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인들의 마음이 담긴 책

한국 철학 스케치 1 - 이야기로 만나는 교양의 세계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 / 풀빛 / 2007년 2월

‘너 자신을 알라’, ‘공자왈 맹자왈’은 알지만 정작 우리고유의 문화와 사회에 영향을 준 한국철학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나의 무지함을 지적해주는 책이 바로 ‘한국철학스케치’다.

  깔끔한 디자인의 두권의 책, '고리타분할것 만 같은 한국 철학을 어떻게 담아낼까? 과연 한국 철학이라는건 어떤걸 말하는 걸까?'는 생각으로 1권을 펼쳤다.

  1권은 전통 철학을 중심으로 삼국시대부터 조선 중기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중심으로 한국철학의 기원과 철학자들 그리고 역사적 흐름에 중심에두고 이야기 하고있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남아있는 한국 불교철학. 그 불교철학의 중심에 원효의 합침의 불교가 자리하고 신라의 호국불교가 훗날 삼국을 통일하는 밑거름이 될 때 우리 역사의 중심에는 바로 한국철학이 존재하게 된다고 말한다.  한국불교를 토착화 시킨 원효는 “일체유심조 - 一切唯心造”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다는 ‘화쟁’을 통한 화엄 철학을. 새로운 왕조의 등장과 불교는 역사의 어둠속으로 슬며시 사라지고 불표의 모순과 타락을 비판하고 기존세력을 누르기위해 민중 중심의 성리학의 등장, '신하는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충신으로 알려진 정몽주, 자신의 철학과 정치적 입지를 위해 애쓰다 정적으로부터 죽음을 당했지만, 역사는 그를 숭고한 선죽교의 죽음으로 평가하는 대목에서  철학과 시대 그리고 역사는 서로 뗄수없는 쳇바퀴 돌듯 서로 맞물려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에게 알려져있던 대다수의 유명 정치인이자 사상가들이 사화를 통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을 알고있다. 이 책에서는 그들이 왜 사화에 말려들었으며 어떤 철학을 주장했길래 죽음을 맞이해야했는지 철학가적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었다.  자영농의 증가와 민본정치, 유교의 토착화를 이룬 정도전이 개혁적이며 중앙집권적 정치를 꽤하자  이를 두려워한 이방원에의해 죽음을 당하고 조광조를 중심으로 급진적 개혁 세력의 등장과 기묘사화로 이어지는 훈구파와의 대립이 그 대표적인 예로 들수 있다.

 도덕이상주의 철학을 주장한 퇴계 이황과 기대승과의 사단칠정논쟁. 훗날 실학을 이끌어낸 율곡이이의 현실을 중시해 보다 나은 현실을 만들려는 노력이 담긴 철학까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게 알려진 철학자와 사상가, 정치가들의 이야기가 나열되어 있다. 그 속에서 훈구파와 사림파의 정치대결, 성리학에 대한 학자들간의 논쟁까지. 우리가 겉만 핥았던 역사적 이야기가 1권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2권에서는 물질적인것보다 정신과 마음을 중시한 성리학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부분을 강조한 실학이 등장, 개화기 시대의 우리 철학자들의 태도와 역사적 사건들, 평등사상과 민중 운동 등 가장 혁명적이며 많은 풍랑을 겪은 시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유형원이 토지제도개혁을 통해 농민이 나라의 근본임을 주장하고, 당파싸움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한 이익, 조선후기 양반제도의 통렬한 비판, 중국중심에서 벗어나 우리의 역사관을 가지자는 학자들의 주장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철학자, 사상가, 정치가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새로운 학설을 내세웠고 결과는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즉, 시대의 혁명, 변화를 주도한 사람들의 사상, 철학적 이념이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힘이자 방향이라 생각된다.

 2권이 1권에비해 가장 큰 차이점은 2권에 다루는 내용들은 개화기와 외국 열강의 침탈에 맞선 우리 선조들의 사상을 다룬다는 것이다. 내부적인 정치와 연관된 철학자들간의 대결이거나 중국에서 넘어온 사상과 철학의 문제였지만 2권에서부터는 조선 후기 서구 열강의 등장과 500년집권의 문제들이, 변하지 않는 정치제도의 문제들이 등장하면서 내 외적 풍랑속의 우리 철학과 사상들을 다루는 것이다. 서구 열강에 맞서며 구시대적인 문화와 관습에 자꾸 피폐해 지는 평민들이 보다 나은 세상을만들기위해 다양한 사상들을 만들어내고 강대국에 억압되고, 어리석은 정부에 탄압받던 철학자이자 혁명가들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을것 같다. 

 두권의 책을 읽으며 우리의 역사적 흐름과 주요 시대적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었으며 단순히 역사가나 사상가로 알려진 인물들의 뒷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어렵기만 한 철학이야기를 우리의 역사와 사상을 엮어 알기쉽게 풀어쓴 책이란 생각이든다. 역사는 역사가에 의해 비로소 진실이 되어간다고 한다. 역사가가 생각하고 판단하는것에 따라 역사는 진실이 되는 것이다. 역사속의 우리 철학이 가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판단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