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장편소설 #신에겐12척의배가있나이다

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 상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4년 6월

성웅 이순신 장군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제일 존경받는 인물 중에 한 분이다. 장군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항상 많은 교훈과 함께 감동을 전해준다. 최근까지도 이순신 장군의 3부작 영화 「명량, 한산, 노량」이 만들어져 흥행을 했고, 장군에 관련된 소설 및 드라마는 또한 매우 큰 인기를 모았었다.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는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인도해 주는 등대와 같이 느껴진다.

이번에 읽은 『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는 여수 출신의 최인 작가가 일기체로 쓰인 난중일기를 바탕으로 1인칭 대화체와 감성적인 시를 통해 딱딱한 역사적 사실을 소설로 풀어낸 책이다. 예전에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흩어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재미로 읽는 책이 아니고 또한 당시의 상황이나 배경지식이 부족해 이해하기가 어려웠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난중일기와 전개가 같으면서 소설적 재미와 상상을 통해 더욱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우 기대가 되었다.

작가는 이 책을 쓰면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장수 이순신을 문객이자 시인이며, 한 여인을 사랑한 순수한 인간으로 재조명했다고 한다. 백성을 사랑하고 한 여인을 사랑하며, 목숨을 건 전쟁 속에서 자신의 삶을 껴안고 이해하는 인간으로서 장군의 모습을 머리 속에 그려 보며 책장을 넘겨 보았다. 소설은 임진왜란이 시작되는 해인 임진년(1592) 음력 1월 1일에서부터 시작해서, 장군이 돌아가시는 무술년(1598) 11월 19일까지를 이야기한다.

책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임진왜란의 양상과 장군과 관련된 거북선을 만드는 과정, 여러 중요한 전투 장면들, 원균과의 갈등 상황, 장군의 최후 등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책을 읽으며 임진왜란 당시의 많은 인물들과 만나고, 장군의 난중일기에는 등장하지 않는 전국의 주요 전투 장면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 책이 작가의 상상이 가미된 역사 소설이지만, 역사 속 임진왜란을 사실적으로 더 생생하고, 또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역병과 굶주림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백성들과 고통받는 장군의 모습,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의병장 등 전쟁이라는 나라의 커다란 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들을 보면서 임진왜란과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이 비교가 되기도 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과 전투 상황, 인물 배치 등은 승정원일기, 선조실록, 연려실기술, 대동야승, 난중잡록, 징비록 등에서 발취했다고 하는데, 역사 속 사실을 최대한 조명하려는 작가의 노력과 정성에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소설의 중간중간에 소개되어 있는 한시는 매우 멋스럽고 감성적으로 느껴졌다. 눈에 익은 이순신 장군의 한시 뿐만 아니라, 여러 인물들의 한시와 저자가 지은 36편의 한시도 실려 있어, 배경과 상황에 맞는 감정이 마음에 크게 와 닿았다. 책을 읽고 나니 임진왜란 때와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이 놀랍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임진왜란 때는 무능한 왕 주위에 그래도 나라와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충신들이 있었기에 위기를 잘 극복했지만, 지금은 깜깜한 새벽에 해 뜨기 만을 기다리는 심정이다. 나라를 지켜야 할 병사의 허무한 죽음 앞에 이순신 장군은 어떤 마음이 드셨을까? 절대왕정의 시기에도 권력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애국, 애민의 길을 가신 이순신 장군의 숭고한 정신이 오늘날 많은 위정자들 속에서 꼭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