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철학, 생각의 깊이를 더한다는 것
와카마쓰 에이스케 지음, 박제이 옮김 / 독개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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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일반인에게는 무척 어려운 학문이다. 그리스어나 러시아어처럼 난해한 용어도 그렇지만, 개념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기원전 그리스에서 소크라테스로부터 시작된 철학은 가장 오래된 학문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제목과 같이 철학이란 생각의 깊이를 더한다는 것으로, 누구라도 쉽게 철학이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도쿄공업대학 연구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으로, 2007년 제14회 미타 문학 신인상 평론 부문에 당선되었고, 시집 <보이지 않는 눈물>로 제33회 시가문학관상 시 부문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삶의 철학> <영성의 철학> 등 다양한 저서를 낸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에 담긴 내용을 저자가 쉽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2장은 데카르트의  <병법서설>을, 3장은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을, 끝으로 4장은 요시모토 다카아키의 <공동 환상론>에 대해 다루고 있다.




1장에서는 플라톤이 쓴 책을 통해 소크라테스에 대해 알려준다. 나도 그렇지만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고등학교때 윤리 시간에 배운 내용을 조금이라도 기억한다면, “너 자신을 알라”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긴 것과 어쩌면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에 대해 생각이 날 것이다. 


1장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은 ‘진짜’와 ‘진실’의 차이다. 저자는 똑부러지게 말해도 그것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더듬더듬 이어가는 말에도 진신이 담길 수 있고, ‘진실’은 “수긍이 가는 말”이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나의 짧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 오히러 능숙능란하에 말하는게 진실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어색하지만 더듬거리면 한 말이 진실인 경우가 많았다. 


2장은 데카르트에 관한 이야기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문장의 참뜻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자는 데카르트가 ‘무지의 지’에 깊이를 더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장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일본에는 “생각나면 곧바로 실행하라”라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항상 계획만 하고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거나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저자는 시간이 걸리는 일일수록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철학에는 정답이 없으며, 빨리 출발하여 인생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3장은 하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에서 ‘일’과 ‘노동’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일’을 한다고 말하면 ‘노동’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렌트는 ‘노동’이란 인간 육체의 생물학적 과정에 대응하는 활동력인 반면, ‘일’은 인간 존재의 비자연성에 대응하는 활동력이라고 말한다. 즉, 노동은 일과 달리 그 사람만 행할 수 있는 고유한 의미를 가진 생명의 행위다. 


나 또한 ‘일’이 곧 ‘노동’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저자가 설명한 아렌트의 개념처럼 ‘일’과 ‘노동’은 완전 다른 개념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인간은 ‘일’에서 벗어날 수는 있지만, ‘노동’에서는 살아있는 한 벗어날 수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4장은 일본 철학자 요시모토 다카아키의 작품 중 하나인 <공동 환상론>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일본 철학까지는 잘 모르다보니 낮설기는 하다. 하지만 일반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요시모토 바나나의 아버지라는 저자의 설명에 조금은 친숙하게 느껴졌다.


저자는 요시모토에게서 배울 점은 그의 철학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그는 자기 사상의 초석을 자기 손으로 닦은 인물이라고 소개한다. 


이 책의 맺음말에서 저자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가 아직도 저자에게는 독서가 끝나지 않은 책이라고 하면서 다음 구절을 소개한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 어딘가에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사막은 인간의 영혼이고, 영혼에 목마름을 누구나 느낀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영혼에 목마름을 느낀다면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을 파보아야 한다고 한다.


저자는 말한다.


“인생은 여행이다”


그렇다. 어쩌면 인생은 긴 여행이다. 출발이 설레고 그 종착점이 궁금한 여행이다. 저자는 독서노트는 영혼의 항해일기가 된다고 한다. 저자가 얼마나 많은 독서노트를 기록하고 있는지를 추측케 해주는 대목이다.




저자는 서두에서 “독서는 자신을 만나기 위한 여행”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읽기를 통해 ‘지금 여기’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서는 줄곧 저자가 읽은 4권의 책에 대한 서평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플라톤과 데카르트, 아렌트 그리고 요시모토라는 대철학자의 저서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렌트와 요시모토라는 철학자를 만날 수 있었다. 


철학에 대해, 그리고 철학적 사고를 통해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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