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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시대 - 공감 본능은 어떻게 작동하고 무엇을 위해 진화하는가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안재하 옮김 / 김영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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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책보물 서점에서 받은 신청서 양식에 '인생책'을 묻는 질문이 있었어요.
딱 한 권을 꼭 집어 인생책이라고 말하는 건 너무도 어려운 일이라
10대, 20대, 30대인 최근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책을 생각나는 대로 줄줄 적어 답했는데,
20대를 채워준 특별한 목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학책 삼총사
<이기적 유전자>와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과학콘서트> 랍니다.

스무 살에 읽은 이 세 권의 책이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 신선한 충격과 깨달음을 선물해주었는데,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일 뿐이며 우리의 유전자는 이기적"이라 말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무려 4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과학 분야의 베스트셀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요. 당시엔 저자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여유도, 능력도 없었기 때문에 그저 입을 떡 벌리며 '어머어머! 정말? 진짜?' 경악하기만 바빴는데, 최근 몰라보게 발전한 과학 이론을 기반으로 한 책들을 읽으면서 <이기적 유전자>의 한계와 오류를 발견하곤 했어요.

'아 그렇구나.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도 이젠 지나간 과거의 가설 중 하나구나. 양자학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는구나.'

과학지식이 부족한 인문학도인 탓에 스스로 상반된 가설을 비교 ·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어디까지나 저자의 생각에 온전히 빙의되어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이런 분석도 가능하구나.' 배워보는 정도인데
지난달에 새로 나온 따끈한 책 한 권 읽고 무릎을 탁~!! 쳤답니다.

'그래 이거야! <이기적 유전자>와 함께 읽기 딱 좋은 책이잖아?!'

몇 달이 지나도, 몇 년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과학 분야의 베스트셀러들이 조금 아쉽기도 해요.
고전은 고전대로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고전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가설을 이야기하는 책도 함께 읽어주어야 보다 균형 잡힌 지식을 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추천하는 오늘의 책은 생물학으로 바라보는 인간의 본성을 다룬 <공감의 시대>입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의 정체를 모르고 읽기 시작했어요.
책 표지도 보고, 책 소개도 나름 열심히 읽었는데 왜 당연히 사회과학서라고 생각을 했는지...
<공감의 시대>라는 제목이 너무 강렬해 당연히 우리 사회 속의 '공감'을 강조하는 책이라고 입력했나 봐요;

책을 받고 첫 장을 펼쳐 읽기 시작했는데, 옮긴이 서문이 먼저 등장하더라고요?
'읭? 저자 서문도 아니고 웬 옮긴이 서문?' 의아해하며 읽었는데 옮긴이 이름이 떠억!!!!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뭐어??? 최재천 교수님?????
최재천 교수님이 이 책을 번역하셨다고? 이거 뭐야, 어머나! 책이 생물학 책이었구나!!!

그러고 보니 표지부터 이렇게 ▼

인간의 손과 침팬지의 손이 등장하고,
[타임 : 가장 영향력 있는 영장류학자, 디스커버 : 과학계 위대한 지성]
[이타성과 공정성의 생물학적 기원에 대한 탁월한 연구] 라는 힌트가 담겨 있었지 뭐예요.

사람의 인지 능력이란 게 참... 허술하구나. 인간은 정말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싶은 것만 보는구나 ㅋㅋㅋ
다시 한 번 나의 얄팍한 시야를 확인하며~~~ ^^;; 책장을 넘겨 본문을 읽기 시작했어요. 

인간 본성에 대한 모든 가정들을 전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공감의 시대>는 인간의 본성이 정말 이기적인지, 그동안 등한시되어왔던 인간의 이타성을 탐구하는 책이에요.
경제학자들과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투쟁하고 경쟁하라고, 그것이 모범이고 자연스러운 본성이라 말하지만 사실 그건 우리가 너무도 오랫동안 속아 넘어왔던 속임수일 뿐! 인간은 결코 경쟁만으로는 살 수 없는 존재라고 지적합니다.


사실 미국 사회는 지금 재조정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경제 체계의 붕괴와 의료 위기 양상이 이를 말해준다. 산업화된 국가의 의료 서비스 질적 수준 순위에서 미국은 독보적인 꼴찌를 기록하면서 이익의 원칙에 의존했다간 재난 사태가 온다는 것을 증명했다.

경쟁을 가장 중요한 구성 원칙으로 받아들인 미국, 그런 미국을 열심히 쫓아간 대한민국.
미국과 우리의 현실을 보세요.
가난은 게으름의 결과라고, 사회적 정의는 악이라고 부르짖으며 적자생존! 양극화를 조장한 결과는 처참합니다.

저자는 현대 진화학의 기본적인 요소로 '상호부조'를 제시해요.
모든 생명은 서로를 도우며 진화되어 왔고, 공감은 우리가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본능이라고,
그러니 모든 사회는 이기적 동기와 사회적 동기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도록 사전에 프로그램되어 있다. 공감은 우리가 거의 조절할 수 없는 자동적인 반응이다.

공감은 기르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것이다. 탐욕은 시대는 가고 공감의 시대가 왔다.

이 말이 그저 듣기 좋은 말, 뻔하고 순진한 도덕책 속의 한 구절로 느껴지신다면 이 책을 펼쳐 읽어 보세요.
동물행동학자인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증거들을 확인할수록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본성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기적/이타적으로 나누는 행위가 중요한 것을 가리고 있을 수도 있다. 왜 굳이 다른 이들에게서 나 자신을 분리해내려고 하고, 나 자신에게 다른 이들을 분리시키려고 하는가? 이 두 가지를 병합하는 것이 우리의 협동의 본성에 숨어 있는 비밀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인간의 본성을 '이기적/이타적'으로 분리하던 종전의 태도에서 벗어나
자연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의 다양한 특성을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분법적인 관점으로는 볼 수 없었던 숨겨진 인간의 본성!
우리가 어떤 종류의 동물인지,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따끈한 과학도서,
<공감의 시대>를 읽어보세요 :-)

<이기적 유전자>를 읽어보셨다면 꼭! 엮어 보시길,
<이기적 유전자>를 읽어보실 예정이라면 꼭! 함께 보시길,
<이기적 유전자>를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이 책을 대신 보시길 권합니다.

<이기적 유전자>보다 훨씬 편하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읽는 내내 최재천 교수님 생각이 많이 났다는 ^^ ㅎㅎㅎ
역자의 개성이 워낙 뚜렷하다 보니 자칫 저자의 개성이 묻혀버리는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날 위험도 있었을 텐데,
원작자의 목소리를 유지하면서도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생물학을 설명하는 교수님 특유의 스타일을 잘 녹여낸 성공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읽기 딱 좋은 가을날♡ 재미난 과학책과 함께 사유의 폭을 넓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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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 베리 베리 팡팡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29
하선정 지음 / 북극곰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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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신나는 그림책 한 권을 펼쳐볼게요~

<스트로 베리 베리 팡팡>
 

 

자, 찍는다!

 

오늘의 도치의 생일날.
고깔모자를 쓰고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후다닥 달려가는 도치의 뒷모습이 발랄하기만 한데요,
어랏? 표지에는 분명히 존재했던 커다란 딸기 케이크가 흔적 없이 사라졌어요!!!!
카메라 타이머를 맞추고 온 그 짧은 틈새에 말이죠!

 

 

내 딸기 케이크!
누가 다 먹었어?


어찌나 분노했는지 괴물처럼 커진 도치 + 도치의 어마어마한 고함 소리에 놀라 자빠지는 친구들 ㅎㅎㅎ

 

 

난 아니야!
나도 절대 아니야!
사진 언제 찍어?
난 딸기 안 좋아해.
내가 왜?

 

 

친구들은 저마다 발뺌을 하고, 도치 속은 타들어 가고~~

도치는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해야 딸기 케이크를 먹어치운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요?

 

 

 

모두 마법 주스를 마셔 봐!

 

도치는 꽁꽁 숨겨 두었던 마법 주스를 가지고 왔어요. 이 주스를 마시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도돌도돌 퐁퐁~

 

 

 

 

팝콘팝콘 팡팡~

 

 


배가 마구마구 부풀어 하늘로 둥둥 떠오르는 친구들,
그리고 너무도 깜찍하게 터져 나오는 방귀 소리!

 

도토리를 먹은 다람쥐 방귀는 도돌도돌 퐁퐁
팝콘을 먹은 오리 방귀는 팝콘팝콘 팡팡
바나나를 먹은 원숭이 방귀는 바나바나 붕붕!

 

그럼 나머지 친구들의 방귀는 어떤 소리일까요?


딸기 케이크를 먹은 친구는 누구?
딸기 케이크를 먹은 방귀 소리는??

 

ㅎㅎㅎ
이건 너무 쉬운 퀴즈일까요? ^ ^

 

 


엄마! 엄마 또 방귀 뀌었지?!!!
 

 

엄마가 방귀를 뀔 때마다 이런 눈빛과 몸짓으로 구박을 하는 우리 딸랑구 ㅠ_ㅠ

이 책을 함께 읽고 난 뒤부터는 그날 먹은 음식을 넣어 주문을 외운답니다~

"구마구마 공공!"
"오이오이 총총!"
"어떠냐! 나의 마법 방귀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가 똥 이야기, 방귀 이야기잖아요? ㅎㅎㅎ
방귀를 뀔 때마다 재미난 놀이를 할 수 있는 깜찍한 그림책,
<스트로 베리 베리 팡팡!>을 함께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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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폭폭 동물 기차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26
시노다 코헤이 지음, 강해령 그림 / 북극곰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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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장마의 끕끕함을 날려줄 재미난 그림책 한 권 <칙칙폭폭 동물 기차>를 소개합니다.

 

 

으악! 너무 덥다.
어디 시원한 곳 없을까?

 

 

땀이 뚝뚝 떨어지는 아프리카. 더위에 지친 사자와 하마는 시원한 곳을 찾아 기차역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에요. 사자는 하마를, 하마는 사자를 아주아주 싫어했대요.

 


"어쩜, 엉덩이가 저렇게 클까."
"머리털이 저게 뭐야."

 

 

잠시 뒤, 멀리서 칙칙폭폭 칙칙폭폭 기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와요.
도착한 기차는 코끼리 기차! 그런데 이를 어쩌나요. 꽉꽉 찬 기차에 하마와 사자가 탈 자리는 없네요 ㅠ

 

다음에 도착한 기차는 얼룩말 기차~ 하마와 사자는 얼룩말 기차에 타고 싶었지만,
얼룩말들은 사자가 자기들을 잡아먹을지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기차를 세우지 않고 그대로 통과해 버립니다.

 

 

"아이참, 누구 때문에 못 탔네."
하마는 사자를 흘겨보았어요.

 

 

다음에 도착한 기차는 홍학 기차*  그런데 사자와 하마는 바닥도, 천장도 없는 홍학 기차를 탈 수가 없어요.

홍학 기차까지 놓치고 난 사자와 하마에게 어떤 기차가 찾아올까요?
내가 그림책 작가라면, 어떤 기차를 보내주시겠어요?
아이들과 함께 우리만의 동물 기차를 상상하고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

 

 

자, 이제 페이지를 마구 넘겨 마지막 기차를 만나 볼게요. 마지막으로 도착한 기차는 북극곰 기차!
뜨거운 태양 아래 지쳐만 가던 사자와 하마에게 딱! 맞는 기차지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북극곰 기차, 마치 냉장고 같은 기차에 신나게 올라탄 사자와 하마. 

 

 

그런데…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들오들 떨고 있는 사자와 하마 좀 보세요 ㅋㅋㅋ
얼굴이 파랗게 질려 콧물까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깜찍하죠? ㅎㅎㅎ

다리를 배배 꼬고 양손으로 몸을 끌어안아 보아도 참을 수 없는 추위!
사자와 하마는 이 추위를 어떻게 이겨낼까요? 북극곰 기차가 데려다준 도착지는 어디일까요?
사자와 하마의 기차 여행은 즐겁게 끝날 수 있을까요?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세요~~
투닥투닥 거리는 하마와 사자의 기차 여행을 따라 [즐거운 여행의 조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답니다 ^^

기발한 동물 기차를 상상하는 즐거움, 우리만의 동물 기차를 상상해 보는 즐거움♡
땀이 뻘뻘 흐르는 한 여름에 읽기 딱 좋은 그림책 <칙칙폭폭 동물 기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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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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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는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담은 <사피엔스>의 후속작으로,
10만 년간 지속되어 온 호모 사피엔스의 미래를 그립니다.

대선 기간 내내 [4차 산업 혁명]의 중요성을 많이 들었잖아요? ^^
인공지능이 우리의 인지능력을 뛰어넘고 있는 시대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미래를 살게 될 것인가!
컴퓨터는 무인 자동차와 같은 단순 기술은 물론이오,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예술을 창작하는 것까지도 우리보다 뛰어난 능력으로 우리를 대체하게 될 거예요.

전체 직업의 80%가 사라지고, 인간이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하루를 살게 될까요?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나온 과거와 현재를 먼저 살펴봐야 하는 법!
<호모 데우스>는 21세기 초의 세계를 먼저 정리하는 데요,
수천 년 동안 인류 최악의 적이던 '기아' 문제와 전염병/감염병, 전쟁이라는 재해를 관리할 수 있는 정도의 난제로 극복해 낸 과정을 보여줘요. 그리고 질문합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건강하고 풍족하고 평화로운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에 관심과 창의력을 쏟을 것인가?
생명공학과 정보기술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막대한 힘을 생각하면 이 질문은 더더욱 시금하다.
그 힘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여러분은 인간의 다음 의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발 하라리가 예측한 인류의 목표는 세 가지. '불멸', '행복', '신성'입니다.

굶주림, 질병,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인 다음에 할 일은 노화와 죽음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며,
사람들을 극도의 비참함에서 구한 다음에 할 일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
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승리한 뒤에 남은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해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바꾸는 것이라는 거예요.

이 책의 제목이 왜 <호모 데우스>인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맥이 확~! 잡히시죠?

유발 하라리가 쓴 시나리오는 매우 과감하고 거침없어서,
얼토당토않는 소리라고, 공상 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얘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 그는 매우 친절하게 논증합니다.

인간이 이미 불멸과 행복, 신성을 추구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증거들을 차근차근 제시하는데,
'오오오오! 맞아 맞아. 오오오오! 정말 그러네! 오오오오! 어떡해 어떡해!'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마구 내뿜으며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에요.

이 책 곳곳에 등장하는 예측들은 모두 현재의 딜레마에 대해 논의해보자는 시도이며, 미래를 바꿔보자는 제안일 뿐이다. 인류가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할 거라고 예측하는 것은 집을 지으려는 사람들이 앞마당에 잔디를 깔고 싶어할 거라고 예측하는 것과 여러 면에서 흡사하다. 일단 둘 다 대단히 유력한 예측이다. 하지만 둘 다 입 밖으로 꺼내놓는 즉시 다른 대안들을 상상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이러한 예측들의 목적이 현재의 딜레마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유력한 예측을 하는 순간, 그것을 대체하는 방안들을 강구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니까요~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하여~! 책은 이제 우리의 과거를 되짚습니다.
1부) 호모 사피엔스가 누구이고, 무엇이 우리 종을 이처럼 특별하게 만드는지 살펴보고,
2부) 호모 사피엔스가 지난 천 년 동안 창조한 세계와 우리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거예요.
3부) 그리고 다시 현재에서 우리가 처한 곤경과 우리에게 가능한 미래를 그려보는 것!  

이것이 총 3부로 구성된 <호모 데우스>의 얼개랍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얼마나 방대하고 흥미로운지~ 목차만 봐도 느껴지시죠?
인류의 역사를 하나의 질문으로 엮어내는 능력에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어요.

1부) 인간과 다른 동물들 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을 설명하는 1부는 <사피엔스>의 요약판이에요.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가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던 힘이 지능이나 뛰어난 도구 제작 능력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가 생각하는 정점의 힘은 '객관적 실재와 주관적 실재를 뛰어넘는 상호 주관적 실재를 창조하는 힘'인데,
쉽게 말해 공동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을 만들어 낼 줄 아는 능력이 있다는 거예요.

법, 돈, 국가, 신.
이 모든 것들은 객관적 실재가 없으며, 나 혼자만의 머릿속에서도 존재하지 않잖아요?
반드시 모두가 함께 존재를 인정하고 상상했을 때만 존재할 수 있는 '상호 주관적 실재'
이런 것들이 여럿이 유연하게 협력하는 능력을 기르고, 상호 주관적 의미망을 엮을 수 있게 하면서 우리가 세상을 정복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과정을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사피엔스>이니 그 책도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인류의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되짚어 볼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책이랍니다.


2부) 인간은 어떤 세계를 창조했나?

 

인류의 세계 창조는 문자 발명에서 시작합니다.
문자 언어는 실재를 기술하는 방법으로 생겨났지만 실재를 고쳐 쓰는 방법이 되고, 이내 실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되지요.
문자를 통해 국가, 관료제, 시스템과 같은 강력한 허구가 생겨나고,
인간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대규모 협력을 조직하는 도구로써 종교를 만들어 냅니다.


유발 하라리는 종교를 이렇게 정의해요.

종교를 창조한 것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고, 종교를 규정하는 것은 신이 있고 없고의 여부가 아니라 사회적 기능이다. 종교는 인간의 사회구조에 초인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어떤 것이다.

유신론자들에게는 매우 도발적인 주장이죠? (도발적이라기보다는.. 헛소리에 가까운 소리일지도;;)

거기에 하나 더 보태서, 그는 종교가 단순히 '신'을 믿는 데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이'를 신조로 하는 성장 교의, '자본주의'라는 종교로 진화된다고 말해요.
후세의 행복을 약속하는 유신론과 달리, 지상의 기적을 약속하는 종교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또 하나의 종교를 갖게 되는데,
모든 의미와 권위의 원천이 하늘(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에 있다고 믿는~! '인본주의'가 그것이에요.

인본주의는 인간의 감정과 생각, 욕망을 중시하며 과학과 함께 근대 세계를 구성합니다.
책에는 인본주의라는 종교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꿔왔는지 자세하면서도 매우 흥미롭게 정리되어 있어요.
인본주의가 확산되고 진화하며 충돌하는 과정까지 자세히 전개가 되는데,
자유 인본주의와 사회주의적 인본주의, 진화론적 인본주의로 분열된 각각의 흐름을 짚어준 부분이 아주 재밌었어요.
연도와 구체적인 사건 없이 역사의 흐름을 짚어보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매혹적이더라고요.



3부) 인간이 앞으로도 계속 세계를 운영하고 세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게 마지막 3부에요.
현재 우리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개인주의, 인권, 민주주의, 자유시장'이라는 자유주의 패키지가 사실은 허구에 불과함을 짚어주는 데,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생각 또한 허구라며 이를 증명하는 생명과학의 연구들을 제시한답니다.

뜨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고? 자아 같은 것도 허구라고??
우리는 그저 물리적/화학적 법칙의 지배를 받는 유전자와 호르몬, 뉴런뿐이라고??!!

우리가 짜증이 나는 이유도, 어떤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도,
나라는 한 자아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내 뇌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과정에 따라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 결과일 뿐이라는 도발적인 주장이 펼쳐진답니다.

이러한 주장은 '알고리즘과 유전자'를 교의로 하는 '기술 인본주의'라는 새로운 종교이고,
이 새로운 종교는 자유주의라는 기존의 종교를 위협하며
컴퓨터 과학과 생물학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교'를 창시할 것이라는 전개!!


데이터교? 그건 또 뭐야 싶으시죠?
데이터교란, 정보의 자유를 최고의 선으로 추구하는 종교인데-
아래 글을 읽어보시면 '내가 이미 데이터교인이구나!' 깨달음이 확 오실 거예요.

인본주의는 경험은 우리 안에서 일어나고, 우리는 일어나는 모든 일의 의미를 우리 안에서 찾음으로써 우주에 의미를 채워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데이터 교도들은 경험은 공유되지 않으면 가치가 없고, 우리는 자기 안에서 의미를 발견할 필요가 없다(실은 발견할 수 없다)고 믿는다. 우리는 자신의 경험을 기록해 거대한 데이터의 흐름에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알고리즘들이 그 경험의 의미를 알아내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해줄 것이다.

20년 전 일본인 관광객들은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온갖 것을 찍는다는 이유로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그렇게 한다. 당신이 인도에 가서 코끼리를 볼 경우, 당신은 코끼리를 보면서 '내 느낌이 어떤지' 자문하지 않는다. 당신은 스마트폰을 꺼내 코끼리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뒤 2분마다 한 번씩 '좋아요'가 얼마나 많이 달렸는지 확인하느라 바쁠 것이다.

자기만의 일기장에 일기를 쓰는 것(이전 세대들이 흔히 했던 인본주의적 관습)은 요즘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완전히 쓸데없는 짓을 보인다. 아무도 읽을 수 없는 것을 왜 쓰는가? 새로운 모토는 이렇게 말한다. "경험하면 기록하라. 기록하면 업로드하라. 업로드하면 공유하라."

 

소오오오오오오름.

저자는 구글과 페이스북 알고리즘들이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우리보다 더 정확히 알게 될 거라고 말해요.
우리는 점점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이는 것보다 외부의 알고리즘에 귀 기울이기 시작할 거라고 예측합니다.

그가 제시하는 이 모든 시나리오는 예언이 아닌 '가능성'입니다.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은 분명 세계를 탈바꿈시킬 테지만, 단 하나의 결과가 예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니
최악의 가능성이 실현되지 않도록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거예요.
2050년에 직업 시장, 가족, 생태계가 어떤 모습일지, 어떤 종교적 경제적 시스템과 정치구조가 세계를 지배할지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으니까요.

책은 마지막으로 세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1. 유기체는 단지 알고리즘이고, 생명은 실제로 데이터 처리 과정에 불과할까?
2. 지능과 의식 중에 무엇이 더 가치 있을까?
3. 의식은 없지만 지능이 매우 높은 알고리즘이 우리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면 사회, 정치, 일상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외면해서는 안 되는 질문들.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질문들입니다.
이 물음표의 답을 함께 찾기 위하여~!!! 이 책은 독서 모임 도서로 정해서 꼭 함께 읽어봐야겠어요!!


 


자동차를 운전하고 질병을 진단하는 것은 물론,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까지도 인간보다 더 잘 해내는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할 때-
인류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우리는 그때도 여전히 지금과 같은 지위를 누리며 살 수 있을까요? 생존은 가능한 걸까요?

10만 년간 지속되온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돌아보고 예측하는 <호모 데우스>는 
차라리 몰랐으면 싶은 무시무시한 가능성을 우리 앞에 펼쳐 놓아요.
100년 뒤는 고사하고 20년 뒤도 예측할 수 없는 오늘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러한 가능성을 반드시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특히나 더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눈앞에 보이는 아이 성적과 학원이 문제가 아니라 이게 진짜 문제구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

책이 보여주는 시나리오를 따라 물음표의 답을 찾아 보세요.
읽는 내내 소름이 끼쳤던 책, 꼭 함께 읽고 토론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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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팬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
투페라 투페라 글.그림, 김미대 옮김 / 북극곰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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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읽을 때는 팬티가 없었는데, 새 책을 받아보니 요렇게 깜찍한 팬티를 입고 있네요!

빠알간 종이 팬티는 진짜 팬티처럼 책 위에 입혀져 있답니다. 책을 펼치려면 스스스슥- 아래로 내려 벗겨야 해요~
너무 깜찍한 아이디어죠? 읽을 때마다 팬티를 벗기기가 좀 귀찮긴 하지만 버리기가 아까워서 늘 다시 입혀 두고 있어요~
저는 이런 작은 재치와 센스가 참 좋아요 :-D

 

 

이야기는 곰돌이 팬티 실종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생쥐는 울상을 짓고 있는 곰돌이를 도와 잃어버린 팬티를 찾기 시작해요.

 

 

곰돌이와 생쥐 앞에 화려한 줄무늬 팬티가 나타나요.   생쥐는 이게 네 팬티 아니냐 묻지만 곰돌이는 아니라고 말하지요.
그럼 이 줄무늬 팬티는 누구의 팬티일까요?
한 장을 넘기면, 짜라란~~ 줄무늬 팬티의 주인공이 밝혀집니다. 화려한 줄무늬 팬티는 얼룩말의 팬티였어요^^

 

 

자, 이번에는 먹을 게 잔뜩 그려진 팬티가 등장합니다. 곰돌이는 이것도 자기 팬티가 아니라고 하는데요~
그럼 이건 누구의 팬티일까요? 책장을 넘기기 전에 벌써 감이 팍 오지 않으시나요?
여섯 살 꼬맹이도 큰 소리로 외치더라고요~  "꿀꿀이 돼지 팬티다!!!!!"

한 장을 넘겨 도넛을 냠냠 쩝쩝 먹고 있는 돼지를 보자마자 으쓱으쓱 신나서 자랑하는 우리 딸랑구.
"맞지 맞지?! 엄마 내 말이 맞지? 돼지 팬티일 줄 알았다니까~~~!"

생쥐와 곰돌이는 많은 팬티를 만나요. 예쁜 꽃무늬 팬티, '생쥐가 좋아요'라고 씐 팬티, 물방울무늬 팬티…
뚫려 있는 종이 사이로 보이는 팬티를 보며 팬티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추측해보는 즐거움을 맘껏 느낄 수 있어요.

 

 

 


이 책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소름 끼치는 반전의 결말!!!! 마지막으로 눈처럼 새하얀 팬티가 등장하는데, 맙소사!!! ㅋㅋㅋㅋㅋ 잃어버린 줄 알았던 곰돌이 팬티를 곰돌이가 입고 있었지 뭐예요~~~~
"팬티를 입고 있잖아!"
"맞다! 오늘은 새하얀 팬티를 입었지!"


곰돌이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성을 내는 생쥐의 모습도, 깜짝 놀라 어쩔 줄 모르는 곰돌이의 표정도 참 생생하고 깜찍해요 ^^

우리 집 공주님은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며 "으하하하하" 큰 웃음을 터트려주셔요~
한 번 읽고 난 뒤 반복해서 볼 때부터는 팬티가 없어졌다고 말하는 곰돌이를 보자마자
"여기 여기 팬티 입고 있는데!" 하며 미묘~~하게 다른 질감과 팬티의 흐릿한 외곽선을 짚어내더라고요.

북극곰 그림책의 깨알 같은 매력 하나는 책놀이를 할 수 있는 자료도 있다는 것~
나만의 팬티를 멋지게 그려 곰돌이에게 입혀줄 수 있는데, 활동지 사진을 찍어 북극곰 페이스북 페이지에 자랑하면 매월 '이달의 멋진 팬티'를 선정해 선물을 보내준다고 해요~
저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아서 포기했지만, 페이스북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한 번 도전해보세요 ^-^*

 

 


"내 팬티가 없어졌어!!"
특명! 잃어버린 곰돌이 팬티를 찾아라!!

잃어버린 팬티를 찾기 위한 곰돌이와 생쥐의 깜찍한 이야기를 따라가보세요~
놀라운 반전이 선사하는 큰 웃음이 아이에게도, 책을 읽어주는 엄마에게도 활기찬 엔도르핀을 선사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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