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싸움소 벼락이

싸움소 벼락이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68
박찬아 지음, 한용욱 그림 / 책과콩나무 / 2020년 9월

소싸움 경기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 민속놀이로, 볼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절에 지역 주민들에게는 대단한 재미와 흥밋거리를 제공해 주었다고 한다. 소싸움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커다란 소가 서로 뿔을 맞대고 힘을 겨루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흥미진진하다. 이번에 읽어본 책은 전통 소싸움을 소재로 한 이야기 『싸움소 벼락이』이다.

이 책의 저자는 ‘피플앤소사이어티’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찬아 작가이다. 『싸움소 벼락이』는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작가는 『잃어버린 것을 찾는 사람들』로 KB창작동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지금은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서 온 세상을 헤매고 있다고 한다. 작가의 재미있는 차기작을 기대해 본다. 그린이는 어린이의 정서발달에 도움이 되는 그림을 그리려 노력하고 있는 한용욱 작가이다.

처음 책을 받아보고 동양화풍의 표지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외뿔소 벼락이의 등에 올라탄 민우와 따라가는 강아지의 해맑은 웃음이 마음을 따뜻해지게 만드는 것이 같았다. 인삼을 입에 문 채 달리는 벼락이는 모래사장을 달리느라 힘들 텐데도 함께 웃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함께 웃을 수 있는 것은 서로에 대한 우정 때문일 것이라 짐작해 보았다.

이 책의 주인공 민우와 팔삭둥이 송아지 벼락이는 서로 비슷한 상황의 어려움을 겪는다. 민우는 힘든 가정형편과 아버지의 사고로 부모님과 떨어져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는 시골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다. 민우가 시골에 오던 날 태어난 벼락이는 어미 소가 교통사고를 당해 팔삭둥이로 힘들게 태어난다. 갓 태어난 벼락이는 어미 소와 떨어지게 되는데, 탈진한 어미가 더는 송아지를 낳지 못하게 되자 할아버지의 눈총을 받는다.  

벼락이는 보통의 소보다 작고 약하게 태어났지만, 민우의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란다. 그러던 어느 날 싸움소 폭군으로부터 민우를 지키려던 벼락이는 한쪽 뿔을 잃고 외뿔소가 된다. 왜소한 체구에 한쪽 뿔마저 없지만, 벼락이는 읍내 한가위 행사 소싸움 대회에서 우승하게 된다. 매서운 겨울 조난된 학생을 구한 벼락이는 영웅이 된다. 그리고 집안 형편이 어려운 신입생 지명이 할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민우와 벼락이는 전국 소싸움 대회에 도전하게 된다.

자신보다 덩치가 큰 싸움소에 맞서는 벼락이의 소싸움 경기는 손에 땀이 흐르게 한다. 외뿔에 덩치도 작지만, 절대 물러서지 않으며, 힘보다는 기술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벼락이의 승리는 통쾌하기도 하다. 장애와 편견에 도전하는 민우와 벼락이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가 벼락이와 함께 주어진 운명에 맞서 싸워주기를 그래서 자신들의 풍성한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