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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더 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리포트 대신해줘서 고맙다며 친구가 선물해 줬던 책.. 도서관에서 혼자 앉아 책 읽다가 미친놈 소릴 들을뻔했다.
친구가 책을주며 절대 도서관에서 혼자 키득거리지마라고 했는데. 도무지 견딜수가 없었다..
키득키득..큭큭.. 힐끔 쳐다보는 맞은편의 총각..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래도 웃긴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이 확 뚫린다...
도서관에 앉아 공부만하다 우울해 하는 나를 위해 이 한권을 준듯 한데...
[공중그네]를 읽어보지도 못해 어떤 책인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책을 펴 불의의 일격을 당한것이다.
세상에 억압된 감정이 있는 남자. 어느날 갑자기 텐트치기가 하루종일 지속된다. 화장실에가서 혼자 회포를 풀어도, 두드려도 보았지만 빳빳하게 서있는 고녀석... 수영에 미친 아저씨, 누군가 자신을 스토커 한다고 믿는 과대망상증의 그녀까지....
웃기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일수도 있다(맨날 텐트친다는게 아니구..ㅡㅡ;)
그들을 치료하는 뚱뚱하고 엉뚱한 의사 이라부...
일본에서 인더풀이라는 영화까지 만들어져서 궁금한 마음에 봤는데..책만큼의 즐거움과 유쾌함을 주지 못했다.아마도 주인공 이라부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지 싶다...
엉뚱한 이라부의 처방은 사람을 편하게 하고 삶의 의욕을 살려준다.
지치고 힘든 요즘... 이라부처럼 마음편하게 그리고 부끄럼없이 다가갈 수 있는 어딘가 기대고픈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주변에...지쳐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한권의 책과 따스한 미소로 격려해주는건 어떨지?
이라부같은 사람이 곁에 한명정도는 있다면 우울증이란 녀석은 절대 다가오지 않을거 같다. ^^
"이라부는 미치광이와 정상인의 거리를 한없이 제로(0)로 만드는 인격이다. 인간은 누구든 어떤 실미적 편향을 가지고 있고, 다만 그것이 좀 심하면 특별한 몸의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람의 심리적 편향은 개인적 삶의 궤적이 그려낸 흔적이다. 지하 공간에 있는 이라부. 변태적인 느낌의 의사, 육체파 간호사, 퀘퀘한 지하 치료실 이 모든 것도 이라부의 치료 행위에 들어가면 환자는 잊어버린다. 단지 이라부의 돌출행동에 신경이 쓰이고 자신의 병에 대해 스스로 자각해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치료에 있어서 이라부는 매개의 위치에 있을 뿐. 현실의 벽과 현실에 존재하는 나 사이의 고민. 이라부에게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너는 무엇? 너는 무슨생각해? 그렇게 하자. 남의 시선은 없다. 너 스스로의 병을 스스로 해결해 가는 거다. " - 출처 미상.
이라부의 꺼리낌 없는 행동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