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모 데우스>는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담은 <사피엔스>의 후속작으로,
10만 년간 지속되어 온 호모 사피엔스의 미래를 그립니다.

대선 기간 내내 [4차 산업 혁명]의 중요성을 많이 들었잖아요? ^^
인공지능이 우리의 인지능력을 뛰어넘고 있는 시대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미래를 살게 될 것인가!
컴퓨터는 무인 자동차와 같은 단순 기술은 물론이오,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예술을 창작하는 것까지도 우리보다 뛰어난 능력으로 우리를 대체하게 될 거예요.

전체 직업의 80%가 사라지고, 인간이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하루를 살게 될까요?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나온 과거와 현재를 먼저 살펴봐야 하는 법!
<호모 데우스>는 21세기 초의 세계를 먼저 정리하는 데요,
수천 년 동안 인류 최악의 적이던 '기아' 문제와 전염병/감염병, 전쟁이라는 재해를 관리할 수 있는 정도의 난제로 극복해 낸 과정을 보여줘요. 그리고 질문합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건강하고 풍족하고 평화로운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에 관심과 창의력을 쏟을 것인가?
생명공학과 정보기술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막대한 힘을 생각하면 이 질문은 더더욱 시금하다.
그 힘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여러분은 인간의 다음 의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발 하라리가 예측한 인류의 목표는 세 가지. '불멸', '행복', '신성'입니다.

굶주림, 질병,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인 다음에 할 일은 노화와 죽음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며,
사람들을 극도의 비참함에서 구한 다음에 할 일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
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승리한 뒤에 남은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해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바꾸는 것이라는 거예요.

이 책의 제목이 왜 <호모 데우스>인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맥이 확~! 잡히시죠?

유발 하라리가 쓴 시나리오는 매우 과감하고 거침없어서,
얼토당토않는 소리라고, 공상 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얘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 그는 매우 친절하게 논증합니다.

인간이 이미 불멸과 행복, 신성을 추구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증거들을 차근차근 제시하는데,
'오오오오! 맞아 맞아. 오오오오! 정말 그러네! 오오오오! 어떡해 어떡해!'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마구 내뿜으며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에요.

이 책 곳곳에 등장하는 예측들은 모두 현재의 딜레마에 대해 논의해보자는 시도이며, 미래를 바꿔보자는 제안일 뿐이다. 인류가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할 거라고 예측하는 것은 집을 지으려는 사람들이 앞마당에 잔디를 깔고 싶어할 거라고 예측하는 것과 여러 면에서 흡사하다. 일단 둘 다 대단히 유력한 예측이다. 하지만 둘 다 입 밖으로 꺼내놓는 즉시 다른 대안들을 상상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이러한 예측들의 목적이 현재의 딜레마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유력한 예측을 하는 순간, 그것을 대체하는 방안들을 강구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니까요~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하여~! 책은 이제 우리의 과거를 되짚습니다.
1부) 호모 사피엔스가 누구이고, 무엇이 우리 종을 이처럼 특별하게 만드는지 살펴보고,
2부) 호모 사피엔스가 지난 천 년 동안 창조한 세계와 우리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거예요.
3부) 그리고 다시 현재에서 우리가 처한 곤경과 우리에게 가능한 미래를 그려보는 것!  

이것이 총 3부로 구성된 <호모 데우스>의 얼개랍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얼마나 방대하고 흥미로운지~ 목차만 봐도 느껴지시죠?
인류의 역사를 하나의 질문으로 엮어내는 능력에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어요.

1부) 인간과 다른 동물들 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을 설명하는 1부는 <사피엔스>의 요약판이에요.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가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던 힘이 지능이나 뛰어난 도구 제작 능력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가 생각하는 정점의 힘은 '객관적 실재와 주관적 실재를 뛰어넘는 상호 주관적 실재를 창조하는 힘'인데,
쉽게 말해 공동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을 만들어 낼 줄 아는 능력이 있다는 거예요.

법, 돈, 국가, 신.
이 모든 것들은 객관적 실재가 없으며, 나 혼자만의 머릿속에서도 존재하지 않잖아요?
반드시 모두가 함께 존재를 인정하고 상상했을 때만 존재할 수 있는 '상호 주관적 실재'
이런 것들이 여럿이 유연하게 협력하는 능력을 기르고, 상호 주관적 의미망을 엮을 수 있게 하면서 우리가 세상을 정복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과정을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사피엔스>이니 그 책도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인류의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되짚어 볼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책이랍니다.


2부) 인간은 어떤 세계를 창조했나?

 

인류의 세계 창조는 문자 발명에서 시작합니다.
문자 언어는 실재를 기술하는 방법으로 생겨났지만 실재를 고쳐 쓰는 방법이 되고, 이내 실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되지요.
문자를 통해 국가, 관료제, 시스템과 같은 강력한 허구가 생겨나고,
인간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대규모 협력을 조직하는 도구로써 종교를 만들어 냅니다.


유발 하라리는 종교를 이렇게 정의해요.

종교를 창조한 것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고, 종교를 규정하는 것은 신이 있고 없고의 여부가 아니라 사회적 기능이다. 종교는 인간의 사회구조에 초인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어떤 것이다.

유신론자들에게는 매우 도발적인 주장이죠? (도발적이라기보다는.. 헛소리에 가까운 소리일지도;;)

거기에 하나 더 보태서, 그는 종교가 단순히 '신'을 믿는 데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이'를 신조로 하는 성장 교의, '자본주의'라는 종교로 진화된다고 말해요.
후세의 행복을 약속하는 유신론과 달리, 지상의 기적을 약속하는 종교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또 하나의 종교를 갖게 되는데,
모든 의미와 권위의 원천이 하늘(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에 있다고 믿는~! '인본주의'가 그것이에요.

인본주의는 인간의 감정과 생각, 욕망을 중시하며 과학과 함께 근대 세계를 구성합니다.
책에는 인본주의라는 종교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꿔왔는지 자세하면서도 매우 흥미롭게 정리되어 있어요.
인본주의가 확산되고 진화하며 충돌하는 과정까지 자세히 전개가 되는데,
자유 인본주의와 사회주의적 인본주의, 진화론적 인본주의로 분열된 각각의 흐름을 짚어준 부분이 아주 재밌었어요.
연도와 구체적인 사건 없이 역사의 흐름을 짚어보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매혹적이더라고요.



3부) 인간이 앞으로도 계속 세계를 운영하고 세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게 마지막 3부에요.
현재 우리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개인주의, 인권, 민주주의, 자유시장'이라는 자유주의 패키지가 사실은 허구에 불과함을 짚어주는 데,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생각 또한 허구라며 이를 증명하는 생명과학의 연구들을 제시한답니다.

뜨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고? 자아 같은 것도 허구라고??
우리는 그저 물리적/화학적 법칙의 지배를 받는 유전자와 호르몬, 뉴런뿐이라고??!!

우리가 짜증이 나는 이유도, 어떤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도,
나라는 한 자아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내 뇌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과정에 따라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 결과일 뿐이라는 도발적인 주장이 펼쳐진답니다.

이러한 주장은 '알고리즘과 유전자'를 교의로 하는 '기술 인본주의'라는 새로운 종교이고,
이 새로운 종교는 자유주의라는 기존의 종교를 위협하며
컴퓨터 과학과 생물학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교'를 창시할 것이라는 전개!!


데이터교? 그건 또 뭐야 싶으시죠?
데이터교란, 정보의 자유를 최고의 선으로 추구하는 종교인데-
아래 글을 읽어보시면 '내가 이미 데이터교인이구나!' 깨달음이 확 오실 거예요.

인본주의는 경험은 우리 안에서 일어나고, 우리는 일어나는 모든 일의 의미를 우리 안에서 찾음으로써 우주에 의미를 채워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데이터 교도들은 경험은 공유되지 않으면 가치가 없고, 우리는 자기 안에서 의미를 발견할 필요가 없다(실은 발견할 수 없다)고 믿는다. 우리는 자신의 경험을 기록해 거대한 데이터의 흐름에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알고리즘들이 그 경험의 의미를 알아내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해줄 것이다.

20년 전 일본인 관광객들은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온갖 것을 찍는다는 이유로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그렇게 한다. 당신이 인도에 가서 코끼리를 볼 경우, 당신은 코끼리를 보면서 '내 느낌이 어떤지' 자문하지 않는다. 당신은 스마트폰을 꺼내 코끼리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뒤 2분마다 한 번씩 '좋아요'가 얼마나 많이 달렸는지 확인하느라 바쁠 것이다.

자기만의 일기장에 일기를 쓰는 것(이전 세대들이 흔히 했던 인본주의적 관습)은 요즘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완전히 쓸데없는 짓을 보인다. 아무도 읽을 수 없는 것을 왜 쓰는가? 새로운 모토는 이렇게 말한다. "경험하면 기록하라. 기록하면 업로드하라. 업로드하면 공유하라."

 

소오오오오오오름.

저자는 구글과 페이스북 알고리즘들이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우리보다 더 정확히 알게 될 거라고 말해요.
우리는 점점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이는 것보다 외부의 알고리즘에 귀 기울이기 시작할 거라고 예측합니다.

그가 제시하는 이 모든 시나리오는 예언이 아닌 '가능성'입니다.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은 분명 세계를 탈바꿈시킬 테지만, 단 하나의 결과가 예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니
최악의 가능성이 실현되지 않도록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거예요.
2050년에 직업 시장, 가족, 생태계가 어떤 모습일지, 어떤 종교적 경제적 시스템과 정치구조가 세계를 지배할지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으니까요.

책은 마지막으로 세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1. 유기체는 단지 알고리즘이고, 생명은 실제로 데이터 처리 과정에 불과할까?
2. 지능과 의식 중에 무엇이 더 가치 있을까?
3. 의식은 없지만 지능이 매우 높은 알고리즘이 우리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면 사회, 정치, 일상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외면해서는 안 되는 질문들.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질문들입니다.
이 물음표의 답을 함께 찾기 위하여~!!! 이 책은 독서 모임 도서로 정해서 꼭 함께 읽어봐야겠어요!!


 


자동차를 운전하고 질병을 진단하는 것은 물론,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까지도 인간보다 더 잘 해내는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할 때-
인류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우리는 그때도 여전히 지금과 같은 지위를 누리며 살 수 있을까요? 생존은 가능한 걸까요?

10만 년간 지속되온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돌아보고 예측하는 <호모 데우스>는 
차라리 몰랐으면 싶은 무시무시한 가능성을 우리 앞에 펼쳐 놓아요.
100년 뒤는 고사하고 20년 뒤도 예측할 수 없는 오늘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러한 가능성을 반드시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특히나 더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눈앞에 보이는 아이 성적과 학원이 문제가 아니라 이게 진짜 문제구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

책이 보여주는 시나리오를 따라 물음표의 답을 찾아 보세요.
읽는 내내 소름이 끼쳤던 책, 꼭 함께 읽고 토론하고 싶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