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봉
원명희 지음 / 좋은땅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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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나팔봉'은 주인공 나팔봉의 이야기이다.


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나팔봉. 나팔봉이라는 이름은 그가 태어났을 때 그의 아버지가 남의 집 머슴살이에서 벗어날 수가 없으니 '팔자가 봉을 만나라'라고 지어주신 이름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장남. 아버지는 계시지 않고, 늙고 병드신 어머니와 한쪽 눈이 멀어버린 여동생. 가난의 무게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그의 양쪽 어깨를 누르고 있지만 나팔봉은 절대 절망하지 않는다. 그는 앞이 캄캄한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사는 청년이다. 그의 가족과 함께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나팔봉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인물이다. 최고가 아닐지라도 차석은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진 인물이다.

 

검정고시에 합격해 야간대학 장학생까지 되고, 10년간 일해 온 곳에서 인정까지 받아 나팔봉은 그동안 자신의 모든 즐거움을 절제하며 오직 안정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지치지도 않고 노력해 온 보상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 모든 행복을 앞두고 그는 군대에 가게 된다. 그는 그 외에는 부양할 가족이 없어 6개월의 군 생활만 버티면 의가사제대를 할 수 있다. 제대를 하게 되면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다.

 

'동태 두 마리'만 아니었다면...

단지 그 동태 두 마리만 아니었다면 그는 그 모든 것을 이루고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처럼 그가 희망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다.

그 동태 두 마리가 그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그의 운명에 반전이라는 것은 없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직 성실함과 노력만으로 채운 그의 시간들은 그에게 운명을 넘어서도록 가만두지 않았다. 어떻게든 그를 끌어내려 버렸다.

그에게 이룰 수 있을 것처럼 모든 것들을 눈앞에 펼쳐두고서는 마지막 한 걸음을 앞두고는 다 거두어 가버리는 잔인한 희망고문이었다. 운명은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다.
나팔봉은 장발장이 될 수도 있었으나 결국 장발장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힘은 쇠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원망, 복수라는 것은 그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어서라도 속죄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남은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눈에 밟힌다. 그는 다시 일어서기를 다짐한다. 그는 다시 희망을 꿈꾼다.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더 잘 살 수 있다고. 무엇이든 해낼 힘이 있다고 약속한다. 그는 아직 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에겐 아직 그를 생각해 주는 그의 사람들이 있다.

 

'누구에게나 최소 세 번의 기회가 온다. 그러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것이 기회인지도 모르고 그냥 놓치게 된다'는 말이 생각난다. 나팔봉은 준비가 되어 있었다. 기회가 왔고, 그것을 잡는 듯했으나 순간의 감정으로 그것을 놓쳐 버렸다. 작다면 작은 사건을 계기로 너무 큰 잘못을 저지른 나팔봉이지만 그 죄만을 보기에는 그의 인생이 너무 안타깝다. 그에게 아직 남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이젠 마음까지 단단해진 나팔봉이 꼭 그 기회를 잡아 모든 것을 이루어 그의 가족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 서평은 좋은땅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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