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일부터 치킨집 사장이다 - 대기업 청년들이 재미로 시작했다가 죽자고 고민한 치킨집 창업 아이디어 44가지
편석준 외 지음 / 위너스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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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부터 독자들의 시선을 끈다. <너는 내일부터 치킨집 사장이다>라는 독특한 제목은 대한민국에서 치킨을 혐오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눈길을 줄만 한다.


책 하단에도 있지만 대기업에 다니는(다녔던) 청년들이 재미로 고민한 치킨집 창업 아이디어 44가지를 정리하였다고 한다.




이 책은 국내 대기업에 재직 중인 편석준, 이상협, 강순천, 정서현, 이재경, 타키갤러리(실명은 미기재되어 알 수 없음) 등 6인의 저자가 썼다. 


대부분이 LG유플러스에 재직 중이고 대교에서 재직 중인 저자도 있다. 저자들 중 특히 편석준씨의 경우 <상상 이상 미래 세상>과 같은 동화 외에도 <구글이 달로 가는길>과 같은 인문교양서와 <사물인터넷> 등 여러 권의 경제경영서도 저술하여 다른 일반 대기업 직원과는 사뭇 다른 직장인이라기보다는 작가의 피가 흐르는 사람같다.



이 책은 크게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치킨본색’에서 부터 8장 ‘너는 내일부터 치킨 프랜차이즈 CEO’까지 각 장들은 서로 이야기가 연속되고 연결되기보다는 6명의 저자들이 독특하고 색다른 저마다의 아이디어를 각각 나열하였다. 




과거 한 때 유행했던 ‘한국 학생들의 진로’가 있다. 초등-중등–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가고 선택한 전공과 무관하게 결국에는 ‘치킨집’ 오픈으로 귀결된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퇴직 후 치킨집 창업을 하고 있고, 그 직장인들의 경력이나 학력은 치킨집과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한 한국인들의 치킨집으로 귀결되는 인생 진로를 배경으로 서두에서 깔고 이 책은 시작한다. 


1장에서 인상적인 내용은 당연 ‘내가 먹을 치킨의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다면’이다. 치킨을 시켜먹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가 먹는 치킨이 어떤 조리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후라이드 치킨을 주로 먹는 사람이라면 어떤 날은 치킨 색깔이 노란색이고 어떤 날은 치킨 색깔 갈색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당연히 “기름을 얼마나 재탕했을까?”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결국 후라이드 치킨의 조리 과정이 궁금해진다.


현재는 ‘배민’이나 ‘쿠팡이츠’ 같은 배달앱을 통해 주문 후 조리 중 - 배달 중 - 배달 완료 정도만 확인 가능하다. 하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조리 과정을 상세히 구분하고 더 나아가 조리 상황을 CCTV를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보여주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또한 청결, 안전 점검표를 통해 위생과 안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하는데, 주기적으로 위생상태를 체크하고 실시간으로 CCTV를 통해 조리과정을 보여준다면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충분히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치킨을 시켜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문제점은 없는 걸까? 저렇게 위생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CCTV를 설치하고, 앱과 연동시키고 하려면 투자, 한마디로 돈이 들 것이다. 그리고 이는 비용의 증가로 연결될 것이고, 지금도 결코 저렴하지 않은 치킨값이 더 올라갈 것임은 자명하다. 물론 돈을 몇 천원 더 내더라도 ‘안심 치킨’을 시켜먹는 소비자들도 분명 있겠지만, 높아진 치킨 가격으로 적지 않는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다른 브랜드 치킨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들도 많을 것이다. 저자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갈채를 보내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2장에서 재미있던 내용은 ‘포춘 쿠키’에서 착안한 ‘포춘 치킨’이다. 차이나타운이나 중국집에서 포춘 쿠키를 접해본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나름 한끼 식사를 재미있게 마무리하는데 포춘 쿠키가 한 몫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자는 닭과 관련된 속담 90여개 중 운세와 결을 같이 하는 속담을 책 속에 담았는데 무척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장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드론 치킨 배달’이다. 인건비가 유독 비싼 미국에서는 이미 드론으로 택배를 배송하는 등 드론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산 정상이나 아파트 발코니로 치킨을 배달받는 등 소위 ‘치킨의 민주화’를 부르짖는 저자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생생하게 들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부의 각종 규제로 드론의 활용도가 높지 않아서 현실성에서는 거리가 좀 먼 것 같아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4장에서 눈길이 갔던 내용은 ‘치킨집에서 튀김기를 빌려드립니다’였다. 재료만 가져오면 무엇이든 튀겨준다는 것인데, 실제로 한가한 시간대에는 튀김기를 놀리느니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얼마나 수요가 될까? 개인적으로는 치킨집에 튀길 음식을 가져가느니 그냥 집에서 몇 만원 안하는 에어프라이어를 살 것 같다. 설마 실제 기름에 튀긴 음식이 에어프라이어로 만든 음식보다 좀더 맛있더라도 말이다.  


5장에서 참신한 내용은 ‘치토스 복권, 치킨으로 돌아오다’였다. 과거에는 10번 시켜 먹으면 1만원 할인, 20번 시켜먹으면 한마리 공짜와 같은 적립쿠폰이 있었다. 하지만 복권을 제공하는 치킨집은 없었던 거 같다. 스크래치 쿠폰을 넣고 “꽝”, “한 마리 더!”, 그리고 “치즈볼 2개” 등 선물을 제공한다면 재주문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을 것 같다. 물론 비용 부담도 있겠지만, 쿠폰 회수율이 낮은 것을 감안하면 나름 다른 44가지의 아이디어들 중에서는 채택 가능한 현실적인 아이디어 같다.


6장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닭뼈를 재활용하는 방법’이었다. 닭뼈는 음식물 쓰레기 비닐에도 버리지 못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지자체와 프랜차이즈 매장, 그리고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닭뼈를 따로 모아서 잘 처리한다면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7장에 흥미있게 읽은 내용은 ‘치킨 구독 서비스’다. 솔직히 구독 서비스가 참신한 내용은 아니다. 이미 화장품이나 생활 필수품 등을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독 서비스의 핵심은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고객의 니즈에 맞춰 치킨을 제대로 제공할 수 있다면 치킨집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생겨서 장사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8장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치킨, 주식이 되다’였다. 치킨을 주문하면 주식을 받는다는 개념인데, 개인적으로는 신생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에서 시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BHC나 BBQ 등 다른 대형 브랜드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브랜드의 경우 아무래도 소비자들에게 홍보마케팅이 필요한데, 자사 브랜드의 치킨을 주문해서 먹으면 주식을 나눠준다고 홍보하면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설립 초기에 구축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중간에서 저자 중 1인인 편석준 씨가 밝히고 있지만,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직장에서 은퇴 후 먹고 살 방편 중 하나로 치킨집 사장님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 책을 기획해 작가들을 모으고 함께 고민하고 놀면서(?) 책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걸까? 저자들이 자유분방하게 제시한 다양한 치킨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무려 44가지나 된다. 하지만 현실적인 요소들을 고려하면 당장 실현 가능하지 않은 아이디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물론 44가지의 아이디어들 중에는 그냥 재미로 웃어 넘길 수 있는 아이디들도 많다. 


치킨집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 치킨집 사장님들이나 치킨을 사랑하는 치애족이라면 MZ세대들로 구성된 작가들의 참신하고 발칙한 발상 44가지를 심심풀이나 재미로 읽기에 적합한 책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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