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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2 괴담 클럽 ㅣ 웅진책마을 108
김기정 외 지음, 전명진 그림 / 웅진주니어 / 2020년 10월
평점 :
얼마 전 10월 말일은 유령이나 해골, 좀비 등의 복장을 하고 즐기는 서양의 대표적인 축제인 할로윈데이였다. 이날 영어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학원에서 작은 호박 귀신 바구니에 담긴 사탕과 과자를 받아왔다. 그래서 아이들과 사탕을 먹으며 유령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때마침 으스스한 가을밤에 온몸에 소름 돋게 만드는 무서운 이야기 대회에 관한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은 바로 『0812 괴담클럽』이다. 이 책은 대표적인 동화작가 다섯 명이 함께한 무서운 이야기 동화집이다. 책 표지에는 모닥불 주위의 있는 6명의 아이와 조금 떨어진 장소에 보라색 우산을 든 사람이 보인다. 뒷배경의 흉가와 보라색 우산이 생각할수록 오싹하다.
제목의 0812는 음력 8월12일 할아버지의 제사날이다. 전국 각지에서 흩어져 살던 왕씨네 육남매의 아이들은 한밤중에 제사가 끝나자 마을의 흉가 모여 무서운 이야기 대회를 연다. 다섯 명의 아이들은 각자 자기가 사는 지방의 사투리로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한 사람은 귀신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하는 우산 자리에 괴담이다. 비가 오는 날 비가 오지 않는 자리에 관한 이야기는 생각할수록 괴이하고 무섭다. 책장을 넘기다 이마에 피가 흐르는 승애의 그림을 보았을 때는 모골이 송연했다. 전라도 씨암소의 저주와 제주도 물통 귀신 이야기도 너무나 무섭다.

충청도의 어둑서니는 어둑어둑한 귀신이라고 한다. 사전을 찾아보니 어둑서니는 어두운 밤에 아무것도 없는데, 있는 것처럼 잘못 보이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어두운 곳에서 무언가를 본 듯한 혼란스러움과 두려운 마음을 생각나게 한다. 베트남 참전용사였던 대대영감에 대한 이야기가 한편으로는 측은하면서 안타깝게 느껴진다. 마지막 다섯 번째 이야기 잘린골의 전설에 대한 사연도 애틋하면서 무섭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아이들의 다섯 가지 이야기가 진짜로 무섭다는 것이다. 처음 읽을 때는 사투리가 다소 낯설게 느껴져 글자가 빠르게 읽히지 않아 내용파악이 조금 늦었지만, 천천히 읽고 생각할수록 천천히 공포감이 몰려온다. 특히 삽입된 그림을 보면서 머리칼이 곤두서는 것 같이 느껴졌다.
어느덧 해가 짧아지고, 바람이 쌀쌀해 졌다. 어두운 밤 이불 덥고 읽는 무서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다. 이 책은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고 용기와 호기심이 가득한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해서 귀신을 본 아이가 궁금한 사람도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