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눈동자 안의 지옥 - 모성과 광기에 대하여
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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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인 줄 알고 받아들었다. 
수필집이었다. 산후정신증을 
경험한 엄마의 솔직하고 눈부신
기록이라는 수필집의 가제본! 

제목부터 으스스한데, 부제는 
모성과 광기라니...
이 책을 중간쯤 읽었을 때까지도 
이건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책을 읽을 때 전에는 책의 
겉표지부터 조목조목 다 읽고 
목차까지 읽고나서 순서대로 
책에 기록된 글자들을 모조리 읽는 
식으로 책을 읽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소설이나 
수필집은 목차도 넘어서서 바로 
본문부터 읽는다. 그건 책에 대한
편향을 갖고 읽고 싶지 않은 나만의
노력이랄까. 

이 책 역시 그렇게 시작부터 흥미진진
하게 책 속의 주인공의 삶으로 파고들듯
읽었다. 읽다보니 작가가 궁금하다. 
앞으로 돌아가 작가의 이력을 본다. 

작가의 이야기 자체다. 
어머나.. 그녀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내 어깨에 짖누르듯 머물러 내려 앉는다.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시점에서 수필집이라고
변화되는 내 시선의 지점에서 아차 하는 
생각과 함께 더욱 공감이 되며 몰입이 된다. 

가제본답게 이 책은 영화의 미리보기와도 
같이 감질맛이 났다. 이 책을 꼭 사서 
뒷부분을 꿰어 맞춰야 속이 시원할 것만 
같게끔 궁금증 최고조다. 

백일된 아들의 눈에서 악마를 보았다니..
그 이야기는 안 나온다. 이 가제본에는...
그녀가 정신과 병동에 입원해서 과거의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정도로 그친다. 

왜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는지는 산후우울증의
깊음과 관련이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으니 더 상상하게 된다. 

출산한 산모의 절반이상이 산후 우울감을 갖고,
그 중 일부는 산후정신증을 경험하기까지 한다. 
나 역시 산후우울감으로 아이 셋을 낳을 때마다 
겪었다. 육아가 힘들어서라기 보다 한 여자가 
삶의 생애주기의 큰 격동을 겪는 엄마되기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100일된 아이를 놔두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그녀의 복잡다난한 과정을 젖몸살보다 더 아프고
아팠을 것이다. 
결혼하여 엄마가 된 누군가라면 책의 어느 곳 하나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없을만큼 상세하다. 

하지만 그 문체만큼은 칼날처럼 차갑고 아프기만
하다. 그건 산후우울증 이전에 겪은 아픔에서 벗어
나지 못한 연장선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생각되어
진다. 

너무 많은 내용의 스포인가?
이 책의 가제본을 읽은 나로서는 이 책을 구해 읽지 
않고는 못 견디게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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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을 대로 하라 : 단 하나의 일의 원칙 1 단 하나의 일의 원칙 1
구스노키 켄 지음, 노경아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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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대로 좋을 대로 하라고 시작해서 좋을 대로 
하라고 끝을 맺는다. 그러나 그 시작에서 끝의 
극간에는 치밀한 접근과 연륜에서 오는 해답들이
정답은 아니지만 정확히 그 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간만에 내가 누군가에세 쉽게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한 지지를 얻을만한 책이었다. 
어쩌면 심플하고 명쾌한 이 한마디가 삶을
살아가는데 단단한 무기가 되어줄 인생의 
법칙이면서 경쾌하지만 본질을 찌르는
어드바이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었다면 쉽게 답하되,
그 안에는 단 한마디로 일축할 수 있는 
진심이 있어야 함을 몀심해야한다. 

이 책을 읽고 싶다면, 혹은 읽기 싫다면.
그대도 좋을 대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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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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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아빠.. 
나는 한번도 아버지라고 불러본 적이 없이
아빠라고만 부른다. 지금도. 
아버지라고 하면 아빠가 금방이라도 늙어버린
것만 같아서 나는 그리하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온 시절의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 내었다. 내용이 그다지 
슬픈 내용도 아니었다. 

한 가정의 소년이 자라 아버지가 되고, 
그 아버지의 아들들이 또 아버지가 되는 이야기.

그런데도 나는 이 책을 가장 나중에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다. 두꺼운 두께만큼의 아버지라는 
의미에 대해 자꾸 생각해보고, 어린시절부터의 
나의 아버지에 대해서 그려보느라 그 속도는 
나지 않았다. 

내게 아버지는 가슴이 콱막히면서 그 막힌게 
언제나 눈으로 쏟아져나왔다.
그 눈물은 언제고 줄줄흘러내리는 눈물이 아닌 
끈적하게 눈가에 맺혀서 흘러 내리지 못하고 
손으로 훔쳐내야 이내 뿌옇게 흐려진 시야를 
회복할 수 있는 그런 눈물이다. 

할말이 너무 많아서 책을 읽는 내내 자꾸 
자판을 두드려 쓰고 또 썼다. 

자식에 대한 마음이 변치 않는 아버지와는 
다르게 나는 자식이니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염치도 없이 시시각각 달랐다. 
그런 내가 말로도 글로도 정리하지 못한 것이 
내 부모, 내 아버지라는 걸 안다. 

존경을 하였고, 비난을 하였고, 무겁다 못해 
버겁다 느낀적도 있었다. 
원망이 가득하여 그 힘으로 살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게 아버지는 참 좋은 분으로 남아 
있어서 다행이었다. 

문학의 힘이란게 이런 것인가!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오랜만에 아버지라는 
이름 하나를 붙잡고 아무도 없는 차안에서 
꺼이꺼이 울었다. 어린 내가 되어 나는 울었다. 

고여있던 것이 두레박을 길게 넣어 퍼낸 것처럼 
시원해졌다. 아직 퍼내려면 멀었다는 생각을 
하지만 나는 조금의 덜어냄으로 조금은
홀가분해졌다. 

아버지라는, 어머니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글은 애써 읽지 않는 편이었다. 
이 책이 강제된 책읽기가 아니었다면 나는 
읽지 않았을것이다. 그렇게 마냥 피하고만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우물바닥에 머물면서 내가 가졌던 
마음에 대해 다소 무거울 듯 싶다. 
마음의 환기를 위해 다른 책을 들어야 하는데도 
쉽지 않을만큼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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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보기 싫은 상사와 그럭저럭 잘 지내는 법
안우광 지음 / yeondo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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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자마자 제목에 웃음부터 났다. 
2가지 때문인데, 하나는 평소 남편에게 
가끔씩 듣던 상사에 대한 이야기와 
부하직원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나서였다. 
또 다른 하나는 상사만 꼴보기싫으면 차라리 
낫겠다. 가끔은 같이 사는 가족도 꼴보기 
싫을 때가 있는데 상사라고 딱 정해주니 
웃음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직장 생활을 해 본 적이 없다. 
자영업자로써는 살아봤어도 직장에 들어가서 
일정기간 회사원으로 살아 본 적은 없다. 

그에 비해 우리집 가장은 뼛속까지 회사에서 
인생의 긴 시간을 보낸 사람이다. 
가끔 남편은 얘기한다. 직장생활을 나는 못했을
거라고. 나도 극구 부인하지는 않는다. ㅋ 

회사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씩 
듣는 회사의 이야기는 대부분 이 책에서 말하는 
꼴보기 싫은 상사와 어이없는 부하직원에 대한 
웃지 못할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다. 
그 이야기는 꼭 맛있는 안주와 맥주는 필수다.ㅋ 

직장말고도 믿을 구석이 있었다면 그 더럽고 
치사한 회사일을 당장이라도 때려쳤을테지만 
어찌 일안하고 살아갈 수 없으니 버티는 수밖에. 

이 책은 여느 자기계발서에서 봄직한 내용을 
회사의 환경이라는 곳에 대입하여 적어내려간 
책이다. 어느 정도 직장 생활을 한 사람에게도 
유용하겠지만 이제 사회생활을 하는 
사회초년생에게 적합하지 싶다. 

회사라는 공간을 선택했다면 우선적으로 
일잘한다는 소리정도는 듣고 싶을테고, 
그 첩경은 결국 상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동료들과 잘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사 어찌 자기가 맘먹은대로 
되겠는가. 그저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적절히 참고, 타산지석하면 될 일이지만 
이 책은 무작정 참고 맞추는 게 아닌 
상호호혜적인 관계로 지내라고 조언한다. 

이 책이 그렇게 자신있게 조언할 수 있는 
이유는 직장생활 34년차의 저자의 이력과 
자녀 둘이 이미 직장 생활하고 있으며 여러 
매체를 통해 직장생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연륜이 느껴진다. 특별한 색깔이 있어서 
이 책이 특별하다기보다는 결국 길은 정해져 
있지만 얼마나 자신에게 맞게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느냐의 문제인것이다. 
일종의 직장내 처세술인것이다. 

다 읽고는 다소 허탈할 수는 있지만 나의 경우는 
나의 고객들에게 그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보았고, 
다소 웃기긴 하지만 가족내에서도 내가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가끔 꼴보기 싫은 누군가와 
살아야 하는 입장에서 말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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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알래스카
안나 볼츠 지음, 나현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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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본 [wonder]라는 영화를 본 후로 
간만에 참 따뜻한 영화를 보았다는 생각이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역시나 같은 연장선상에서 흐믓하고 따뜻하기가 
봄볕같이 좋으네요. 

네덜란드 청소년소설이에요. 
네덜란드 소년 스벤과 소녀 파커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요. 둘은 같은 반 친구사이에요.
시작은 서먹한 친구사이.

스벤은 뇌전증을 앓는 아이에요. 뇌전증이 언제
발생할 지 몰라서 늘 반려견, 도우미견 알래스카와
함께 다녀요. 

알래스카는 원래 소녀 파커네 개에요. 
파커의 남동생 셋중에 막내가 개털 알러지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입양을 보내게 되는데 그게 스벤의 
집이었던 거죠. 

어느날 학교에 온 알래스카를 멀리서 발견한 
파커는 복면을 쓰고 매일밤 스벤의 집에 찾아가 
알래스카를 만나요. 

알래스카를 다시 데려오고 싶어했지만 
잘 훈련된 알래스카는 스벤의 곁에 남게 되요. 

동물에 대한 사랑, 친구간의 따뜻한 우정, 
가족간의 사랑등 풍성한 사랑이 퐁퐁퐁 샘솟는 
읽고 있으면 저도 그 네덜란드의 동네에 같이 
머물며 지내는 느낌이에요. 

책을 어느 정도 읽은 후엔 이 이야기가 영화화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잔잔하지만 감동이 
있고, 여러모로 재밌는 사건들도 있고 해서 즐거운 
영화감상이 될 것만 같더라구요. ㅎ

중등딸과 초등 아들들에게 읽어보라고 전해줬어요. 
따뜻하고 예쁜 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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