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꿈꿀 권리가 있다 - 임지수의 정원생활
임지수 지음 / 터치아트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에 대해 한줄 평을 하자면....
'평안하게 읽은 책'이었다.

글에 힘주지 않고 멋 부리지 않은 책이라 담백하다. '어떤 내용이야?'라며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이내 읽는 눈에도 힘이 풀리고 책을 든 어깨에서 힘이 빠진 채로 천천히 읽었다.
고백하자면 나는 속독을 하는 편이라 사실 내용을 베베 꼰 책이 아니라면 300페이지 내의 책은 하루면 완독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지가 않았다. 빨리 읽기 싫어서 부러 한땀 한땀 쉬어가며 읽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사실 제목이 '엄마도 꿈꿀 권리가 있다.'길래 자신을 되돌아보지 못하고 살아온 한 여자가 자신의 일을 찾아가는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맞지만, 내가 그간 보아온 비슷한 느낌의 책들에서 그려진 엄마들의 '꿈 찾기'와는 또 다른 결의 꿈이 아닌가 싶다. 앞의 것은 30대의 꿈, 뒤의 것은 50대의 꿈이라고 굳이 구분할 수 있을까.. 하긴 그런 구분이 의미 없을 수도 있겠다. 요즘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간의 밀도를 달리 살아간다. 나로서는 30대지만 그녀의 꿈이 반짝반짝 빛나서 따라하고 싶을만큼 예뻐보였으니까..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 대부분은 한번씩 자연으로 회귀하여 사는 삶을 그려본 적 이 있을 것 같다. 나도 그랬다. 출산 전 직장생활 하던 시절, 일이 너무 고되고 사람에 치일 땐 '귀농'에 꽂혀서 이것저것 알아보기도 했다. 물론 저자처럼 산에 매일 오르며 삶을 치유하고 산속에 들어가 살 용기를 내지는 못하지만, 주말이면 근교 숲으로 놀러가거나 작은 화분 하나를 곁에 두고 바라보면서 숨통을 틔우곤 했다.

보통 책을 읽으면 어느 한 구절이나 챕터가 마음을 사로잡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렇지가 않았다. 매력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조용한 강물처럼 유유히 책은 우리를 저자의 삶을 가만히 들어보라고 쓰여진 것 같다. 마치 어느 산골짜기의 모습을 닮은 다큐멘터리가 자막도 이벤트도 없이 그저 자연의 소리만을 담아서 펼쳐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한 중년여성의 일기같다. 블로그의 글을 꿰어 낸 책이라서 그런 느낌이 더 강한 듯 하다. 그러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한가지 방법론도 풀어낸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그게 누가 됐건. 조용하지만 뜨거운 용기가 책 안에 담겨 있다. 도시가 답답한 누군가가 자연 속에서 자신이 지낼 곳이 찾아다니고, 마침내 그 곳을 찾아내고, 한 칸 한 칸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 마침내 그 속에서 어우러지는 생활을 찾아가는 동안의 일기. 그 여정을 그저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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