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란 무엇인가 - 행운과 불운에 관한 오류와 진실
스티븐 D. 헤일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운’을 믿으십니까?  


사람들은 새해가 다가오면 신년운세를 본다. 누군가는 재미로 보지만, 누군가는 정말 새해에 나의 운세가 어떤지 궁금해서 보고, 또 운세를 찰떡같이 믿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더 해빙>에서는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300만에서 700만 달러 (약 50억에서 100억)의 재산을 가질 운을 갖고 태어난다고 주장한다.


물론 <더 해빙>의 저자는 오랜 시간동안 나름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도출하였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3분의 2 이상이 자신의 운의 10~20%만 채우고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결국 ‘운’이란 나에게 주어져도 그 ‘운’을 100% 다 잡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일까?  


이 책은 제목과 같이 “운”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놀랍게도 역술가나 무당 혹은 초능력자가 아닌 미국 명문대인 펜실베니아 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그는 그 동안 철학이나 상대주의에 관한 책을 출간하거나 관련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 책은 크게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라케시스의 제비뽑기와 운의 역사’는 운의 역사에 대해 다룬다. 놀랍게도 인류는 운에 순종하거나 운에 반항하기도 하였고, 운을 부정하기도 하였다.


2장 ‘운과 실력’에서는 확률이론으로 운을 설명하고, 도박이 운인지 아니면 실력인지를 살펴본다. 또 수학자나 과학자가 확률로 운을 설명하려고 한 부분도 다룬다.


3장 ‘양상이론과 통제이론’에서는 양상이론으로 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통제이론으로 운에 대해서 설을 푼다. 


4장 ‘도덕적 운’에서는 ‘칸트의 수수께끼’나 ‘콜럼버스의 달걀’ 등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내용을 다룬다. 


5장 ‘지식과 우연한 발견’에서는 ‘오버턴 창문’이라는 흥미로운 내용을 다룬다. 오버턴 창문은 여러 견해들의 범위를 규정하는 유용한 방법이다. 한마디로 오버턴 창문 안에 들어가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견해들이라는 것이다.




6장 ‘운의 비합리적 편향’에서는 프레이밍(framing)이라는 편향에 대해서 살펴본다. 프레이밍 편향은 논리적으로 똑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는지에 따라 사람들이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똑같은 정보를 살짝만 바꿔도 사람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인데, 저자는 운에 관한 이야기를 말만 살짝 바꾸면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운이 좋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운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책에서 재미있는 사례를 소개하는데, 로이 설리번이라는 셰넌도어 국립공원에서 산림감시원으로 일한 사람의 이야기다. 그는 40년 동안 자그만치 7번이나 벼락을 맞았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이 살면서 벼락에 맞을 확률은 4.15/10의 32승, 즉 0에 가깝다고 한다.


그가 억세게 운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0에 가까운 확률인 벼락에 맞는게 자그만치 일곱번이나 되는데도 살아있다는 사실이 운이 좋은 걸까? 논외이지만 로이 설리번은 벼락을 맞아서가 아니라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야마구치 쓰토무가 <타임즈> 기자와 한 인터뷰 내용이다.  


야마구치씨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놀라운 점은 그는 두 번의 원폭 투하를 겪고도 살아 남았고, 여전히 미래를 낙관하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을 기적, 행운으로 여겼다.


이에 반해 프리드리히 니체는 가난했고, 생전에는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으며, 만성적인 편두통과 불면증, 소화불량에 시달렸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자서전에는 ‘어찌 내 인생에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랴?’라는 문구가 있다고 하니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말한다.


“운을 개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개념적으로 저자는 운에 대해 단순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지만 “낙관주의 렌즈로 보면 세상은 행운으로 가득차 있다”고 말함으로써 ‘운’이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운’은 믿는 자에게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럴까? 적지 않은 자기계발서에서 ‘긍정 마인드’를 강조한다. 그리고 긍정 마인드로 마인드셋을 무장하면 운이 따라온다고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 충족적 예언’이라고 하는데, 말그대로 스스로에게 예언을 거는 것이다.


매일 운이 넘친다고 생각하면 나에게 운이 따라온다고 한다. ‘끌어당김의 법칙(Law of Attractions)’이 우주에 작용한다고 한다.


저자는 책의 끝자락에서 


“운은 객관적인 속성이 아니며, 면밀히 분석해보면 우리가 주변 상황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 주관적인 평가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강조한다.


그렇다. ‘운’이라는 것은 결국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것은 ‘운’이 될 수도 있고, ‘불운’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역사적 사례와 과학적 분석 - 통계 등을 통해 운에 대해서 풀어나간다. ‘과연 행운이라는 것은 존재하는 걸까?’라는 질문에 대해 명쾌하지는 않지만 저자 나름대로의 ‘운’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운’을 끌어당길 수 있는지에 대한 결론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나는 왜 늘 운이 없는걸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꼼꼼히 읽어보면 ‘운’을 찾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미 ‘나는 항상 운이 좋아’, ‘난 행운아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저자가 쓴 이 책의 내용에 상당히 공감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