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우연히, 아프리카 - 프랑스 연인과 함께 떠난 2,000시간의 사랑 여행기
정여진 글, 니콜라 주아나르 사진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20대 초반의 방황하는 영혼을 가진, 아직 소녀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여인의 비밀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의 책이 아닐까싶다. 한편의 여행에세이 같지만 아직은 여린 그리고 순수한 마음이 담긴... 

 책의 편집이나 구성, 사진 등은 무언가 부족하고 많은 아쉬움을 주지만 글쓰는걸 좋아한다는 작가의 여행 이야기는 너무나 읽는 이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하지만 책의 전체적인 편집이나 구성이 아쉽다. 하단의 여백은 나름 의미를 부여한것 같긴 한데 차라리 빼곡히 들어선 본문에 조금의 여백을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거기다 내용도 초반에 너무 무게감 있게 가다보니 조금만 읽다보면 지루해지고만다.


초반에는 너무 진지한, 우리가 여행지에서 느끼는 세밀한 감정들 속에서 무게감 있고 무엇인가 의미를 부여하려고만 해서일까 처음에는 작가의 글 솜씨에 빠져들다가 지루함에 마주하게 되고 책을 살포시 놓으려 할 즈음 그들의 파라다이스를 향한 여행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작가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된다.





대항해시대에 미지의 곳을 탐험하듯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발견한 세상의 이면이 건조하면서도 깊게 느껴지는 그녀의 독백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전반적으로 마음에 드는 책이다.

"여행의 끝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삶이라는 것은 원래 떠나고자 하는 욕망과 곧 떠날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사이에서 천연덕스럽게 유지되는 망설임과도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의도할 수 없는 진짜 행복은 그저 따뜻한 사랑의 품 안에 스스로 안착하는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우리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믿음으로 살며시 두눈 감을 수 있다."

당차게 그 순간순간을 묘사해 내는 글솜씨가 참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책. 그런 작가의 어휘와 표현력을 빼면 지루하다고 할수 있는 그런 책인데도 우리가 느끼는 아프리카의 후덥지근하다 못해 숨이 턱턱 막힐듯 한 날씨와 먼지 가득할것 같은 풍경을 너무나 매력적으로 참 잘 묘사해주고 있다.

프랑스 연인과 함께 떠난 2000시간의 사랑여행기란 부제목이 있지만 사랑 이야기는 거의 없다.  일거리를 찾아 헤매는 아프리카 젊은이들, 오래전 우리가 그랬듯 유럽에 대한 막연한 희망과 꿈을 가지고 밀입국을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 녹아버릴것 같은 땅의 열기와 더위에도 미소지으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의 삶과 다를바 없이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 했다.

 흥미로움이나 에피소드 중심으로 묶여져 있지 않아 다른 여행기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지만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이런 글을 쓰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했고가 아닌 무엇을 보고 나는 무엇을 느꼈고 그것이 나에게 주는 영감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여행기를 언젠가 꼭 써보고 싶게 가슴 한켠에 열정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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