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도시의 헌터스
칼리 월리스 지음, 박창현 옮김 / 그래비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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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더운 올여름을 견디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예년과 많이 달라진 점은 사람이 없는 조용한 카페를 찾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책을 읽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집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읽을 때면 더위도 잊고, 세상 시름도 잊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이번에 읽어 본 책 『잃어버린 도시의 헌터스』는 그런 면에서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 가운데 하나이다.



이 책의 작자는 칼리 월리스 (Kali Wallace)이다. 그는 대학에서 지질학을 전공하고, 인도와 히말라야의 지진을 연구한 지구물리학 박사이다. 저자는 자기 삶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과학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실제 세계를 탐험하는 것 만큼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어린이와 어른들을 위한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의 다른 작품으로 청소년을 위한 소설 《얕은 무덤들》, 《나무들의 기억》, 《섬들의 도시》, 성인 SF 소설 《구원의 날》 등이 있다.


표지 그림에는 눈 내리는 숲 속을 배경으로 주황머리 주근깨 소녀의 모습이 있는데, 앞을 응시하는 눈매와 다문 입술이 매우 다부져 보인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전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모든 소녀들을 위해라는 문구를 보며, 소녀에게 펼쳐질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었다. 이 주인공 소녀의 이름은 옥타비아이다.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50여년 전 마법사들의 전쟁과 전염병에서 살아남은 마지막 마을 비토리아에서 살고 있는 매우 모험심 많고 명랑한 소녀이다.


비토리아 사람들에게 아침 종소리는 하루의 시작을 뜻했다. 종소리는 깨어날 시간이고, 침대에서 일어날 시간이고, 일하러 갈 시간이다. 거대하고 위험한 황무지로 둘러싸인 비토리아는 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마을이자, 끔찍한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따뜻한 집이었다. P10



그녀의 마을인 비토리아는 거대한 성으로 이루어져 성문을 통해서만 외부로 출입한다. 성문 밖에는 마법으로 만들어진 잔인한 몬스터 페록스들이 활개치며 인간을 사냥하기에 항상 통제 되고 있다. 페록스는 낮에는 활동하지 않고 주로 밤에 활동하기 때문에 페록스를 사냥하는 헌터와 마을의 식량자원을 구하기 위한 일부의 인원만이 낮에 성문 밖에서 활동하고 해지기 전에 마을로 돌아온다. 몇 명의 마스터로 이루어진 마을의 의회는 마을을 지키고 다스리기 위해 모든 일을 결정한다.


옥타비아는 헌터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그녀의 어머니는 최고의 헌터였지만 부상으로 인해 아빠와 빵을 만들어 팔고, 그녀와 제일 친했던 큰언니 한나는 헌터로 활동하다 페록스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때문에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헌터가 아니라 마법사가 되기를 바라며, 그녀와 의논도 하지 않고 마을의 마법사인 플라비아 마스터의 문하생으로 정한다. 이에 화가 난 옥타비아는 빵을 만들기 위한 재료를 찾아야 한다고 성문의 경비병에게 거짓말을 하고는 성문 밖으로 나선다. 그녀는 전에도 헌터인 언니 한나를 따라 성문 밖으로 나서 경험이 있다.


그녀는 아주 잠깐 두려움에 빠졌다. 길을 잃었을까 봐, 혹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봐. 하지만 그럴 리는 없었다. 그녀는 길이나 헤르미트 천을 건넌 적이 없었다. 그러니 경사 급한 언덕길에서 굴러 목을 부러뜨리는 일 없이 언덕 아래까지 내려가기만 하면 됐다. 그녀에게는 시간이 있었다. 시간이 있어야만 했다. P47



성문 밖에서 그녀는 페록스를 만나 위기에 빠지게 되고, 결정적인 순간에 미지의 소녀에게서 도움을 받게 된다.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은 비토리아에 있는 주민뿐이라고 교육을 받고, 또 그렇게 믿고 있던 옥타비아에게 이 이방인 소녀 시마는 존재할 수 없는 또 존재해서도 안 되는 사람이었다. 시마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옥타비아는 시마 또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그래서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시마를 설득해 함께 마을로 돌아온다.


하지만, 옥타비아의 바람과는 다르게 마을사람들은 이방인인 시마를 경계하고, 비토리아 의회의 의장인 카밀라 마스터는 시마를 마법으로 진화한 페록스라 명하며 지하 감옥에 감금한다. 옥타비아는 진실이 부정당하는 것에 매우 큰 혼란에 느끼며, 시마를 위험에 빠트린 자신을 책망한다. 하지만, 카밀라 의장에 반대하는 플라비아 마스터와 키케루스 마스터 그리고 그의 조수 루퍼스의 도움으로 시마를 구출해 성문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시마의 가족을 찾아 나선 옥타비아 앞에는 새로운 세계와 험난한 모험이 펼쳐진다.


“카밀라가 무엇을 할지에 대해 토론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꾸나. 카밀라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거란다. 그건 예상할 수 있지.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건 그 뿐이야. 더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뭘 할 거냐는 거지.” P143


이어진 옥타비아와 시마의 모험은 숨가쁘게 진행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50여년전 이 세상에 전쟁이 발생하고 전염병이 돌던 당시에 얽힌 진실들, 고립된 비토리아에 대한 비밀이 하나 하나씩 베일을 벗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까지…… 그 사실을 마주하게 될 때마다 놀라움에 전율이 느껴졌다.


이 책은 청소년 독자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이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와 캐릭터에 호기심이 많은 성인이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고 읽기에도 매우 좋은 책인 것 같다. 작가의 다른 책 구원의 날은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아마 이 책도 영화화하기에 매우 좋은 이야기일 듯하다. 한 소녀의 성장 소설이자 모험 소설인 이 책은 가볍게 읽으며, 책 읽는 재미를 만끽하기에 매우 적당한 것 같다.


어둠 속에서 시마의 부드러운 말들을 들으면서 그녀는 고향에 대한 자기의 두 관점이 모두 틀렸음을 알았다. 왜냐하면 비토리아는 그저 또 하나의 마을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의 성벽은 단순한 성벽에 불과했다. 그것은 언제나 열릴 수 있고, 페록스를 무찌르기 위해 성벽 밖 사람들과 협력할 수도 있고, 여행자들을 받아들이고 사람들에게 밖을 돌아다니게 할 수도 있었다. 비토리아는 아직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P304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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