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에 다짜고짜 '청춘'은 어떤 걸 해야 하느냐는 카무이의 엉뚱한 질문에 헛웃음도 나왔지만, 그 이유를 읽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네요.
나의 열일곱은 어땠나 새삼 떠올려 보기도 하고 말이죠.
카무이의 고타로를 향한 집착과 스토킹에 정말 이상한 애라고 생각되다가도, 나사 한두 개 빠진 듯 순수함까지 겸비한 모습은 웃음까지 자아내 정말 독특한 캐릭터가 아닐 수 없었어요.
고타로의 속마음을 과감하게 표현한 부분도 애니메이션 한편을 보듯 참 만화스럽고 웃겼는데, 특히 고타로 집안에서만 행해지는 '처형(꼭 안아주기)'은 가족과의 넘치는 사랑을 볼 수 있어 감동적이기도 했어요.
열일곱 살이 되도록 처음 안겨보았다는 카무이의 의미심장한 이야기에 부모의 사랑이 많이 부족한가 싶기도 했는데, 소름 끼치는 어마어마한 비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네요.
순식간에 공포 소설인가 싶을 정도의 비밀을 간직한 카무이의 이야기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반전이 스펙터클함을 더했어요.
심장이 필요한 아이와 심장밖에 없는 아이가 만나 서로를 구원하는 진정한 청춘소설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장기기증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기증자와 수혜자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바라보고 가감 없이 표현함으로써 그동안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웃기고 슬프고 공포스럽고 감동적이기까지 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심장의 아이>와 함께 열일곱의 진정한 청춘을 가슴으로 느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