경청, 배려, 감사, 그리고 실력이다. 5가지를 모두 두루 갖추어야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이다.
3장 ‘혁신의 길’에서는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기업의 혁신을 완수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3장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은, 직원들이 열정적인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해 이직률이 50% 낮고 고객 충성도는 56%, 생산성은 36%, 수익성은 27% 높다고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포춘지 선정 ‘일하기 가장 좋은 100대 회사’의 공통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일하기 좋은 회사는 임직원들간의 신뢰,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강한 자긍심, 그리고 임직원 모두가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한다.
4장 ‘미래의 길’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잉여품의 세상’인 21세기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제시한다.
모든 생명체는 흥하고 망하고 성하고 쇠한다, 즉 흥망성쇠를 겪는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코카콜라 같이 오랫동안 장수하는 기업의 특징을 설명하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부단히 변화를 도모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한때 잘 나가다가 망하는 기업의 특징은 자만하고 교만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MBA 과정에서 많이 다루는 사례이기도 한데, 핀란드의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 ‘노키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엄청난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한 때 잘 나가던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애플이나 삼성, 후발업체인 중국기업들에 밀려서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역사를 통해 과거에 묻고 미래에 답한다”라고 쓴 것처럼, 저자의 독특한 발상을 기반으로 씌였다. 그래서 그런걸까? 서울 한양도성의 둘레길과 주요 산행길을 소개하고, 인문학자와 중소기업 대표 간의 대화를 통해 경영의 실전을 다룬다.
서두에서 저자는 “길 위에 답이 있다”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만의 생각대로의 길인 ‘일대일로’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도상경영’이라는 독특한 책 제목과 같이 저자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경영 실전을 배우는 재미가 솔솔한 책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진이나 팀이나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리더, 혹은 경영진이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