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인 줄 알고 받아들었다. 수필집이었다. 산후정신증을 경험한 엄마의 솔직하고 눈부신 기록이라는 수필집의 가제본! 제목부터 으스스한데, 부제는 모성과 광기라니... 이 책을 중간쯤 읽었을 때까지도 이건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책을 읽을 때 전에는 책의 겉표지부터 조목조목 다 읽고 목차까지 읽고나서 순서대로 책에 기록된 글자들을 모조리 읽는 식으로 책을 읽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소설이나 수필집은 목차도 넘어서서 바로 본문부터 읽는다. 그건 책에 대한 편향을 갖고 읽고 싶지 않은 나만의 노력이랄까. 이 책 역시 그렇게 시작부터 흥미진진 하게 책 속의 주인공의 삶으로 파고들듯 읽었다. 읽다보니 작가가 궁금하다. 앞으로 돌아가 작가의 이력을 본다. 작가의 이야기 자체다. 어머나.. 그녀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내 어깨에 짖누르듯 머물러 내려 앉는다.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시점에서 수필집이라고 변화되는 내 시선의 지점에서 아차 하는 생각과 함께 더욱 공감이 되며 몰입이 된다. 가제본답게 이 책은 영화의 미리보기와도 같이 감질맛이 났다. 이 책을 꼭 사서 뒷부분을 꿰어 맞춰야 속이 시원할 것만 같게끔 궁금증 최고조다. 백일된 아들의 눈에서 악마를 보았다니.. 그 이야기는 안 나온다. 이 가제본에는... 그녀가 정신과 병동에 입원해서 과거의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정도로 그친다. 왜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는지는 산후우울증의 깊음과 관련이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으니 더 상상하게 된다. 출산한 산모의 절반이상이 산후 우울감을 갖고, 그 중 일부는 산후정신증을 경험하기까지 한다. 나 역시 산후우울감으로 아이 셋을 낳을 때마다 겪었다. 육아가 힘들어서라기 보다 한 여자가 삶의 생애주기의 큰 격동을 겪는 엄마되기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100일된 아이를 놔두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그녀의 복잡다난한 과정을 젖몸살보다 더 아프고 아팠을 것이다. 결혼하여 엄마가 된 누군가라면 책의 어느 곳 하나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없을만큼 상세하다. 하지만 그 문체만큼은 칼날처럼 차갑고 아프기만 하다. 그건 산후우울증 이전에 겪은 아픔에서 벗어 나지 못한 연장선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생각되어 진다. 너무 많은 내용의 스포인가? 이 책의 가제본을 읽은 나로서는 이 책을 구해 읽지 않고는 못 견디게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