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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버디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7
장은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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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는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 그중 내 취향에 가장 잘 맞는 책은 장은진 장편소설 <디어 마이 버디> 였다. '물이, 계단 한 칸을 삼켰다'라고 시작하는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정말 밑 줄 안 치고 싶은 구절이 하나도 없었다. 서사 자체가 거대하거나 뚜렷하지는 않지만 배경이 정말 거대하고 뚜렷한 데다가 캐릭터가 생생해서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다 읽고 났을 때까지도 청소년소설인 줄 몰랐는데, 분류 상 자음과모음 청소년 문학으로 들어가 있었다. 주인공이 청소년인 소설을 청소년문학으로 분류하는 거라면 그럴 법 하지만, 기존 문학 독자가 읽기에 아무런 무리가 없다.
장은진 소설가는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에서도 남자 화자를 등장시켜 서사를 이끌어간 바가 있는데, 대개의 작가들이 실제 본인의 성별과 다른 성별의 화자를 등장시킬 때 드러나는 이질감이 전혀 없어 신기하다. <디어 마이 버디> 의 주인공 또한 남자 청소년인데, 어쩜 이렇게 진짜 남자 청소년 같을 수 있는지... 작가의 정보를 모르고 읽었다면 실제 그 나이대 남자작가가 썼다고 믿었을 것만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은 진정한 문장 맛집이라는 것. 워낙에 글을 잘 쓰는 작가인 데다가 오랜 내공이 곁들여져 탄탄하면서도 감성적인 문장이 재난 상황 속에서도 찬란하게 빛을 발한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문장을 잘 쓸 수 있을지 참 부럽게 느껴지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리 길지 않은 분량에 황폐한 세계를 촉촉한 감성의 문장으로 만나볼 수 있으니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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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너무도 느리고 희망은 너무도 난폭해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계영 옮김 / 레모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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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책! 빨리 읽어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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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로 상위 1퍼센트에 들어가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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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18주년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항상 애용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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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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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에게 일상은 매일 망각의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알람에 맞추어 겨우 일어나 요기를 하고 일터로 나가는 분주한 하루의 시작부터 그 하루를 바삐 보내고 지친 몸으로 귀가해 식사를 하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켜놓은 채 앉아 있다가 잠드는 나른한 하루의 끝까지, 그 하루의 순간순간을 함께하는 누군가의 눈빛을, 몸짓을, 이야기를 시간과 함께 잊어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며 기록한다. 하지만 기록은 기억을 완전히 대신하진 못한다.(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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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같은 걸로 사람을 없애버리는 건 다른 조직에서 이미 하고 있다. 여기서는 그냥 존재가 사라지게 한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뼈저리게 가르쳐준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것이 죽음보다 더한 대가가 된다.(1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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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을 찾았어. 탈출 후 그들을 어떻게 피할 건지 연구했고, 추적에 대비해 제2안도 만들었어. 그동안 돈도 모았어. 움...직일 때마다 돈이 들 테니까.”
“불가능해요. 위험하다고요. 뭣 때문에 목숨을 걸려는 거예요?”
“딸이 있잖아. 탈출해야 그 애가 사람답게 살 수 있어. 그 애를 우리처럼 살게 할 수는 없어.”
우리처럼 사는 게 뭐 어때서? 돈 걱정 안 하고 집 걱정 안 하고 시키는 일만 잘하면 아무 걱정, 아니 아무 생각 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우리는 특별한 사람이다, 그렇게 배웠다.(221쪽)

 

#박주영 #고요한밤의눈 #다산책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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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르나 같은 사람들. 다르나 같은 이야기. 너무나 다르고 다양한, 그러나 반복되는 것들 속에 갇힌 우리의 이야기... 과거에 사라진 사람을 찾지 못하듯, 지금 존재하는 사람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지만, 그래서 더욱 무궁무진한 서사의 미궁으로 꼭 한 번 들어가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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