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성장 일기

오아시스 상점의 비밀 ㅣ 일공일삼 81
이서연 지음, 서한얼 그림 / 비룡소 / 2012년 11월

오아시스 상점의 비밀이란 과연 무엇일까? 제목부터 호기심을 갖게 하속 는 책이다. 거울 속에 펼쳐진 끝없는 사막과 선인장, 파란 쥐, 성, 야자수 나무, 발레복을 입은 예쁜 소녀가 있는 표지는 이러한 호기심을 한층 자극하는 동시에 이야기에 등장할 장소와 인물들을 소개해 주는 듯하다.

이 책의 주인공인 솝이는 발레리나가 꿈인 예쁜 소녀이며 곧 있을 호두까기 인형 오디션에서 주인공인 클라라 역을 맡고 싶어한다. 솝이의 유일한 경쟁자는 미소가 없으며 늘 멍한 눈을 가지고 있지만, 공부, 발레 등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잘 해내는 채원이다. 솝이는 채원이보다 잘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발레에서 주인공을 맡게 되었다는 거짓말로 평상시에 눈여겨보아두었던 발레복을 구입한 채원이는 연습실로 돌아가 평상시에 채원이가 연습하는 7번 거울 앞에서 거울 속 또 다른 솝이를 만나게 된다. 현실의 자기와는 달리 모든 것을 잘 해내는 거울 속 솝이의 달콤한 꾀임에 빠져 솝이는 자신의 그림자를 오려주고 거울 속에 갇히게 된다. 그 곳에서 솝이는 자신과 같이 그림자를 오려주고 거울 속에 갇힌 진짜 채원이를 만나게 되고, 뒤늦게 거울 속 솝이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미 밖으로 나가는 것 보다는 이곳 생활이 좋다는 채원이를 뒤고 한 채 솝이는 오아시스 상점을 찾아가게 되고, 그 곳에서 거울 여왕을 만나 자신의 소중한 물건을 하나씩 내어주며 거울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하나씩 얻게 된다. 또한 하나씩 방법을 얻게 될 때마다 거울 밖 솝이의 완벽한 모습을 보게 되고, "꼭 거울 밖으로 나가야 겠니?"라는 질문을 받으며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솝이는 거울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파란 쥐를 만나 그들의 가족과 병사들을 되찾아 주기도 하고, 도자기 마을에서 노인을 만나 가마에서 나온 도자기 인형들이 깨지지 않도록 지켜준다. 이 과정에서 솝이는 가족과 내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 발레에 대한 열망과 자신감 등을 되찾으며 거울 밖 솝이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방법을 시도하러 가던 도중 솝이는 채원이가 소중히 여기던 작은 열쇠고리인 밍밍이를 전달하며 밖으로 나갈 것을 권유한 후 동굴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그곳에서 거울 속 채원이와 똑같은 동작인 그랑주떼를 하기 위해 수도 없이 시도하지만 주어진 시간 내에 성공을 하지 못하고, 이에 유리 모래알로 변할 거라는 절망감 속에 솝이는 주변의 그 어떤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 자신만을 위한 춤을 즐겁게 춘다. 그리고 어느새 솝이는 호두까기 인형 발표 무대에 서있고, 후에 솝이는 거울 밖으로 나온 진짜 채원이를 만나게 된다.

 우리들은 솝이처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하기 위해 경쟁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해 기쁨을 느끼기 보다 조금 부족한 부분이 보였을 때 더 좌절하고 슬퍼한다. 이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때 솝이가 성공을 하고 행복했던 것처럼, 우리들도 나 자신에게 집중한다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소중한 것은 곁에 없을 때 그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솝이가 가족,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거울 속에서 깨달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생겼나 보다.^^ 마지막으로 진정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노력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솝이는 주인공에 대한 욕심은 있었지만 일상 생활에서 노력은 조금 부족했다. 하지만 도자기 마을에서, 동굴 속에서의 솝이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즐겁게 시도했다. 결국 모든 일은 마음에서 온다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읽기

모르는 척 공주 ㅣ 그림책이 참 좋아 8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10월

이 책은 그림과 색감이 참 예쁘다. 표지에서 새 한 마리를 들고 있는 공주는 꼭 책에 스티커를 붙여 놓은 듯한 느낌으로 아이들이 매우 좋아할 만하다. 그림책 관련 도서를 읽다 보니 그림만 보고도 스토리가 파악이 되는 책이 좋은 그림책이라 하였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좋은 그림책이다. 간지를 지나 속지의 제목 아래 공주 머리 위에서는 왕과 왕비가 무서운 표정으로 싸움을 하고 있고 아이는 블럭을 보며 앉아 있다. 왜 모르는 척 공주인지 암시를 주는 그림이다. 그리고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림을 자세히 보면 이야기가 머릿속에 펼쳐진다. 공주는 부모님이 심하게 다투셔도 아무말 하지 않고 블럭을 높이높이 쌓고, 어느새 그것은 높은 탑이 되어 그 속에 앉아 있다. 그 때 작은새 한 마리가 날아와 부모님이 싸우는 이야기를 한다. 이 때 공주는 마음 속으로 새의 이야기에 공감을 한다. 그리고 이 후 아기 생쥐, 꼬마 용, 심지어 왕자까지 탑으로 찾아와 부모님께서 싸우시거나 헤어지실 것 같다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주에게 풀어 놓는다. 이윽고 공주도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고, 우리의 꼬마들은 목놓아 운다. 그 소리에 우리의 엄마, 아빠들이 달려와 아이들을 각자의 가정으로 데려가고 아이들은 편한 밤을 보낸다.

공주는 처음에 모르는 척 하며 마음에만 슬픔을 담아 두었다. 그러나 점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이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이 책은 부모의 모습이 아이들을 얼마나 불안하게 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해체 위기에 놓여 있는, 실제로 해체되기도 하는 우리 가족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부모님이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가정의 아이는 역시 폭력적이거나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부모들은 싸울 일이 있을 때 우리의 아이들을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공주처럼 마음속으로 병이 드는 아이도 있고, 용처럼 폭력적으로 되는 아이도 있고, 자신때문이라며 자책하는 아이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아이들은 또 다른 피해자일 뿐인데 말이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라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성숙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예쁜 색감의 그림과 아이들의 마음 속 이야기는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아이들이 읽어도 좋고, 우리의 부모들도 읽으면 좋을 듯한 동화이다.

문명의 혜택에서 벗어나다~~

옛날처럼 살아 봤어요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25
조은 지음, 장경혜 그림 / 사계절 / 2012년 7월

이 책의 주인공 열매는 텔레비젼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텔레비젼광이고, 그의 아빠는 인류대학을 나왔지만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해 집에서 노는 날이 더 많은, 홈쇼핑 보기를 취미로 갖고 있는 고급 인력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과 반대인 초등학교 선생님 엄마는 여름 방학이 시작되던 날, 인내심이 한계에 부딪혀 방학동안 옛날처럼 살아보자며 두꺼비집을 내리고 만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여 이들은 그날부터 화장실도 남의 집 것을 사용하고, 물도 길어다 사용하고 밤이면 암흑 속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온갖 불평불만 속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열매와 아빠를 보며 엄마 또한 힘들기는 마찬가지지만 이들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묵묵히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그 힘겨운 나날 속에서 이들은 점차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해 내고, 가족간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진다. 마을 사람들 또한 이러한 모습을 보며 전기를 끊는 집이 하나 둘 생기기도 한다. 물론 힘들어서 그만 두는 집들도 생기지만 그것만의 매력에 빠져 꾸준히 지키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은 표지에 나타난 것처럼 아주 정겹고 행복하다.

우리는 요즈음 굉장히 편리한 여러 가지 물건들과 스마트폰이라는 것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식당에 온 가족들이 서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각자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음식 나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집에서도 가족은 텔레비젼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등 각자의 공간에서 하는 것들이 많아 대화가 사라진지 오래이다. 어쩌면 이런 문명의 이기들이 진정한 가족의 모습을 잃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텔레비젼을 끄기만 하더라도 우리는 훨씬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으리라. 조금은 불편했지만 사람다운 냄새가 있던 그 시절을 추억하게 하기도 한다. 또한 열매 엄마처럼은 못하겠지만, 적어도 텔레비젼, 컴퓨터가 없는 하루를 일주일에 한 번씩은 가져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간을 만드는 방법이라.....

시간을 만드는 방법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17
에블린 드 플리허 지음, 웬디 판더스 그림, 최진영 옮김 / 책속물고기 / 2012년 7월

시간을 만드는 방법... 요즈음처럼 시간에 쫓겨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궁금해지지 않을까 싶다. 특히 놀시간이 없다.. 시간이 없어 숙제를 못하겠다.. 등 온갖 시간 핑계를 대며 투덜대는 아이들에게 권하면 좋겠다 싶은 책이다.

표지는 시간에 관련된 이야기니 만틈 온갖 시간을 나타낼 수 있는 물건들로 가득차 있어 우리의 시선을 한 번 더 사로잡는다.

그리고.. 즈베임 이모집에 혼자 가야하는 미션을 받은 펠릭스가 시간을 만들기위해 고민하는 모습들은 사뭇 진지하기만 하다.. 즈베임 이모 집에 가기까지 남은 하루.. 이 책은 그 하루의 시간을 쫓아가며 스토리가 탄탄하게 진행된다. 그리고 하루라는 시간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며 긴 시간인지를 깨닫게 하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진다. 다만 그 시간을 얼마나 지혜롭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길게도, 짧게도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싶다.

시간의 소중함을 모르는 요즈음 아이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일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책

노야네 목장은 맨날 바빠! - 목장 농부 ㅣ 일과 사람 7
조혜란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4월

이 책은 '일과 사람'이라는 큰 타이틀이 암시하듯 다양한 직업을 다루고 있는 시리즈 중 목장 농부에 대하여 알려주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평면적인 목장 농부가 아니라 그 안에서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직업들도 함께 보여준다.

책 표지에는 아주 밝고 긍정적일 것 같은 아이가 아기젖소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으며, 한 장을 더 넘기면 농장의 모습을 한 눈에 보여주는 그림이 펼쳐진다. 참 따스한 풍경이다.

노야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엄마, 삼촌, 강아지, 그리고 29마리의젖짜는 소들과 함께 생활하는 아이다. 노야는 요즘 아이들과는 다르게 소들을 돌보고 싶다며 현장학습신청서를 내고 본격적으로 목장일 돕기에 나선다. 이 아이가 바로 주인공이자 해설가의 역할을 하며, 단순히 직업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소가 소화를 시키는 과정, 우유가 만들어지는 과정, 우유로 만들 수 있는 음식 등 다양한 것을 보여준다. 또한 많이 생산되는 우유에 비해 납품량은 정해져 있어 다양한 간식을 시도해 보고, 이 과정에서 개발된 요구르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노야네 가족에게 또 다른 소득을 주기도 한다. 할아버지는 소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아빠는 풀을 기르며, 할머니는 젖을 짜고 삼촌은 요구르트 만드는 일을 하는 등 그 역할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것을 설명하는 과정 중에 또 다른 생활의 진리와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농부들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어 마음이 따뜻했다.

이 책은 우리가 크게 목장농부라고만 볼 수 있는 직업 안에 그 직업을 이루는 또 다른 다양한 직업들이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또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직업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풀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