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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지금껏 애써온 자신을 위한 19가지 공감과 위로
황유나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월
평점 :
누구나 나만의 스토리가 있다. 그게 희극이든 비극이든 말이다. 누군가는 오랜 상처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기쁨의 순간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도 저자가 패왕별회에서 나온 말을 인용하는 문장이지만, “한 사람에게는 그에게 부여된 그 사람만의 인생이 있다.”
부제 ‘지금껏 애써온 자신을 위한 19가지 공감과 위로’와 같이 이 책은 저자의 19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적지 않은 이야기들은 저자가 독자들과 공감하고 또 위로를 주고 받기 위해 쓴 서정적인 내용들로 가득하다.

저자는 카드회사, 증권회사, 화장품 회사, 패션회사 등 13년간 많은 직장에 마케터로서 일하며 다녔다고 한다. 단기 비정규직에서부터 시작하여 대리, 과장, 팀장으로도 승진하는 동안에 나름 직장인으로서의 고충과 애환을 격기도 한다.
그리고 뒤늦게 성인이 되어 자신에게 ADHD 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전국의 점집을 투어하는 독특한 면을 지닌 사람이기도 하다.

이 책은 프로롤그와 19개의 챕터,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부제에도 밝히고 있지만 총 19개의 각기 다른 저자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첫 이야기는 몇 년도인지는 모르지만 날짜는 12월 25일, 누군가에게는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크리스마스 연휴지만, 저자는 앞집 아줌마가 자살하는 광경을 너무나도 가까운 위치에서 목격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저자는 너무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옆집 아줌마가 자살하는 장면을 묘사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자신이 느낀 감정과 트라우마를 이야기한다.
얼마 전 이태원에서 할로윈 데이때 수많은 인파가 엄청나게 몰리면서 일어난 참사가 생각난다. 누군가는 티비로, 그리고 누군가는 바로 옆에서 봤지만, “사람 죽어요”라는 소리지름과 “꺄아악”이라는 비명이 울려퍼지는 끔찍한 광명을 길 바로 건너편에서 볼 수 있었다.
저자가 감정이 풍부해서 일까? 아니면 맛깔나게 문장 표현을 잘해서 일까? 솔직히 나는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표현하기가 참 어려웠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착한 아이’였다고 한다. 그냥 존재감 없고 친구들이 하자고 하는데료, 말하고 있노라면 그냥 듣고만 있는 그런 존재였다고 한다.
그런 저자가 이 책에서 얘기하는 저자의 과거 이야기는 놀랍기만 하다. 그녀가 직장 상사인 부회장에게 겪은 끔찍한 사건도 그렇고, 홍콩에서 간간히 찾던 주윤발의 고향 라마섬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해고 통보를 받고 오후에 자리를 정리하고 나가는 동료를 지켜보는 광경, 저자가 대학 입학 후 학생운동에 휩쓸렸으나 선배와 동기가 껄끄러워지면서 반수를 하여 다른 학교를 입학한 이야기, 한 때 백수였던 외삼촌과 외손녀라 자신을 그렇게까지 이뻐하지는 않았던 외할머니 이야기 등 자신이 겪고 느낀 다양한 스토리로 가득하다.
이 책에서 특히 공감이 갔던 내용은 저자가 팀장으로 승진하고 나서 겪은 여러 에피소드다. 아무래도 팀원일 때 비해서 팀장이 져야 하는 무게감은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회사 내 사내정치도 그렇고, 지시를 해도 잘 따르지 않고 뺀질대는 팀원, 무얼 시켜도 실수 투성이인 팀원 (저자는 실제로 자신이 팀원일 때 크고 작은 실수를 많이 했다고 책에서 고백하고 있다) 등 중간관리자의 어려움을 솔직 담백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또 저자는 계약직이였을 때 2년 계약 만료 후 짤린 에피소드도 소개한다. 저자는 나름 서울 소재 S모대 졸업생으로, 영어도 잘하고 중국어도 잘하는 마케팅 쪽 경력을 갖춘 인재이다. 하지만 그녀는 한 임원이 별로 탐닉치 않게 생각하여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는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와 팀장이 갑과 을의 놀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병과 정의 놀이를 하고 있었다고 밝히는 내용이다. 어쩌면 적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이 주인공, 즉 ‘갑’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현실은 우리는 모두다 ‘을’이고 ‘병’이고 심지어 ‘정’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쌍둥이 아들이 둘 있다고 밝힌다. 그리고 엄마가 되기 전부터 엄마가 되는게 무서웠다고 고백한다. 여자라면 결혼하고 아기를 가지면 엄마가 된다. 저자는 경단녀가 되기 싫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임신 사실과 그리고 배 속에 쌍둥이라는 말에 낳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생이란 건 하나의 커다란 퍼즐’이라는 퍼즐 이론이 그럴싸해보였다고 한다. 그렇다. 퍼즐처럼 인생이라는 것은 하나하나 꿰맞춰가다보면 결국 죽음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결론보다는 퍼즐을 맞추어 가는 그 과정이 중요한 게 아닐까?

저자는 말한다.
“행복도 습관이다.”
손에 움겨진 조각 중에 하찮은 것이 하나도 없겠지만 삶이 가벼워지기 위해서는 조각 하나하나에 부여한 의미는 지워야 한다고 말한다.
쓰다보니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짧지 않은 이 책의 서평을 다 썼다.
저자의 말대로 “애썼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만남에 감사한다고 말한다.
저자에게 되례 말하고 싶다. 힘들었겠지만 애썼다고. 고생했다고. 그리고 이런 아름다운 글들과 이야기들로 독자들에게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