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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수상록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10
미셸 드 몽테뉴 지음, 구영옥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평점 :
몽테뉴의 『수상록』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책 제목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지 않다. 책의 내용과 분량이 상당하고, 글도 쉽게
읽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아주 오래전에 이 수상록을 읽어보았는데, 사실 그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중에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문장이 있는데, ‘거대한 광풍도 울창한
수풀이 앞에서 가로막지 않는 한 허공에서 흩어져 버린다’는 말이었다.
이 글이 어느 장에 실려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당시에 수상록을 읽고 지금껏 나에게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되었던 구절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이번에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수상록 발간 소식을 듣고는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을 통해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지혜를 조금이나마 얻고 싶었다.

최초의 수필집으로 평가되는
이 책은 프랑스의 철학자 몽테뉴의 저서이다. 몽테뉴는 부유한 상인의 집안에서 태어나 21세에 재판소 법관으로 임관된 전도유망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친구와 가족의 죽음이후 37세에 관직을 사퇴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은거했다고 한다. 그리고 고독과 무위의 생활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으며 떠오르는 생각을 적은 것이
이 수상록이라고 한다. 그는 이 책을 다양한 주제에 관해서 근 20년
동안 107장의 글을 집필했다고 하니,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글 속에서 방대한 주제를 다루며 몽테뉴가 내린 결론은 ‘나는
무언을 아는가?” 였다고 한다. 다시한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신을 아는 것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것 같다.
제1권 첫 장을 펼쳐보니 ‘사람은 다양한 방식으로 같은 결과에 도달한다.’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 온다. 글을 읽으며 옛 인물들의 일화와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고, 인간에 대해 변함없는 일정한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과 잘 모르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호기심도 생긴다. 사람은 다양한 방식으로 같은 결과에
도달한다면, 자신의 방식은 고수하더라도 내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내 방식만이 옳다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는 생각도 떠오른다. 뒤이어 2장 ‘슬픔에 대하여’에서는 ‘작은
슬픔은 말이 많아지게 하지만 큰 슬픔은 오히려 침묵하게 한다’라는 세네카의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수상록은 워낙 방대한 내용이기에
이 책에서는 수상록 전체 3권에 대해 모든 장이 실려 있지 않고, 주요한
몇몇 장만이 실려 있다. 그래서 앞에서 이야기한 내가 기억하는 문장을 찾아 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주옥 같은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언젠가
수상록 전편을 천천히 읽어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며 특히 마음에 와 닿았던 글들은 다음과
같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우정보다는
존경이 있어야 한다. 우정은 친밀한 소통으로 쌓이는 것이므로 동등할 수 없는 부모와 자녀 간에는 우정이
생길 수 없다. 게다가 자식에 대해 부모가 가진 근본적인 의무를 해칠 수 있다. P86 <1권 제27장 우정에 대해서>
진정 자유로울 수 있고 고독을
즐기며 은둔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가져야 한다. 그곳에서 어떤 관계나 접촉도 없도록 매일 자신과
친밀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P110 <1권 제38장
고독에 대해서>
현명한 사람들은 젊은 사람은
삶을 준비하고 노인은 삶을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욕망이 끝없이 다시 젊어진다는 것은 가장 큰 잘못이다. 우리의 기호와 욕망은 나이에 걸맞아야 한다. P191 <2권
제28장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고통은 자신의 가시로 스스로를
부추긴다. -루카누스
이것이 우리 고통의 근본이다. P231 <3권 제4장 주의 전환에 대해서>

이 책은 미래와 사람들의
읽기 쉽게 풀어쓴 시카고플랜 인문고전 시리즈 중에 열 번째 책이다. 시카고 플랜은 1929년 시카고 대학 로버트 호킨슨 총장이 실시한 고전 철학 독서 프로그램으로 ‘철학 고전을 비롯한 세계의 위대한 고전 100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지 않은 학생은 졸업을 시키지 않는다’는 신념 하에 시카고 대학을 명문 학교의 반열에 오르게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인문고전은 글자가 잘 안 읽히면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책읽기를 포기하게 되는데, 이 책은 읽기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편집되어 있는 부분에 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지표를 많은 사람들이 이 인문고전 시리즈를 통해 얻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