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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가 바보들에게 - 우리시대의 성자 김수환 추기경, 우리 영혼에 깊은 울림을 주는 잠언들 ㅣ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 1
알퐁소(장혜민) 옮김, 김수환 글 / 산호와진주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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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전 세계 수많은 신도들에게서 우리나라 비 신도들에게까지 추앙받고 존경받는 그분도 마지막까지 자신을 바보라 칭하며 스스로를 낮추셨다.
왜 스스로를 바보라 하신 걸까? 예수님이 베푸신 은혜와 짊어진 고통과 아픔을 자신은 그 반도 짊어지고 가지 못해서 그러신 걸까?
“얼어붙은 자연에 봄의 입김이 서려옵니다. 그런데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엔 언제 봄이 옵니까.”
p.142 평화를 위한 기도 중
분단의 비운과 가혹한 시련 속에서도 이겨낸 우리 민족을 위한 주님을 향한 외침이며 그분의 마음이 가득 담긴 이 기도는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에 대한 찹찹한 마음과 자꾸만 분열되어가고 마음이 어두워지는 사람들의 현실에 가슴아파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언제나 조용하고 미소만 가득하실 거 같은 분이 이 기도를 드릴 때는 가슴속에서 꺼내는 아픔과 절망과 고통의 마음이 가득 담겨 외치실거 같은 느낌이 든다.
“배리(背理)와 역리(逆理)가 순리와 도리에 앞지르고 있습니다. 우리 손은 깊이 부패되어 있습니다. 우리 발은 깊이 흙탕물에 젖어있습니다.”
언제나 웃음과 미소 그리고 따스함으로 우리에게 좋은 말씀을 전해주시던 그분께서도 우리 사회의 어둠과 비리 그리고 사람들의 악행에 대한 걱정이 너무나 크셨나보다.
양심은 가장 마음 깊숙한 곳에서 주님을 만나는 곳이라고 하셨다. 양심을 지키고 살아가면 언제나 내 가슴속에 주님을 품고 그분의 말씀을 따라하며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리라.
처음 한번 잠언집을 읽었을 때는 그냥 좋은 말씀인가보다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하루를 보내고 쉬며 마음을 차분히 하고 다시 읽었을 때 그분의 말씀이 조금 더 깊이 내 마음속을 울렸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말씀들을 해 주셨을 지도 모르지만 옆에서 김수환 추기경께서 조언해 준다 생각하며 읽으면 내 가슴속 깊이 그 말씀이 와 닿지 않을까 생각한다.
종교인을 떠나 일반인들도 한번씩 마음이 답답할 때 펼쳐서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