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고대·중세편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 고대·중세 편 - 고대·중세 철학자 18인의 삶과 철학 이야기 ㅣ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이즐라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2월

철학에 관한 책이라고 하면 왠지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래서 철학에 관한 관심은 있으면서도 막상 책을 읽는다 치면, 철학에 관련된 책은 잘 읽지 않는다. 어렵사리 철학에 관련된 책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아리송하고 읽은 후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생각이 책장 넘기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니, 글자만 보다가 지루해하고 쉽게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갈수록 생각이 게을러지고, 안이해지고 있다. 그러던 중에 쉽고 부담 없는 철학책을 찾는 이들을 위한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을 발견하고는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즐라 작가이다. 저자는 만화가로 서양 철학을 좋아하고, 자기 소개를 싫어한다고 한다. 순간,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서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다를까 별 정보가 없다. 자기 소개를 싫어한다는데, 굳이 찾아본 내가 참 어리석고 이기적이다. 들어가는 말에 앞서 “철학은 돈가스를 곁들인 양배추 같은 것이다.”라는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다. 아마도 “철학은 양배추에 둘러싸인 돈가스이다.“라고 했어도 나는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철학책을 읽어도 남는 게 의문뿐인 건 당연할 수 있다. 인생에 정답 같은 건 어디에도 없으니까. 사람을 생각하게 만드는 건 완벽한 대답이 아니라 불완전한 질문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철학의 역할일지 모른다.“

이 책은 고대·중세 철학의 근간이 된 18인의 철학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탈레스를 시작으로 피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 등을 거쳐 중세의 이븐 루시드, 토마스 아퀴나스, 윌리엄 오컴으로 끝을 맺고 있다. 소개된 철학자 중 서양철학사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는 플라톤과 모든 학문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리스토텔레스는 두 개의 장으로 나누어 소개되어 있다.

자연 철학부터 인간 중심의 철학까지, 웹툰으로 읽는 교양

책을 읽으면서 왜 이 책이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이라는 제목이 붙여졌는지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간단하면서 재미있고 읽기 편한 웹툰의 매력이 철학에 관한 책이라는 부담과 선입견을 충분히 없애고도 남았다. 다만, 퇴근길에 틈틈이 부담 없이 읽으려던 계획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읽느라 틀어져 버렸다. 각 장의 서두에 철학자에 간단한 소개 또한 마음에 들었다. 예를 들어 디오게네스는 ‘모든 것을 버리고 개와 같은 삶을 온몸으로 추구했던 자유로운 영혼’으로 월리엄 오컴은 ‘천 년 동안 신학에 종속되었던 철학을 해방한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고대·중세 편으로 근·현대 편도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근·현대 편에 누가 소개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내용일지 왠지 더욱 궁금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철학에 관한 관심이 조금 더 커진 것을 느낀다. 이 책은 쉽고 부담 없는 철학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것 같다. 처음 철학을 접하는 사람들, 청소년 학생들이 읽기에도 매우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