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386 - 진짜가 온다 2035세대!
커밍아웃 2035 편집부 엮음 / 메카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을 펼치기 전에 ‘2035’세대란 어떤 세대였을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한창 대모와 한총련의 힘이 강하던 급진주의 진보성향에서 벗어나 문민정부의 등장과 지방화시대,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정치, 사회전반적인 개혁의 바람이 불던 과도기적 세대가 바로 2035세대가 아닐까 생각했다. 특히 진보와 보수의 경계에서 정체성을 잃어가는 세대 바로 그들이 2035가 아닐까?

 가장 힘겨웠고 시련의 시기를 거친 근대 민주화의 주역들 386세대. 군부와 독재의 시기에 민주화를 외치던 그들에서 포스트386으로 넘어오며 생기는 정치적 괴리감과 한국사회의 문제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을 이 책은 분석과 근거 자료의 제시를 통해 하나씩  지적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32%에 이르는 포스트386세대. 그런 그들의 힘은 인터넷 선거와 바람(총풍, 이미지선거, 인터넷선거열풍, 진보언론등장)을 일으켰고 새로운 스타일의 정권을 창출했고 정치, 경재 등에서 수많은 새로운 시도를 낳았다. 하지만 그 결과 비정규직 (20~30대 임금노동자)으로 시작하는 직장인이 52%, 부동산 시장 불안정, 서민경재 불황, 치솟는 물가 등 수많은 문젯거리만 다시 불거졌다.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문민정부 이후 참여정부까지 가장 문제된 것이 바로 부동산투기가 아닐까? 큰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 같았던 노무현 정부, 그러나 부동산 시장안정을 가장 큰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오히려 정부 정책에 반대되는 결과들만 나타나 국민들에게 엄청난 실망과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만 낳았다.

 진보, 개혁, 참여정부를 외치던 386세대, 87년 체제의 사람들이 붐을 일으키고 그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며 지지하던 포스트386세대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는 더 이상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붐이나 이미지, 개혁, 진보 보수를 떠나 현실적인 문제를 짚을 줄 아는 그리고 해결할 줄 아는 대통령을 뽑는데 사람들은 관심을 집중했다. 책에서도 그동안 시민운동, 학생운동의 주축이자 참여정부의 핵심 세력이었던 386세대의 잘못과 일부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 386세대의 대표인 냥 변해버린 그들의 잘못과 실패를 지적하며 포스트386은 기존의 386세대에서 벗어나 새롭게 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5.31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지방구의원후보 한사람은 “당 내에서 보수만 외칠게 아니라 보수와 진보 모두의 장점들을 모아 모든 이들이 두루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계획들이 나와야 한다”며 보수속의 진보, 진보속의 보수가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바로 포스트 386세대 역시 이런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고인물이 되지 않아야 우리 사회가 살아남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에서 말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주안점 세 가지. “탈권위주의-민주성, 공정성(원칙확립), 투명성” 이 세 가지는 지켰고 이뤄냈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노무현 어록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말말말로 사건이 많았던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심리학적인 분석을 통해 평가한 것은 아주 참신하단 느낌이 든다.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언론은 자신들의 맛대로 그 말을 해석해 국민들은 큰 혼란을 겪기도 했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말. 책에서는 “독립적, 시민적 의지의 강한 표출도 되지만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 라는 지적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보면 슈퍼맨리더십의 소유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주장하는 말은 옳고, 노무현 대통령이 바라는 방향대로 나아만 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테지만 그의 주변에는 그의 말을 믿고 행동으로 옮겨줄 사람들이 없다. “끊임없이 주목받고 싶어 하고 긍정적 평가를 받고 싶어 한다”는 책의 평가는 연민의 정마저 느껴지게 한다.

 이 책은 그동안 진보를 외치던 진보진영은 구세대의 잔존 세력이며 이제는 그런 구세대적 인식이 담긴 진보를 탈피하고 새롭게 시대와 역사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진보를 만들자는 주장을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비록 책이 논지에서 자주 벗어나 부가적인 주제를 많이 다루어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특히 어떤 주장을 했으면 그 근거를 제시하고 관련된 학문적 지식을 뒤에 설명해 줘야하는데 이 책은 원론적인 내용을 너무 많이 다뤄 자꾸 논점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진다는 느낌이다. 주제와 근거, 학문적 이론 간의 계연성이 뚜렷하다면 훨씬 이해하기 쉬운 책이 되었을 텐데 아쉽다.

 

 2035세대는 공모전에 익숙한 프로젝트 세대라고도 할 수 있다. 토론과 프로젝트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아간 2035세대들 그들에게 조사, 분석 그리고 기획의 단계로 넘어감에 있어 이 책은 철저한 분석과 조사는 있지만 기획의 단계가 부족하다고 본다. 386세대의 문제점, 이분법적 사고와 마르크스주의 등 원론적인 부분도 다뤄졌지만 결국 그들 세대에서 탈피한 이후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없다. 꼭 특정 방향을 잡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세대에서의 탈피는 결국 정체성의 혼란과 사이비 세력의 난무로 이어질 수도 있다.

 2035세대가 가진 기존 386세대에게 없는 힘과 능력, 그들만의 문화와 환경을 가지고 더 나은 세계, 더 나은 정부와 국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담겼다면 훨씬 읽기 쉽고 공감이 가는 책이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