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
조진국 지음 / 해냄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남자 혼자 사는 방에 어디선가 낯선 여자의 향이 난다. 여자가 내 방에 올 이유도 올 사람도 없는데 도대체 어디에서 여자향수 냄새가 나는 걸까? 궁금함에 이곳저곳 막 뒤져본다.

무심코 들어 올린 책에서 은은한 향이난다. 마음을 차분하게하고 기분을 좋게 하는 향기가 책에서 나고 있는 것이다.  ‘엇. 책에서 웬 향이 나는 거지?’ 책이 택배로 도착한지 1주일이 지났는데 책을 받았을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야 향을 느끼고 그 향이 마음속 깊이까지 파고들었다.

 마치 사랑할 때는 그저 그 순간이 좋았지만 사랑이 끝나고 누군가를 마음속으로 그리워 할 때 상대방의 모든 것이 뒤늦게 떠오르고 그리움에 사무쳐 그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된 그런 것처럼 향기는 뒤늦게 나의 마음을 자극했다.

책의 주인공 희정양의 향일까? 소설 향수에도 나왔듯이 향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책속에 살짝 꼽혀있는 책갈피에서 나오는 향은 책속 주인공이 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했다.

 “사랑에서 가장 눈부신 순간은 언제일까.”

사랑에서 가장 눈부신 순간은 서로가 사랑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그 순간. 바로 처음 사랑고백을 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손을 잡고 첫 키스를 할 때 그 순간이 가장 눈부신 순간이 아닐까?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이야기가 살포시 나온다. 헤어짐과 다시 만남 그리고 헤어진 이에 대한 추억과 미련까지. 무엇이 사람을 움직이고 사랑을 움직이는지 한 여인의 마음과 생각을 통해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나에게 있어 사랑은 무엇이며 사랑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세상엔 빠르고 가볍고 잘난 토끼와 느리고 무겁고 못난 거북이가 있다면, 나는 거북이로 사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 작가의 말 중

거북이. 거북이들의 마음이 이 책의 핵심이다. 토끼와 거북이 둘 중 자신은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보자. 연애의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읽으려다 고른 책. 외롭고 누군가 곁에 있어 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고 싶었는데 그것이 이기적이며 나만 생각하는 것임을 알았다. 사랑은 그 누구보다 소중한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며 서로가 더 멋지고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가는 공동의 발걸음이란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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