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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면 비로소 깨닫는 것들 - 발상의 전환으로 독특한 사고를 하는 장자
천인츠 지음, 문현선 옮김 / 미래문화사 / 2021년 7월
평점 :
많은 현대인들은 늘 바쁘고 늘 부족하다. 하지만 정작 행복하지는 않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항상 치열하게 살고 늘 바쁜 것 같지만 돌이켜보면 내가 과연 지금 행복하고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비우면 비로소 깨닫는 것들’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장자의 철학을 쉽게 풀어쓴 책이다.
장자는 중국 전국시대의 유명한 철학자로 우리에게는 노자와 함께 ‘노장사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자의 여러 사상 중 총 88가지를 선별하고 이에 대해 저자가 설명하고 있다.

88가지에 대해 다 소개할 수는 없겠지만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 중에서도 장자가 나비가 되어 훨훨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는데, 잠을 깨니 “내가 꿈을 꾸고 나비가 된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꿈을 꾸고 지금의 내가 되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한 유명한 일화는 우리에게 친숙하다.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으나 작가는 순간의 황홀함이 현실과 꿈을 구별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한다. 꿈은 쉽게 현실에서 손에 넣을 수 없다.
“장주와 나비, 현실과 몽상 사이의 결함은 장자를 곤혹스럽게 하기도 하고 집착하게 하기도 했다.”
‘조삼모사’라는 사자성어는 우리에게 참 잘 알려진 중국의 고사성어다.
장자의 제물론편에 수록되어 있는데, 실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송나라의 저공이 원숭이들에게 “먹이가 부족하니 너희들에게 주는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로 줄이겠다.”고 말하자, 원숭이들이 화를 낸다. 그러자 저공이 원숭이들에게 “그러면 도토리를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로 바꾸겠다.”고 말하자, 무식한 원숭이들은 총 개수가 같음을 모르고 좋아한다.
‘간사한 꾀로 남을 속이다’는 뜻으로도 해석되기도 하는데,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시시때때로 변한다’는 의미로 오늘날 해석되고 있다.
기억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장자의 조삼모사는 2006년에 만화가 고병규씨가 자신의 싸이월드에 패러디해서 올린 두 컷 만화로 유명해졌다. 고병규씨의 만화는 네티즌들이 다양한 버전으로 재패러디되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일주일에 한가지 즐거움’
장자는 삶에 대해 기본적으로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가지 즐거움을 얻는다면 힘든 삶도 버틸 수 있다.
그것이 오락이 될 수도 있고, 여행이나 취미 생활일 수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신나는 음악을 듣는 것일 수도 있다.
장자의 사상은 어렵다.
지금으로부터 아주 오래된 철학이지만 작금의 21세기에도 정자의 철학은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과 깨달음을 준다.
이 책은 어려운 장자의 철학을 현대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돈”이 인생의 최대 목적이 되어버린 물욕으로 가득찬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전하는 삶의 지혜가 이 책에 담겨있다.

88가지 주제를 한 번 쓰윽 읽고 바로 이해하기는 어쩌면 어려울 수도 있다.
이 책은 여러 번 읽고 또 읽고 되씹어야 내용을 다 이해하고 장자의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책이다.
다시 한번 내 인생을 되씹어 보고 싶은 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바쁘고 치열한 삶에 찌든 이라면 삶의 지혜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