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때론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이 문구에 끌려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영화를 마구잡이로 보는 한 명의 영화애호가로서 상당히 공감가는 문구가 아닐 수 없다.
‘영화가 나를 위로하는 시간’은 단순히 영화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영화를 통해 나에게 질문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준다.

저자는 영화와 삶을 연결하는 영화인문학 강사다. 한마디로 영화를 단순히 재미나 흥미로 인조이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영화를 되씹고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치다.

그래서 그런걸까?
이 책에서는 17개의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소개하지만 정작 액션 영화는 없다.
물론 액션 영화에서도 삶의 의미나 현재나 미래의 모습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런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책에는 17편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간략한 줄거리도 있지만, 독자의 이해를 돕고 소개하기 위한 목적인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의 중요한 장면이나 명대사를 소개해준다.
아래는 지금까지도 내 심금을 울리는 ‘노트북’ 영화 속 명대사다.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평범한 보통 사람이죠.
남다른 인생도 아니였고요.
날 기리는 기념탑도 없고 내 이름은 곧 잊혀지겠죠.
하지만 한 가지 눈부신 성공은 했다고 자부합니다.
한 사람을 지극히 사랑했으니 그거면 더할 나위 없이 족하죠. “
“지극히 사랑한다”는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대사다.
이 책에 소개된 17편 중에는 이미 본 영화나 애니메이션도 있지만 아직 보지 못한 영화도 있었다. 주로 미국 영화나 일본 영화, 애니메이션은 봐도 아무래도 유럽 영화는 잘 안보다보니 그런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미 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이지만 나도 모르게 놓친 부분이 많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같은 영화를 봐도 사람마다 느끼는 점이 다르기 때문일까?

특히 각 장마다 ‘건져 올린 질문들’은 내 스스로에게 질문과 답을 하고 탐색하며 새로운 의미와 느낌을 갖을 수 있도록 해주는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에서는 비록 17편의 영화와 애니메이션만 소개되지만, 저자는 친철하게 책 뒷부분에 추가한 부록에서 더 많은 영화를 보고 더 많은 탐색과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영화를 풍성하게 보내는 카드’를 제공한다.

몇 장 안되지만 독자에 대한 저자의 깊은 배려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영화가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어쩌면 아직 답을 찾지 못한 물음에 대한 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