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저택의 비밀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2
해리에트 애쉬브룩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덧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다가왔다. 왠지 모르게 올겨울은 더욱 메마르게 느껴진다. 짧아진 하루 해만큼 일상의 활동은 줄어들고, 길어지는 밤만큼 왠지 모를 근심과 답답함이 더 늘고 있다. 이럴 때 읽기 좋은 책은 추리소설이 아닐까 싶다. 추리소설을 집중해서 읽다 보면 무언가 응어리진 마음의 실마리를 찾고, 답답함을 풀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세기를 넘어 우리를 찾아오다


『샤론 저택의 비밀』(The Murder of Sigurd Sharon) 1933년 출간된 해리에트 애쉬브룩(Harriette Ashbrook)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독창적인 구상으로 클래식 추리소설의 황금기를 독특한 빛깔로 수놓은 시대를 앞서간 야심작으로 평가받는다. 추리소설의 황금기라 일컫는 19세기말 나다니엘 호손, 에드가 앨런 포, 코난 도일, 모리스 르블랑, 길버트 체스터턴, 아가사 크리스티 등의 작품은 자주 접해보았지만, 해리에트 애쉬브룩은 처음이다. 왠지 작가의 이름에서 아우라가 느껴지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매우 기대되었다.



이 책의 시작은 아마추어 탐정인 스파이크 트레이시와 질 제프리 양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다. 조그만 시골 마을길에서 자동차 고장으로 꼼짝할 수 없게 된 스파이크는 마을을 떠나는 마지막 기차를 놓친 질을 만나고, 절벽 언덕 위에 있는 그녀의 외딴 저택에 초대받게 된다. 그녀의 저택에는 후견인 샤론 박사와 그녀의 쌍둥이 동생 메리, 간호사 미스 윌슨, 정원사이자 운전수인 헨리와 가정부인 그의 부인, 그리고 이웃집 남자인 페더스톤이 함께 지내고 있다.


“난 살고 싶을 뿐이에요. 하지만 그 사람은 나를 질식 시키고 굶겨 죽일 거예요. 나도 그 애와 마찬가지로 살 권리가 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나를 죽이려고 한다고요. 이건 정말 명백한 살인이에요.” p16.


그 날 저녁, 모든 것이 기묘하고 이상하게 느끼던 트레이시는 저택의 주인인 샤론 박사가 살해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사건 해결을 맡게 된 마을의 보안관 에브라임 실콕스는 트레이시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를 특별 보안관보로 임명해 함께 사건을 해결하기로 한다. 그들은 전형적인 밀실 살인 사건인 이 사건의 주요 용의자인 가족 구성원들을 조사하며, 사건 해결을 위한 단서를 찾지만 진실은 점점 더 미궁에 빠져든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조금 지루한 듯 느껴졌지만, 어느새 이야기에 완전히 몰입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제한된 장소에서 제한된 용의자들에 한정된 살인 사건으로 문제가 금방 해결할 듯 보이지만, 작가는 계속해서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게 만든다. 중요한 단서가 발견되고 이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하지만,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기를 반복한다. 소설의 끝에서 밝혀지는 진짜 범인의 정체와 결말은 다소 충격적이다.


제 말은 메리와 질은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라는 겁니다. 메리는 조용하고, 내성적이고, 다정하며, 상냥한 영혼입니다. 질은 즐겁고, 당돌하고, 재미를 탐닉하고, 열정적이고, 매혹적이고, 색기 넘치는 불여우죠. 그들의 성격은 극과 극을 달립니다. 그들에게 공통적인 한 가지는 오직 …… “ p237



이 작품은 1930년대에 흔히 볼 수 없던 획기적 소재와 학문적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한 줄거리로, 한세기가 지나서야 진정한 추리소설 애호가들에게 재평가 받고 있다고 한다. 작가가 당대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길지 않은 생애와 함께 시대를 앞서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샤론 저택의 비밀』은 작가의 세번째 작품으로 스파이크 트레이시를 주인공으로 한 첫번째, 두번째 작품인 『세실리 테인 살인 사건』, 『스티븐 케이터 살인 사건』과 함께 『라일락색 옷을 입은 여인』 등도 읽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아마존 베스트셀러 작가인 빅터 메토스의 서스펜스 스릴러 『킬러스 와이프』와 라스베거스 살인 사건의 또 다른 이야기 『크림슨 레이크 로드』 그리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계보를 잇는 여성작가 아니타 블랙몬의 『리슐리외 호텔 살인』를 추천하고 싶다.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할 긴장감과 사건 너머에 세상을 향한 메시지는 겨울의 긴 밤을 행복하게 채워줄 것 같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