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 호야 고래책빵 그림동화 1
김희진 지음 / 고래책빵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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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지와 함께 살게 되면서

강아지와 관련된 것이라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한다.

 

책도 그중 하나인데,

그중에서도 그림책이 특히 그렇다.

원래 그림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강아지나 다른 동물이 나오는 그림책들은 거부할 수가 없다.

 

언젠가 나도 그림책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

그땐 꽁지의 이야기를 꼭 넣고 싶다.

 

나 외에도 그림책을 너무 좋아하는 Lin과 함께 읽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Lin이 외가에 가는 바람에 이번에는 혼자 먼저 읽었다.

 


 

고래책빵 그림동화 1                                                               

똥강아지 호야

 

 

 

호야는 치와와인 어미 개와 떠돌이 개 사이에서 태어난 믹스견이다.

워낙 몸집이 작은 치와와에게서 큰 강아지가 태어나려니 너무 힘들었는지

어미는 두 달이 좀 지나

아직 어린 강아지인 호야만 남겨두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어미를 닮아 크고 맑은 눈이 예쁜 호야였지만

흔히 똥강아지라고 불리는 외모에 주인아저씨가 아끼던 어미가 호야를 낳고 죽자

아저씨는 호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겨우 두 달만에 자신의 전부이자 자신을 유일하게 예뻐해 주던 어미를 잃고

주인아저씨의 구박덩어리가 된 호야.

어미의 무덤 앞에 슬픈 표정으로 앉아 있는 호야를 보니 눈물이 난다. ㅠㅠ

 

 주인아저씨 눈에 띄면 오해가 종종 생기고,

호야는 아저씨를 피해 종종 집 밖으로 도망쳐 나와 매번 혼자 시골길을 헤매고 다닌다.

 

그때 저 멀리, 아버지의 손을 잡고 다가오는 한 소녀를 보았다.

 

몸이 약해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 온 한 소녀.

소녀도 호야처럼 외로웠다.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친구를 쉽게 사귀지 못해 전학을 와서도 쭉 혼자였던 소녀.

 

외로워하는 소녀가 안쓰러웠던 소녀의 아버지는

소녀를 위해 강아지를 한 마리 사주기로 하고 소녀를 데리고 시내 애견센터에 간다.

 

예쁜 강아지들이 많았지만 소녀의 마음을 끄는 강아지가 없어 실망해서 돌아오던 소녀는

어느 집 대문 앞에 앉아 있던 호야를 보게 되었고, 호야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그 이후 소녀와 함께 살게 된 호야.

 

낯선 환경이 두려워 구석에서 몸을 사리고 있던 호야.

그런 호야를 이해하고 기다려주었던 소녀에게 호야는 드디어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조금씩 마음을 열고 다가갔던 둘은 금세 서로에게 둘도 없는 존재가 되었다.

소녀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호야와 함께 산책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호야와 함께 이웃 마을로 가게 되면서

호야에게 관심을 보이는 친구들을 만나 친해지게 되었다.

소녀와 호야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몸이 약했던 소녀도 호야와 함께 산책을 하며,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며

몸과 마음이 튼튼해졌다.

그렇게 소녀도 호야도 서로가 있어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가끔 꽁지를 보면 꽁지의 엄마와 아빠는 형제, 자매들은 어디에 있을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가족들과 강제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다.

첫 번째 가족과 갑자기 떨어져

나에게로 온 꽁지는 나와 함께 있는 동안 예전 가족이 그립지 않을까 가끔 궁금하기도 하다.

 

이런 생각들을 하니 호야가 어미 무덤 앞에서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 너무 슬프게 보였다.

모든 것을 가르쳐주고, 전부였던 어미가 갑자기 사라지고 온전히 혼자 남은 호야가

유일하게 익숙한 존재인 주인아저씨에게조차 사랑받지 못하고 두려워만 하는

호야의 상황이 너무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났다.

 

아저씨에게 도망쳐 혼자 길을 돌아다니면서 호야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때 호야는 두렵지 않았을까?

두려워도 그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호야의 상황이 안타까웠다.

다행히 호야를 알아봐 주는 소녀를 만나 호야와 소녀에게 행복한 날들이 가득하게 되었고

해피엔딩이라 마지막 책장을 덮는 내 마음도 편해진다.

 

유기견이 넘쳐나는 요즘, 

 좋은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길에서 떠도는 강아지들 생각이 난다.

믹스견에다 애견센터에서 파는 어리고 예쁜 강아지도 아닌 호야를 입양한 소녀.

입양 후에도 호야가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려 주었다.

 

강아지가 나오는 책들을 읽다 보면

아이들도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할지 모른다.

 

책이 아니라도 꽁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보면

지나가는 어린아이들이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는 부모와 아이가 충분히 공부하고 의논한 후

결정할 일이지만

애견 센터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평생을 함께할 가족을 들이는 일은 쉽게 결정할 일이 절대 아니다.

 

그들이 키우고 싶은 것이 보고 있으면 눈이 즐거운 단순히 작고, 어리고, 귀엽고, 예쁜 강아지인지

아니면 호야를 입양한 소녀와 같은 마음인지 

책을 읽어보고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강형욱 훈련사가 예전 방송에서 자신의 강아지들에게 가끔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고 했다.

 

나는 네가 있어 너무 행복한데, 너는 내가 있어서 행복하니?

 

나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강아지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진정한 가족이고,

기쁨을 주고, 행복을 준 강아지에 대한 작은 보답이지 않을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진정한 친구이자 가족이 된 소녀와 호야.

나도 꽁지와 친구이자 가족으로 행복하게 오래도록 함께 살아가고 싶다.

 

수채화로 그려진 따뜻한 그림들이

상황의 분위기들을 잘 살려내 더욱 좋은 그림책이었다.

 

 

 

 

 

 

 

* 이 서평은 고래책빵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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