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 - 아주 작은 영양소가 촉발한 미스터리하고 아슬아슬한 500년
스티븐 M. 사가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이런 책이 좋다.

무언가 하나의 소재에 얽힌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라던가, 비밀 같은 것들을 풀어내는 이야기.

어떤 결과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이성적인 사고방식을 담아 놓은 책 말이다.

과학도서나 경제도서를 좋아하는 건 아마도 그런 나의 성향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실 제목을 보면 이미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짐작할 수 있다. 제목에 대놓고 '수상한'이라는 수식어를 달아두었는데 눈치채지 못할 독자가 어디에 있을까?

사실 책의 내용은 초반에 짐작한 대로 흘러가긴 하지만 그 자세한 속 사정을 모르던 사람들에게는 재밌고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게 해주는 책이었다 :)

(I love adventure! ♡)

이 책의 내용을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첫 부분에 제시되는데 바로 이 부분이다.

비타민 C의 500년 역사에는 용기와 냉정, 뛰어난 통찰과 어리석음, 그리고 뜻밖의 행운이 담긴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생생한 등장인물로 가득하다. 이 역사에는 떠돌이 선원, 북극 탐험가, 돈 한 푼에 벌벌 떠는 관료, 말라리아모기가 득실대는 징글 실험실에

서 연구하는 과학자, 분자생물학의 최신 도구를 활용하는 연구자 등 각양각색 개성을 지닌 이색적인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수백 년 전 선조들이 저지른 실수를 똑같이 반복한 사례이다.

비타민 C의 역사는 의학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수 세기에 결쳐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가르쳐 준다. 인간 뇌가 생물학의 신비를 꿰뚫을 뿐 아니라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그리고 과학자가 인간 지성의 한계에 맞서 싸우고 사회가 그런 과학자의 발전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밝히려 노력하는 동안, 과학이 진보와 퇴보를 반복하는 과정을 밝힌다.

<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 중에서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두근대는 기대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상큼한 표지를 보면서 느꼈던 반가움과는 다른 묵직한 기대였다.

'비타민 C'의 역사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다가마 함대의 항해일지 작성자나 해군 집안의 호킨스라던가 하는 사람을 비롯한 괴혈병과 연관된 수많은 사람들 말이다.

그중에 인상적이었던 사람은 린드라는 의사였다.

그가 과학적인 방법으로 괴혈병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대조군을 선별해 일종의 실험을 한 사실이 그 당대에는 엄청나게 인상적인 일이었나 보다.

지금은 과학의 영역에서 행하는 행위들이 모두가 상식이라 여기는 지식이 되었지만, 아직 의학이나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의 시각에서는 그런 접근은 획기적인 것이었을 테니 그가 나중에 이렇게 우리에게 이름 불리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그렇게 사고의 틀을 바꿔 문제에 접근하는 사람들이 우리들의 삶을 한 계단 나은 삶으로 향하게 만들어줬다는 사실이 고맙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의사가 나를 사로잡은 건 저 대조군에 속한 한 문장 때문이다. 과연 어떤 문장이 나를 사로잡았을까?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어떤 문장이 덜컥. 걸렸을지 궁금하다.

부록에 수록된 비타민 C의 공급원을 살펴보면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식품들로 이미 우리에게 필요한 비타민 C를 충분히 채운다는 걸 알 수 있다!

나 자신을 충분히 돌보지 못하던 시간이 있었다.

그때는 영양제를 수두룩하게 입안에 털어 넣으며 나를 돌보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죄책감을 다소나마 덜었던 것 같다. 나는 나를 이렇게 잘 돌보고 있다는 자기 최면 같은 것 아니었을까?

그때는 개 중 몇몇은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나를 충분히 돌보며 살필 수 있는 지금은 영양제를 섭취한다고 해서 무언가 나아진다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아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어서인지 이 책의 결론이 조금은 유쾌하고 즐겁게 읽혔다.

오랜만에 재밌는 책을 읽어서 행복했던 주말 독서시간이었다! 가볍게 과학 상식 책을 읽고 싶은 분이나, 비타민 C에 얽힌 재밌는 일화들이 궁금한 분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난 책을 다 읽자마자 우리 집 1호에게 이 책을 권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