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이라는 무거운 단어를 초콜릿 중독이라는 발랄한 에피소드로 풀어낼 수 있다니. 이 작가 정말 천재같다! 갓난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서로 상호작용을 할 수 없는 갓난 아이를 키우며 스트레스가 쌓여간다.
내게 해결할 거리면 주고, 나의 사정이나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 아니지. 듣지 못한다. 보지도 못한다.
그 가냘픈 존재를 지키는 대단한 존재가 나라는 게 벅차면서도 버거운데. 뭘 알아야 잘 하기라도 하지. 우리 세대는 대부분 핵가족이라 불리는 부모-자식세대만으로 이루어진 가정에서 자라왔고, 다른 이의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관심도 그다지 없다.
그러니... 갓난아이를 키우는 사정을 우리가 어찌 알겠는가?!
보지 못했으니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어렵기만 한 시기가... 첫 출산 후 1년인 것 같다. 그 어려운 시기를 무언가에 기대어서 지낸다. 나도 초반에는 쇼핑중독 (필요한 게 많았으므로)이었고, 무언가에 빠져 지냈던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아마.. SNS 중독이었던 것 같다. 카톡에 하루종일 눈을 꽂아놓고 있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 책을 예비부부에게 꼭 나라에서 지급해 읽게 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산부인과에서 산모수첩을 주면서 함께 나눠주면 어떨까? ㅎㅎㅎㅎㅎ
아기의 수면교육은 어찌하고, 수유는 어찌하고, 분만호흡법이 어쩌고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삶 그자체에 대해 이만한 엄마&아빠의 삶 교과서는 없을 것 같다.
영국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의 초보 부모도 딱 똑같다! 게다가 재밌다!
2부. 변하거나 죽거나. 다른 선택지는 없다에서는 아이의 수면과 수유에 대한건 정말 중요하고도 참 어려운 과제를 다룬다. 사실 신생아인 아이에게 먹는 것과 자는 것을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아! 싸는게 남는구나!)그녀가 재밌게 써줘서 정말 흡입하듯 읽어내려갔다.
나도 초보엄마이던 시절 우리집 1호가 잘 먹는다며 먹이고 또 먹였고, (아마도 가스가 차서 잠들기 힘들었을) 아이가 예민해서 안잔다며 재우려고 몇시간씩 아기띠에 싸매 새벽 아파트 복도를 서성이곤 했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있던 2호를 키우는 시절은 그런 면에서는 수월했었다. 2호는 잘 잤고, 또 잘 먹었다.
2부의 이야기들 중에 가슴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