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 먼저 읽은 사람이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단면 때문에 씁쓸하다고 해서... 읽기가 두려웠다. 눈 먼 자들이 내팽개쳐진 세상... 그들을 억압하는 폭력... 상상만으로도 무서웠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그리 무섭지만은 않은... 소설이었다.

그러고 보니 책 속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의 이름이 없다! 그걸 이제서야, 읽은지 세시간이 지나고서야 깨닫다니...  또, 누가 하는 말인지 헷갈리게 따옴표가 한번도 안 나온다. 그것 또한 작가의 의도인걸까? 아무튼 지금껏 읽었던 소설들과 달랐다. 인물들의 이름이 없고,, 첫줄부터 사건이 바로 시작되며... 문장부호도 없고.. 글을 이루는 상상력 또한 대단하다. 

아무튼 나는 의사의 아내가 제일 불쌍한 것 같다. 본다는 이점보다 그 외로움이 그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차라리 보고 싶지 않다고 하는 그녀의 말이 이해가 된다.  

내가 읽으면서 그래도 그렇게 무섭지 만은 않다고 느낀 건.... 모두 다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물론 한 사람만 빼고...) 답답하고, 끔찍하겠지만... 나혼자 보이지 않는다면 그게 더 무서울 것 같다. 오히려 모두가 다 눈이 멀었기 때문에 외롭지 않을 것 같다. 그다지 무서울 것 같지도 않다. 다만 절망감을 이겨내기만 하면 되는 거다. 그것도 함께라면 덜 무섭겠지. 

이 작가, 다른 소설도 꼭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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