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이소영 지음 / 홍익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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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doumi81/220714195655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마치 좋은 하루였던 것 같아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어요.

나는 삶의 역경을 만날 때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어요.

삶은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에요.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 본문 중에서-

 

 

 

 

 

 

 

 

 

 

 

 

가만히 나의 유년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울산의 맨 구석 원산리라는 곳에서 나고 자라 학교를 다녔다. 다니던 초등학교가 폐교 되면서 도회지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고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새로운 학교에서 보내고 중학교 입학을 했다. 폐교되기 직전이었던 우리 5학년은 6학년 언니 오빠들과 함께 수학여행을 가는 호사를 누렸다. 6학년만 가기에는 인원이 너무 적었던 것이다. 수학여행 단체 사진이 아직 친정집에 남아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40명 내외였던 것 같다. 지금은 골프웨어로 알려져 있는 그린조이라는 브랜드의 옷을 엄마가 한벌 사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 학교는 이내 폐교가 되었고 내가 살던 동네도 온산공단이 집어삼키면서 어쩔수 없이 이사를 가야만 했다. 마을은 거주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빈집이 많았다. 인적이 없어진 동네의 밤길은 지금 생각해도 많이 무서웠다. 도시로 이사가는 것이 한없이 좋기만 했던 그때. 하지만 다 자란 지금이나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에서나 유년기의 시절은 여전히 선명하다. 다시 돌아가서 느끼고 내음을 맡고 위로받을 수 있는 곳이 남아있는 사람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빛바랜 기억속 혹은 꿈속에서만 만질 수 있는 곳이 되어버린 고향 원산리. 이상하리만큼 꿈속의 배경은 지금도 그곳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한다. 왜일까.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 남편의 성을 따라 모지스라고 불리는 할머니. 그녀의 이름은 '에나 메리 로버트슨' 이다. 저자가 애정하는 화가인데 이왕이면 그녀의 본명을 써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남편의 성을 따를수 밖에 없는 많은 그녀들이 오늘따라 왠지 뭉클하다. 모리스 할머니는 1860년생으로 12살 때부터 부유한 집의 가정부로 들어가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지만 이후 27살 결혼전까지는 바느질과 요리, 집안일을 하며 보낸다. 10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5명이 유아기 때 사망을 하고 그녀 나이 49세때는 모친과 부친이 모두 돌아가시는 슬픔을 겪는다. 그리고 남편 토마스 살몬 모지스 역시 그녀의 나이 67세때 심방마비로 죽고 72세때는 딸 애나를 폐결핵으로 잃는다. 막내아들 휴마저도 그녀보다 먼저 세상을 등지고 만다. 슬픔과 우울만이 가득한 삶. 모지스 할머니는 어떻게 버텨냈을까.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어떤식으로 삶을 살아냈을까.


모지스 할머니는 더이상 바느질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그림으로 방향을 튼다. 그녀의 딸 애나의 권유로 털실로 그림을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녀의 나이 58세인 1918년 처음으로 그림을 그린 후 본격적인 그림 그리기는 75세 때 시작된다. 나이는 그녀에게 숫자에 불과한 것이었다. 101살 죽는 날까지 1600점의 작품을 남겼으며 250점 이상을 100세 이후에 그렸다.
그녀는 삶의 불행을 아름다움과 기회로 바꿀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수많은 우울을 건너면서도 한결같이 인생이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그녀를 버티게 해준 것은 그림이었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향한 사랑과 인생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었을 것이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 하는 일을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우리는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그녀의 그림을 밝고 명랑하며 가족적이고 사람중심이다. 자연이 언제나 배경이지만 절대사람을 벗어나지 않았다. 산과 나무와 강과 바람만이 그속에 있었다면 우리들은 그녀의 그림에 그다지 환호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속에서 사람들은 비로소 서로 함께할 수 있는 진짜능력을 더 많이 부여받는다고 믿는다. 그녀가 떠난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녀의 그림이 사랑받는 이유는 요즘의 사람들이 느끼기 힘든 것들이 그 안에 즐비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리만족에서 오는 희열이라고나 할까.

부드럽고 유한 그녀의 성격의 바탕은 평생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자연은 참으로 묘한 힘이 있다. 강하고 모난 사람을 다듬어주는 능력이 있고, 나약하고 아픈 사람에게는 힘과 건강을 주는 능력 말이다. 나의 유년시절을 되돌아 보아도 이견이 없을 만큼 확신한다. 지금보다 훨씬 모나고 거칠게 살 가능성이 큰 가정에서 성장했지만 산과 바다와 강이 나의 화와 분노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었기에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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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왔어 우리 딸 - 나는 이렇게 은재아빠가 되었다
서효인 지음 / 난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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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릿속에 그렸던 그래프를 벗겨내 찢어버린다. 아이가 어디에 있든, 거기가 어디든, 유일하게 반짝이는 하나의 점이다. 무한한 면에 수많은 별이 반짝인다. 별들에게 상하과 고저가 없다. 그곳은 수학적 그래프의 면이 아니다. 상상 밖의 아득한 우주다. 거기 어디에선가 아이들이 제 빛을 내고 있다."

 

- 본문 중에서

 

 

건강이상으로 2-3주를 염려가 깊었다. 마음이 흔들렸고 갈피를 잡을 수 없었으며,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막막했다. 오늘에서야 걱정을 털어내본다. 잠시었지만 내가 느꼈던 공포는 삶에 대한 애정이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의 재확인이었다. 무엇보다 가족. 그 존재에 대해서 한없이 감사함을 온 몸으로 느낀 기회였다.


<서천석의 아이와 나> 라는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연이 닿아 읽게 된 책이다. 서효인 저자는 시인이다. 그의 연애 이야기로 책이 시작되어 다운증후군의 은재가 태어나고 그 후 둘째의 소식을 알게 되면서 책은 마무리 된다. 누구보다 가족의 사랑을 절감했던 나에게 시기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딱 들어맞는 책이었다.


사실 신파곡조를 운운하면서 감동을 자아낼 줄 알았다. 한편으로는 장애아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아빠의 입장을 어떻게 써 내려갔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담담하게 표현했다고 하면 과연 옳을까? 여자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남자의 슬픔이 때로는 더 깊은 슬픔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아픈 아이를 원하지는 않는다. 장애아에 대해 가장 많은 편견을 가진 사람이 바로 그들의 부모라고 한다. 부모조차도 아이에게는 가해자일 수 밖에 없는 상황. 우리나라의 현실이 부모를 두 번 아프게 한다. 저자는 나쁘게 살지않았다. 평범하게 자랐고 평범하게 사랑을 했으며 그 결실로 어여쁜 아기천사를 만나게 된 것이다.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저자의 글은 내가 장애아의 엄마가 아님에도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었다. 그것은 부모이기 때문이었을 거다. 내 잘못으로 인해 아이가 잘못 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죄책감 불안감. 저자가 느끼는 감정의 편린 끝자락 어느 즈음에 내 감정도 있을 테니까.


나라면 어땠을까?사실 장애는 누구나 가지고 태어날 수 있다. 선천적이거나 혹은 후천적이거나 할것없이 . 나 또한 그렇게 되지 말란 법도 없다. 하지만 단 한번도 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본적이 없다. 왜일까. 아마 장애에 있어서 만큼은 나에게 포함되는 영역이 절대 없을 것이라는 불확실한 확신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내가 장애아를 출산한다면 어떨까..아무런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다만, 그러한 아이들이 예전과 다르게 너무나 이쁘게 보인다는 것. 여느 또래의 아이들과 다름없이 밝고 웃음이 많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서효인 시인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본 은재의 모습은 내 생각이 맞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해주고 있었다.


저자는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은재의 임신사실을 알게 된다. 갑작스럽게 엄마 아빠가 된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다운증후군이라는 장애아를 출산하고 현실과 맞딱들이게 된다. 얼마나 슬프고 괴로웠을까마는 저자는 그러한 기색을 오래 가지고 있지 못한다. 그야말로 착하고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었다.가장의 무게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가족을 이끌고 가겠다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결의들은 그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를 동시에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은재는 다운증후군 아이들이 40%정도 가지고 있는 심장기형도 함께 가지고 태어났다. 여리고 여린몸에 칼을 대어 수술을 하고 회복실로 나오던 시간.. 저자는 울고 아파하는 은재가 살아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절제된 슬픔. 이것이야 말로 저자의 주특기가 아닐까. 담담하게 글을 써내려 갔는데.왜 점점 더 슬퍼지고 감동을 받게 되었는지 ...시인의 문체로 산문을  읽는다는 것은 낯설고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더없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은재는 엄마 아빠의 이런 사랑으로 건강하게 자랐다.  번 더 남은 심장 수술은 다행히 더 지켜봐도 좋다는 의사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 사랑의 힘이 확인되었으니까. 은재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 사랑. 사랑. 그것이야 말로 은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들은 오래 행복할 것 같다. 그냥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소 교정되었다. 그들을 도와주고 불쌍히 여겨야 하는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함께 부대끼며 공존해야 하는 동등한 인간임을. 여러 이유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집안에서 갇혀 사는 장애인들이 태반이다. 그들을 보호하는 시설이나 사회적 체계는, 잘 모르는 내가 보아도 많이 미흡한 편인 것 같다. 장애우들이 마음껏 길거리를 활보할 수 있을때 세상은 함께 따뜻해 질 것이다. 다름을 외면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그 다름을 색안경 쓰고 바라보지는 말자는 것이다.


서시인님의 가정에 늘 평안이 가득하길 빈다. 글솜씨가 엉망인 나지만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막힘없이 써내려 왔다. 좋은 책을 읽고 나면 늘 생기는 희한한 습관이다. 그만큼 의미있는 책이었고 감정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이었다.다시한 번 더 느낀다. 삶과 책이 만나는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잘 들어맞은 타이밍이 얼마나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휘하는 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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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

하지만 곧 세상에 나올 생명 하나를 두고 속도 위반했네, 신호를 무시했네, 수군거리는 것은 심히 사나운 인심이 아닌가, 타인의 사생활을 놓고 도로교통법에 의거하여 딱지를 붙이는 꼴이라니. 그러나 저러나 아이는 아이 나름의 속도와 박자에 맞춰 세상에 나올 준비를 다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누가 무엇을 위반하고 어겼나. 나는 당당한 표정을 짓기로 한다.




p163

꿈에서 은재가 말했다.

"나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어린이에요."

내가 대답했다.

"나는 못나고 못됐고 그래서 아픈 어른이야."

은재가 묻는다.

"그럼 내가 더 좋은 건가요?"

나는 확언한다.

"그럼 그렇고말고. 네가 훨씬 좋은 거야."

아이가 신이 났다.

"우와, 우와."




p179

우리들의 아버지는 대체로 무능한 존재였다. 좋았던 시절도 있었으나, 그에게 있었을 몇 차례 좋은 기회를 그는 살리지 못했고 반대로 몇 차례 위기는 무사히 넘기지 못했다. 그렇게 무능력하며 무기력하고 무력한 인간이 되어버리기 일쑤었다. 아버지는 극복할 대상이 아니라 잊어야 할 과거 그리고 불쑥 화가 치미는 상처다. 나도 아이에게 그런 아버지가 될 수 있다. 아버지라는 종목에 자신감이 없다. 마치 처음 하는 게임에 동참한 아이처럼 허둥거릴 것만 같다.



p191

육아를 정확하게 5:5의 비중으로 나눌 수 없다면, 갓난쟁이를 키우는 일이 매우 힘들고 그것을 참고 해내는 사람은 과히 중요한 사람임을 빨리 인정해야 한다. 누군가 '집에서 애나 키우면서'라고 말한다면 나는 잘못된 그의 사고를 고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할 것이다.


정성스레 그리고 조심스레 하면 좋다. 가끔 아내는 말도 못 알아들을 아이에게 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가 괜히 도덕군자 흉내내는 꼰대가 되어 " 애한테 왜 그래?" 라고 말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저 조용히 곁에 앉아 그녀의 명령을 기다리거나 눈칫껏 행동하는 게 좋다. 지금은 새벽이고 우리는 잠을 못잤고, 아내는 애를 낳고 쇠약해졌다. 나는 푸석해진 아내의 곁에서 사랑해,사랑해, 사랑해, 여러 번 말한다. 무얼 하든 부족하겠지만 지금은 연애 초기보다 더 정성스레 아내를 위하는 게 좋다.



p231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미안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거야. 까딱한 순간에 사고는 일어나니까.하지만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아픈 건 미안하지만, 아파보기도 해야 하니까.




p234

은재가 태어나고 내가 허우적거릴 때 곁에서 혹은 멀리서 위로와 격려를 주었던 사람들이 많다. 고마움을 제대로 건넬 방법을 모른다. 밝게 만나는 것이 일단은 최선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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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 - 때론 삶이 서툴고 버거운 당신을 위한 110가지 마음 연습
서천석 지음 / 김영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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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것은 꾸준함이니까요.

꾸준히 내 마음을 읽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분명 그 시간은 나의 내면에 내 마음을 조절하는 힘을 키워줄 것입니다. 내 마음을 조절할 수 있다면 분명 내 인생도 조금은 잘 조절할 수 있을 것이고요.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소박하지만 가장 진실한 행복의 비결입니다.

 

- 서문중에서-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냥 이유 없이 좋다. 굳이 왜 라고 묻는다면 '그냥' 이다. 사실 이만큼 충분한 대답도 없지 않은가. 물론 좋아하는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요소들이 부수적인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냥'이라는 대답이 가장 유효할 것 같다.


그런데 독서는 하면 할수록 현실적인 움직임과 함께 박자를 맞추지 못하면 진정으로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자주 경험한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은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만나고 재화를 벌어들이는 사회적 활동을 뜻하는 좁은의미가 아니다. 반드시 사람과 인연을 맺고 만남을 억지스레 만들지는 않더라도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살아가는 능력을 가진 넓은 의미의 움직임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만큼 좋지만 나 역시 인간이기에 사람들을 만나면서 얻게 되는 안정감 나에게 큰 행복감을 안겨준다. 

전업주부로 살다보니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가 적은 편이고 같이 아이를 키우는 이웃들과의 관계도 적은편이라 (사실 일반적인 엄마들을 만나서 수다나 잡담을 공유하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를 할수 있거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소모적인 일도 많기에 많은 관계를 맺는 것을 썩 좋아하진 않는다.) 누군가와의 감정의 교류 또한 적을 수 밖에 없다.(질 적인 면에서는 더 뛰어날지도 모르나!) 그나마 가끔 나가는 독서모임에서 그러한 부분들을 해소하고 있는데 그들은 나와 어떠한 사회적 관계로 이어진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더 편하고 덜 신경써도 되기에 그런듯 하다. 역설적이게도 깊은 감정을 나누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소중하고 의미있는 사람들이 되어버렸다.

사실 오늘 아이 어린이집 하원문제로 약간의 트러블이 있어서 부원장님과, 그리고 의도치 않게( 부원장님 전화번호인 줄 알고 저장했는데 원장님 전화번호..) 원장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다. 원에서 원했던 시간보다 5분 일찍 아이를 데리러 나갔는데(보통 10분 일찍 가서 기다리는데 오늘은 더워서 조금 늦게 나감) 횡당보도 신호등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찰나에 차가 그냥 지나가버리는 것이 발단이 되었다. 당황스러웠지만 그것도 잠시.부랴부랴 다음 하원장소로 가서 아이를 받았다.

각설하고 이 일로 인해서 여러 복잡한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래서 내일이나 혹은 그 다음에 써도 될지도 모르는 이 책의 리뷰를 지금(무려 오늘!!) 쓴다. 하루에 두 개의 책리뷰를 한다는 것은 나에게 크나큰 부담이다. 매끈하거나 뛰어난 글은 아니지만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에 글쓰기는 늘 어렵다. (걸레 같은 초고를 계속 빨아야 하기에..ㅠ)마음을 조금 다잡고 싶었다.그래서 무리를 하는 중이기도 하다. 밑줄 그은 부분을 필사를 하다보니 내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책의 힘은 역시 강했다.

이 책은 오늘처럼 감정이 어지러운 날 하염없이 달래주는 친구같다. 서천석 선생님의 이미지나 목소리도 위로하기에 적합하니 더할 나위가 없다 (이 책은 서천석 선생님의 목소리가 담긴 cd도 포함되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위로받길 원한다. 혼자 아픔을 간직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픔과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과연 그 사람들의 진심은 어떨까. 조금이라도 힘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없어서 그런것은 아닐까.

이 책은 '서천석의 마음연구소'라는 라디로 프로그램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을 책으로 엮어 출간한 것이다. 두께도 꽤 된다. 총 429페이지다. 하지만 주제가 워낙 다양하고 재미가 있고 글도 빡빡하게 쓰여진 것이 아닌 여백을 충분히 두고 썼기 때문에  책장이 금세 넘어간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98개의 주제를 정해서 거기에 맞게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정신과 의사로서 많은 상담을 한 경력과 그에 따른 공부의 결과 덕분일까. 다양한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객관적인 실험사례들로 타당성을 뒷받침하고 있어서 사례결과에 관한 신빙성을 충분히 입증해주고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도저히 답은 찾을 수 없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저자는 그러한 삶의 짐들을 가만히 함께 들어준다. 그리고 그 고민들의 해답을 담담하게 제시해 준다. 저자가 제시한 해결방안들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살아감에 있어서는 알아두면 유용한 것들이 많았다. 나를 괴롭히는 직장상사, 나의 험담을 일삼는 사람들, 사춘기를 지나는 자녀들 문제,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는 사람들, 지나친 질투심을 잠재우고 싶어하는 사연,위로를 하는 방법,결혼 생활 문제 고민 등 누구에게나 적용될만한 사례들은 흥미진진했고 그 해결안들은 속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하게 느껴졌다.

에세이나 산문집도 힐링서로 각광받고 있지만 정신과 의사가 이토록 딱딱하고 어두운 주제를 부드럽게 다루어 써나간 과정을 보면서 이런 것이 바로 지금의 우리들에게 맞는 힐링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요지는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더 아껴주라는 것이었다. 말은 쉽지만 나에겐 행동하기엔 가장 어려운 일! 내가 먼저 변하는 것과 나를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랑하는 것. 이것은 살아 있는 동안 우리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니 역시 이 책 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해소되었다고 믿었던 감정은 계속해서 남아 있었고 알고보니 그것은 진짜 내 마음도 아니었다. 좋은게 좋은것 이라는 우유부단했던 이전의 나를 다시 보는 것 같았다. 그걸 바꿔보고 싶었다.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이야기 하고 침착하게 대화해보기. 부당하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처음부터 감정을 싣지 않고 요구해보기. 다시 이야기 나누고 싶었고 되짚고 싶어서 부원장님과 재통화를 원했는데 잘못 저장된 전화번호로 인해 원장님과 통화를 하게 된 것이었다.( 원장님은 다행이 전화를 잘 주셨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그로 인해 이미 난 마음이 다 풀린 상대로 부드럽게 통화할 수 있었다) 책 속의 글 '잊기 어려운 일은 더 많이 생각해 보라는 우리의 내면의 신호니까요' 라는 말이 어찌 그리 와 닿았는지. 이건 잊지 못할 것만 같은 글이다.

내 책읽기는 여전히 반 토막짜리이다. 오늘도 난 그걸 확인하고야 말았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모든 것을 다 포용할 수 있을 듯한 용단을 가지면서 현실에 던져 졌을때 티끌만한 상처에도 벌벌 떨고 있는 나. 내가 더 진취적으로 변화 했으면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를  가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결론은 이 책의 내용처럼 이대로도 괜찮다고 이런 나를 내가 더 많이 안아주자로 내렸다. 뭐든 처음을 극도로 무서워 하는 나지만 (운전 학원 다닐때 최고치...) 그 과정을 넘어서면 또 적응을 이내 하는 것도 나다. 요즘 전자의 내 모습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후자의 나를 잠시 잊고 지낸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을 나에게 조금 미안한 날이기도 하다. 위로해줘야 하는데 뭐가 좋을까..맥주??


마음이 어지러울 때 이 책을 읽어 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마음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평안한 나날들을 이용해서 이런 책을 읽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유비무환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돈은 부족해도 어떻게든 조금씩 모아두려 하면서도 감정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무심하다. 닥치면 이내 풀릴 문제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해선 두렵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저금 하듯이 마음의 힘도 저금해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고 일어나면 기분이 한 결 더 나아져 있었으면 좋겠다. 아마 그럴거다. 내일은 주말이고 가족과 함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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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
분명 살아 있으면 살아갈 방법이 나오더라고.


P16
힘든 순간일수록 우리는 자기 자신에 집중해야 합니다.
내가 제대로 된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내 스타일은 괜찮은지,
내가 이 순간을 긍정적으로 맞이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p19
의지가 강한지, 약한지는 변하지 않는 특성이 아닙니다.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과정 중에 있는 것입니다.


p29
내가 할수 있는 일을 한 다음 좋은 결과가 오기를 기대하는 것.
인생에서 그 이상을 바랄 수 는 없을 것입니다.



p35
여유는 낭비가 아닙니다. 삶의 일부분입니다.
삶의 일부분을 계획에 넣지 않으면 그 계획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p71
나도 모르게 안좋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면 이건 내가 아니라고, 이런 나를 잘라 버리겠다고 독한 마음을 먹고 맞서십시오. 내 생각이지만 내 생각이 아니라고. 그만 날 괴롭히라고 더 이상 내머릿속에 있지 말라고 외치십시오.
내 머릿속을 파고드는 부정적 사고들과 싸워야 합니다. 더이상 나쁜 생각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결심을 담은 작은 액세서리를 만들어 부적처럼 늘 들고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p145
아이들은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에서 고립감을 느낄 때, 소외 되었다고 느낄 때 성적인 행동을 하기가 쉽습니다.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기 위해,
또 내가 살아 있다는 확신을 가지기 위해 일부러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합니다. 그만큼 우리 모두는 타인의 관심이 필요하고,자기가 필요한 존재라는 믿음이 절실합니다.

p188
짧은 칭찬-대안을 가진 중간 길이의 비판-긴 칭찬


p286
가끔은 상대가 비난한 내용이 스스로 너무나 잘 알지만 해결하지 못했던 일인 까닭에 자꾸 곱씹어 질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잊으려 노력하기보다는 그 장면을 더욱 자세히 떠올리면서 찬찬히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잊기 어려운 일은 더 많이 생각해 보라는 우리 내면의 신호니까요.



p414
기본적인 용구가 충족되고 마음이 안정되어야 이성적인 사고를 해낼 수 있습니다.
마음의 안정은 이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거죠.


p418
내게 있는 틈, 그것이 나를 나답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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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2 (반양장) - 사랑과 진정한 자립에 대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2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기적으로 '나의 행복'을 바라는 것도, 이타적으로 ' 너의 행복'을 바라는 것도 아닐세.
나눌 수 없는 ' 우리의 행복'을 쌓아올리는 것. 그것이 사랑이지. 진정한 사랑을 깨달았을 때,
지금껏  '나'였던 인생의 주어는 '우리'로 변하네. 우리는 사랑을 함으로써
'나'로부터 해방되어 자립을 이루고,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를 받아들 일 수 있다네.
우리는 타인을 사랑함으로써 비로소 어른이 되니까.

 

 

책을 읽으면서 깊이 와 닿는 책들이 있다. 그러한 책들을 되돌아 보면 이미 내 삶을 관통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들이 그러했다. 미래지향적이고 지식을 추구하는 것이 나의 책읽기의 특징이기도 한데 이러한 책을 만날 때면 나의 책읽기의 진심이 어디에 있는것인지 의문이 든다. 독서는 몰랐던 부분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지만 내가 온몸으로 겪어낸 것들에 대해 반성하고 되돌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날을 다시 고찰할 수 있는 책을 만나면 더 없이 행복해지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이 책은 전편에 이어 나온 속편이다. 전편도 굉장인 인상적으로 읽었었다. 무난하게 읽히지만 그 안에는 아들러의 이론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전의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단연 '과거지향적'인 우리의 삶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지금의 모습이 모두 과거의 어떤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전면부정하는 아들러의 이론은 신선했다. 그리고 왜 아들러의 이론이 이제서야 모습을 드러내고 인정받고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도 들었다. 전편이 인생을 잘 건너는 방법의 아우트라인을 잡아주었다면 이번 책은 그 아우트라인 안에 들어있는 세세한 부분을 짚어주고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철학학자와 청년의 대화형식의 구어체라 이해가 쉽다.


이 책은 삶에 대한 용기를 가지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실행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도서관 사서를 하다가 아들러의 이론을 만나 교육자로 직업을 바꾼 청년이 교실내에서 일어나는 학생들과의 갈등을 토로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그에 걸맞는 해결책을 제시해주며 나아가 상과 벌, 경쟁원리가 아닌 협력원리에 기초하는 방법, 공동체 감각, 사랑하는 인생에 관한 이야기까지로 뻗어 나간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삶의 궁극에는 '사랑'이 있다는 것이었다. 존경,신뢰, 공동체 감각. 헌신과 자립. 모든것이 '사랑' 안의 것들이었다. 아이를 키움에 있어서 우리가 가지고 있었야 할 사랑, 배우자를 선택하고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사랑. 이웃을 사랑하는 데 사용해야 할 사랑 등  그 모습들은 각기 달랐으니 결국은 '사랑' 으로 귀결된다는 내용이었다.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접하면서 빅터플랭클의 '로고테라피'와의 닮은점과 차이첨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닮은점이라면 과거의 경험이나 상처를 문제 삼지 않고 현재에서 내가 취할 수 있는 장점들을 가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자세가 그것이고, 차이점이라 한다면 전자는 좁은 의미로써의 개인의 삶을 논논하는 것이 주라면, 후자는 좀 더 넓은 의미에서 개인을  바라보았다는 관점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양자 모두 종래 인간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 희망의 메시지를 아들러는 다음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고 해석함으로써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다.
과제 분리: 누구의 과제인가를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선택이 가져온 결과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누구인가?
존경: "존경이란 인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사람이 유일무이한 존재임을 아는 능력이다."
         "존경이란 그 사람이 그 사람답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다."
자립: 자립이란 경세상의 문제도,취업상은 문제도 아닌 인생에 대한 태도, 생활양식의 문제이다.


아들러는 함께 잘 사는 삶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 받는것에만 급급하고 나눌 줄 모르는 우리의 의 모습이 아들러를 깨운 것이라 생각한다.  곳곳에 다소 이상적인 이론이라 느껴지는 부분이 있긴했지만 그  부분은 이 분야에 관해 더 잘 알아야 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싶어 넘어가도록 한다.나도 아들러가 지향하고 있는 '나'와 '너'라는 주어보다는 '우리'라는 단어를 내 삶의 주어에 넣고 싶다.  하지만 한편으론 자신보다 타인에 대한 나눔과 사랑이 선행되기는 힘들다고 느끼기도 했는데 그래서 이 이론에 백퍼센트 동의를 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인생살이 그 궁극에 '사랑' 이 있다는 것을 확인 시켜주었기 아들러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충분히 있다고 느꼈다.

교육에 관해 논하는 부분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었던 점이 아쉬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유용하기도 했다. 육아서로도 좋고,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서도 좋고, 여전히 운명적인 사랑을 탐하는 사람들에게도 특효약이 될만한 책이다. 내 지나간 삶을 빛나게 해준 책. 그래서 더 고마웠던 책. 매장 넘길때 마다 아까웠던 책 '미움받을 용기2'권. 무엇보다 '평범해질 용기'를 얻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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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철학은 학문이라기보다 인생을 사는 '태도'인 셈이지.
전지전능한 신에게 가르침을 받고 답을 구하는 것과는 달리,
소크라테스 입장에서는 신만이 '지혜로운 자' 일세.


45
<행동의 목표>
1.자립할 것
2.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
<행동을 뒷받침하는 심리적 목표>
1.내게는 능력이 있다는 의식을 가질 것.
2.사란들은 내 친구라는 의식을 가질 것.

51
존경 (respect)의 어원인 라틴어 '레스페치오(respicio)' 에는 '본다' 라는 의미가 있네. 먼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보는 걸세. 자네는 아직 아무것도 보지않았으면서 보려고 하지도 않네. 자신의 가치관을 밀어붙이지 않고 그 사람이  ' 그 사람인 것'에 가치를 두는 것. 나아가서는 그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존경이라네. 타인을 조종하려는 태도, 교정하려는 태도에는 절대 존경이 없지.


124
커뮤니케이션의 최종적인 목표는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네. 전하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어.
전달한 내용을 사람들이 이해하고 일정한 합의를 이울 때 커뮤니케이션은 비로소 의미를 갖네.


223
믿는다는 것은 뭐든지 무작정 받아들이라는 의미가 아니라네.
그 사람의 사상이나 신조에 대해, 혹은 그 사람이 하는 말에 대해 한번쯤 의심해보는 것.
일단 믿는 것을 보류하고 자기 나름대로 생각해보는 것.
그런 다음에 해야할 일이, 설령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해도, 그것까지 포함해서 그 사람을 자체로 믿는 거라네!


231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타인을 믿는 것. 그것이 신뢰라네. 우리 인간은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믿을 수 밖에 없는 거라네.


236
"누군가가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이 협력적이지 않더라도 그것은 당신과는 관계 없습니다. 내 조언은 이래요. 당신부터 시작하세요. 다른 사람이 협력하든 안 하든 상관하지 말고 " 누군가 공동체 감각의 실효성에 대해 묻자 아들러는 이렇게 답했지.


253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는 순간, 자네는 아들러의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될 테지.


258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 라는 주관적인 느낌이 든다면, 즉 공헌감이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더 이상 근거를 찾을 필요가 없다.


270
우리가 자신의 생활양식을 선택할 때, 그 목표는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우리는 모두 생명과 직결괸 생존전략으로서 '사랑받기 위한 생활방식'을 선택하는 거라네.


272
자립이란 경세상의 문제도,취업상은 문제도 아닐세.
인생에 대한 태도, 생활양식의 문제라네...자네도 누군가를 사랑해야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이 오겠지. 그때가 바로 어린 시절의 생활양식과 결별하고 진정한 자립을 이룰 때라네. 우리는 타인은 사랑함으로써 비로소 어른이 되는 거니까.

사랑은 진정한 자립이네. 어른이 되는 거지. 그래서 사랑이 힘든 거라네.


297
"사랑하고 자립하고 인생을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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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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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doumi81/220757368806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다.

표현할 내면이 거칠고 황폐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글을 써서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다면 어울리는 내면을 가져야 한다.

그런 내면을 가지려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글은 '손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은 온몸으로,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 

 

 

본문중에서-

 


글쓰기는 어렵다. 그래서 책리뷰를 써야하는 순간이 올때마다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주제가 어렵게 다가오는 글은 아예 쓸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왜일까? 말하는 것보다 쓰는 것이 몇 배나 힘이 드는 이유는 정해진 글쓰기 규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나는대로 아무렇게나 글을 써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책의 내용을 잘 새길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잘 써서 남기는 것이다. 앞으로도 글쓰기는 오랫동안 나를 힘들게 할 것이다. 하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글일지라도 계속 써나가는 것만이 글실력을 향상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고되지만 난 지금도 글을 쓴다.그리고 써야 살 수 있다.

 

이 책을 읽기가 겁이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읽기가 껄끄러웠다. 내 글의 부족함이 드러날까봐 싫었다. 잘 쓰지 못하면 따끔한 충고와 충격을 받아야 마땅한 것인데도 쉽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살아가면서 글을 써야할  순간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힘을 냈다. 마음을 전달하고 진심을 보여주는 글을 쓰기 위해 힘겹게 책장을 넘겼다.

 

유작가님은 이 책에서 글쓰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준다. 취향고백과 주장을 구별하고 글쓰기의 철칙을 지키는 기본 태도. 그리고 책읽기와 글쓰기의 상관관계를 쉽게 설명해준다. 전략적 독서를 위한 실천방안과 도서목록도 제시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첨삭을 해서 여러 글을 수정하는 것이었다. 수정 전과 후의 글을 비교를 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 수정 전에 밑줄을 그어놓은 곳이 수정후의 글에는 그어져 있지 않은 점이 다소 아쉬웠다. 더 매끈하고 읽게 쉽게 글을 수정하다보니 특정 부위에 밑줄을 그을 수가 없었을 것이 아니었나 싶다.

 

글쓰기의 기본자세와 철칙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내 글쓰기에 자주 사용되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머리로 아는 것은 가슴과 발로 닿기까지가 어렵다.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했다. 다독은 좋은 글쓰기의 기본기이며 지탱해주는 힘이된다. 독해를 넘어 요약과 발췌를 하고 자신만의 사유를 완성하여 글을 쓰는 것만이 좋은 글이 될수 있는 자격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게 된다. 지름길은 정녕 없는 것인가보다.

 

좋은 글의 특징은 단문이다. 문장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고 잘 줄이는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내공이 필요하다. 다음은 부사와 접속사 형용사를 최대한 줄여서 글의 군더더기가 제거된 깔끔한 글이다. 내가 가장 못하는 글쓰기의 습관이기도 하다. 접속사가 반드시 있어야 문단이 매끈하게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정말'. '너무', '참', '굉장히' 등 이런 부사들도 내 글의 단골손님이었다. 오늘부터는 그 손님들을 자주 만나지는 않아야겠다.

 

 

논술을 제외한 글쓰기의 방법에 관한 책이다. 어렵고 딱딱하게 글쓰기 기술을 알려주는 책보다 이 책이 더 유익하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글이 매끄럽고 자연스러웠다. 자뻑이 심한 책이라는 생각도 했다. 잘난것을 잘났다고 하니 할말은 없다. 하지만 나쁜글로 '까인' 사람들은 기분이 좋진 않을 것 같다. 유작가님의 논리라면 반드시 글이 그 사람의 진짜 인격과는 관련이 없으니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글쓰기 이외에도 좋은 내용이 있었다. 외래어 사용이 지나쳐 우리 말이 많이 자리를 잃었다는 내용은 깊이 와닿았다. 나도 습관적으로 한자나 영어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유작가님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을 받은 이오덕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쓰기> 를 반드시 읽어봐야겠다. 일상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행복을 느끼며 살길 바라는 작가님의 마음을 느끼는 글도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다른책의 서평을 쓸 때보다 부담스러웠다. 각 문단의 주제에 맞도록 쓰려고 노력했다. 소주제만 제시했을 뿐 전체적인 주제를 일관성있게 쓰지 못했다. 소리내어 읽어보고 어색한 곳은 다시 손을 봐야겠다. 덕분에 긴장하면서 글을 썼다. 새로운 경험이다. 적지만 두세 가지는 반드시 마음에 담았다. 단문으로 쓰기, 삶과 일치하는 글쓰기 위해 노력하기이다. 쓰는 것을 어렵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유작가님의 마음을 실컷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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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취향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36

글쓰기는 재주만으로 하는일이 아니다.

논리의 완벽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고집, 미움받을 용기를 겁내지 않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42

조직의 서열과 계열은 인격의 높고 낮음과 관계가 없다.

신분차이나 지배, 종속 관계도 아니다. 단지 인격적으로 평등한 개개인이 조직전체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합의에 따라? 서로 다른일을 하는 것 뿐이다.

 

 

53

글쓰기의 목적은, 그 장르가 어떠하든,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해 타인과 교감하는 것이다.

 

 62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많이 쓸수록 더 잘 쓰게 된다.

 

84

글의 첫문장. 내지르기! 단문으로!

 

 

92

글은 쓴 사람의 인격을 반영하지만 인격 그 자체는 아니다.

초고를 보여주고, 지적과 비판과 조언을 듣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반영해서 글을 고치는 것은 나쁠게 없다.

몰래 쓴 글을 혼자 끌어안고만 있으면 글이 늘 수 없다.

 

 

100

훌륭한 글은 뚜렷한 주제의식, 의미 있는 정보, 명료한 논리, 적절한 어휘와 문장이다.

 

 

115

글을 쓸 때도 번역을 할 때도 , 말하듯 쓰는 것이 좋다.

 

136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고르는 기준.

1.인간, 사회, 문화, 역사, 생명, 자연, 우주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개념과 지식을 담은 책이다.

2.정확하고 바른 문장을 구사한 책이다.

3.지적 긴장과 흥미를 일으키는 책이다.

 

 

 

236

글의 군더더더기를 없애는 법.

1.문장을 되도록 짧게, 간단하게 쓴다.

2.군더더더기를 없앤다. (접속사. 형용사,, 부사 제거..)

 

단, 뜻과 느낌을 강하고 확실하고 깊게 전하려면 복문을 쓴다.

 

 

244

다른 정보가 없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텍스트를 쓰려면 철저하게 독자를 존중해야 한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전문용어나 이론을 끌어올 때는 문멕에 비추어 이해할 수 있도록 적당한 방법으로 설명을 붙여야 한다.

 

사는 만큼 쓴다. 잘 살아야 잘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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