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통기 - 진짜 일본이 궁금해서 훗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기차 여행
이해승 지음 / 책과나무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진짜 일본이 궁금해서

홋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기차 여행

일본 관통기

 

내 첫 해외여행이 일본 여행이었다.

후쿠오카에서 출발해 홋카이도까지 2주 정도의 여행이었는데 당시는 처음 하는 해외여행인 데다 혼자서 간 여행이라 설레기도 한 반면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

여행 중간 지진으로 인해 열차가 거의 2시간이나 연착해 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기도 했다.

당시에는 나름 최선의 여행이었겠지만 지금 생각하니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좀 더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잘 짜인 여행기를 읽게 될 때면 내가 못 본 것들을 열심히 보고 느낀 그들이 너무 부럽다.

장거리 일본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JR 철도 노선

 

일본은 워낙 교통비가 비싸기 때문에 여행할 때 부담이 되기도 한다. JR 패스를 적절히 잘 이용하면 좋다.

CONTENTS

 

PART 01 홋카이도

여행에서 내가 가장 좋았던 곳 중 하나가 홋카이도였다. 정확히는 삿포로와 오타루일 것이다. 다른 곳은 일정이 빡빡하기도 했고, 준비를 많이 하지 못해 들러보지 못했다.

저자는 나와는 다른 시기에 가서 그런 것인지 홋카이도가 내 기억만큼 매력적으로 나와 있지 않아 의아하기도 해서 오래전의 나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그때 나는 후쿠오카에 도착해 JR 패스를 개시하고 바로 홋카이도까지 올라갔었다. 유키마츠리 기간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아침 일찍 삿포로에 도착해 저자와 마찬가지로 홋카이도 대학을 보러 갔다. 전날까지 눈이 엄청나게 쌓여 내 허리 높이까지 길 양쪽으로 쌓여 있었다. 대충 둘러 보고 나와 아침에 문을 연 라멘 가게에서 따뜻한 아침을 먹고 오도리 공원을 잠시 둘러본 후 오타루로 향했다. 저녁까지 오타루에 머무르며 가게 한 곳 한 곳 둘러보았는데 아기자기한 예쁜 공예품도 많았고, 영화에서 본 풍경이라든지, 2층에서 내려다 본 넓은 바다와 해가 지면서 오타루 운하에 초를 띄운 풍경 등 너무 아름다운 기억들만 가득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삿포로는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원래 눈 내리는 풍경을 좋아하기도 했고, 처음 해외여행이기도 했고, 낯선 곳에서 두렵기도 설레기도 한 기분에 오도리 공원의 얼음조각상들과 많은 사람들, 공연들 그리고  게를 쪄서 팔던 아저씨가 인심 좋게 건네주신 큰 게 다리 하나에 감동도 받아서 그런지 좋은 기억만 났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니 오타루라면 모를까 삿포로 자체에 그렇게 볼 것들이 많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사전 조사를 잘 하지 못해서 아마 더 그렇게 느껴졌을지 모른다. 그냥 가이드북 한 권을 읽고 갔으니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미리 조사를 좀 더 하고 갔더라면 나도 일본 관통기의 저자도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느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 일본을 다시 가게 되면 홋카이도만 구석구석 둘러보고 싶다.

p.51~52

잘 꺼내 보지 않던 여행책을 마침 펴 들었고, 하필 내가 에키벤을 먹은 아사히카와 부분이 펴졌고, 빙점의 저자 미우라 아야코의 기념관 이야기가 나왔고, 마침 내 배낭에 들어 있는 유일한 책이 『빙점』이었고, 까맣게 모른 나는 아사히카와에서 태연히 에키벤이나 까먹고 앉았고, 비에이 가는 열차 출발 시간까지 겨우 10분 남았다는 것. ~ 깜짝 놀라 다시 역전에 뛰어나가 고개를 조금 더 길게 빼고 도시를 종종대며 넘겨다보았다. ~ , 오만 생각이 들더니 비에이 열차에 오르며 에키벤을 까먹느라 모든 기회를 놓친 나를 참지 못하고 쥐어박았다.

 

 

 

PART 02 혼슈

심장이 콩닥콩닥!

저자가 은하 철도 열차를 보기 위해 갔다가 바닥에 떨어진 JR 패스를 주웠다. 그것을 잃어버리고 당황하며 비싼 교통비를 내고 여행하게 될 그 누군가를 생각할 때 나도 같이 놀랐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 패스에 적힌 이름이 저자의 이름이었다니!!!

와~ 그게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기분. 심장이 쿵! 손떨림!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순간일 것이다.

여행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정신줄을 놓을 때가 있다. 조심 또 조심!

여행을 하면서 그곳의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는 것 또한 여행의 즐거움일 텐데 저자는 그런 면에서는 이번 여행에 운이 따라주지 않았나 보다. 어찌 매번 그리 음식에서 안타까운 경험을 이어갔는지... ㅠㅠ

나도 음식을 약간 싱겁게 먹는 편이라 대부분의 일본 음식이 좀 달고 짜게 느껴지긴 했다. 그래서 그런지 미리 조사해서 간 몇 십 년째 대를 이어오고 있다는 음식점의 음식도 그다지 굉장히 맛있다고까지는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디저트의 강국답게 우연히 발견한 곳이 대박이었다. 이리저리 길을 둘러보다 아주 작은 가게 앞에 일렬로 늘어선 긴 줄을 발견했다. 줄 선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롤케이크 전문점인데 맛있다고 했다. 나도 줄을 서 한 조각 사려고 하는데 외국인임을 알아본 내 앞뒤의 일본인 여러 명이 동시에 여러 가지 도와주어 어렵지 않게 골라 먹어볼 수 있었다. 크림의 맛도 많이 달지 않고 풍부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맛이었다. 롤 케이크 한 조각에 먹는 시간까지 체크하며 포장하는 그들에게 전문성이 느껴졌다.

저자에게는 안타깝고 아쉬웠을 경험이 그의 여행기를 읽는 나와 같은 독자에게는 정보가 되어 좀 더 여행을 떠나기 전 일정 등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여기저기 갈 곳이 많은 혼슈. 당시에 그냥 보고 지나치기만 했는데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미리 알았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같은 것을 보았지만 나와 다른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PART 03 규슈

규슈 지역에서 내가 가본 곳은 후쿠오카와 그 인근 지역이 전부라 저자와 다닌 코스가 많이 겹치지 않았다.

16일의 기간 동안 일본 구석구석을 보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일정이었을 것이다. 규슈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후쿠오카 여행을 저자는 계획에 넣지 않아 아쉬워하며 다음엔 후쿠오카만의 일정을 넣기로 한다.

나도 15일의 일정이었으니 저자가 어떤 기분이었을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PART 04 오키나와 

오키나와는 어떤 곳일까? 사진, 영상, 이야기들로만 접한 그곳.

규슈 여행을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10월에 찾은 오키나와.

10월인데도 여름 날씨라 습하다고 한다. 야외활동을 즐긴 탓에 까맣게 탄 저자의 발 사진을 보니 어느 정도일지 감이 온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실내에는 냉방이 잘 되어 있어 쾌적하다고.

한없이 밝고 따뜻하고 시원한 느낌을 간직할 것만 같은 오키나와도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오키나와를 끝으로 저자의 일본 관통기 여행은 끝이 난다.

저자의 여행 일정이 뭔가 체계적으로 짜인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나와 다른 사람이 선택해 다녀간,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을 글과 사진으로나마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JR 패스를 이용해 일본 여행을 계획한다면 경로 부분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여행을 위해 직접 루트를 짜고, 시간을 계산하는 여행 일정을 위해 이 책을 보기보다는 일본 여행하며 무엇을 보고, 느낄 것인지, 일본 여행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알고 싶고,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같은 곳을 가더라도 어느 시기에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상황에서 가는가에 따라 여행이 참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같은 곳을 보고도 나와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은 곳도 있어 새삼 내가 갔을 때는 어땠었나 종종 기억을 되살리게 되었다.

일본 관통기를 읽으면서도, 나의 경험을 통해서도 느낀 것은 여행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좀 필요할 것 같다는 것이다. 아는 만큼 즐긴다.

 

 

 

* 이 서평은 책과나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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