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의 역사 - 상속제도는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
백승종 지음 / 사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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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여 온 '상속'제도의 민낯을 볼 수 있는 책.

상속.

사실 어릴땐 (아직도 어리다.. 한참 어리다 ㅎㅎ) 이런 단어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의 자산이라고 할만한 종목들이 늘어나고 아이가 생기자 상속이라는 글자에 절로 눈이 갔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들의 유전자 안에 이미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싶다.

종교적으로든 어떤 방법으로든 이미 세속적인 것들과 멀리할 수 있는 이치를 깨달아서(득도하여) 물질과는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이 단어가 와 닿지 않을 수 있겠지만..

마음이 가 닿아서 읽겠다고 손을 번쩍 들었다.

불행히도 책을 읽는 기간동안 일신상의 이슈가 생겨서 빠르게 바짝 읽지 못했다.

역사서들이 그러하듯 장면장면이 이어지지 않고 툭툭 끊기기 때문에 아마도 자꾸 손에서 내려간것 같다.

그래도 아주 흥미로운 관점의 책을 보게 된 것 같아서 좋았다.

이책에 꽂히게 만든 건 세종의 조카사위가 벌인 유산싸움이라는 부분때문이었는데, 인간의 본성은 고금을 막론하고 한결같다는 점이 재미있다. 한푼이라도 더 차지하고 싶은 마음은 어딜가나. 누구에게나 있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홍보된 사례가 세종시대의 이야기라서, 조선시대의 상속제도를 주로 살펴본 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중세부터 근대까지 유럽각지의 이야기들도 가득하다. 십자군 전쟁이 가능했던 게 장자상속때문이라는 이야기도 기발했다.

각 지역의 문화와 가치관이 그 지역에 적합한 생존을 위한 상속제도를 만들어간다는 통찰이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 같다.

독일의 중소기업이 발달한 이유가 균등분배를 통해 더이상 토지로부터 얻을 이익이 작아서 공업이 발달하게 되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네덜란드 사람들이 높아진 해수면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제방을 쌓고 간척을 통해 평민이 자기 소유의 농지를 갖게 되었다는 등. 현재 그 나라 사람들이 갖고 있는 국민성이나 특성들이 먼 옛날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나갔느냐에 따라 미묘하게 다르게 발달해 간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이땅의 조상들은 장자상속을 통해 가문의 명예와 양반의 체면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은 것 같다.

선택되지 못한 장자 이 외의 사람들은 소작농이되거나 조선시대의 경우 노비가 되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땅의 사람들은 그렇게 갈등을 많이 겪는 것일까?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계급론도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역사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봐도 좋을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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