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길 - 양세형 시집
양세형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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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양세형님의 시집이 나왔습니다.

처음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그의 직업과 사뭇 진지한 시가 어울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요.

시집을 읽어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시인의 피가 흐르는 그를 보았다고나 할까요?

표제작인 <별의 길>은 그가 출연한 '집사부일체'의 한 코너에서 지은 시라고 하죠.

제가 TV를 안 봐서 몰랐는데 짧은 시간에 이런 멋진 시를 지을 수 있었다니 그저 놀라웠어요.


1부- 지치고 괴롭고 웃고 울었더니

2부- 내 힘이 되어줘

3부- 짝짝이 양말, 울다 지쳐 서랍에 잠들다

4부- 인생에도 앵콜이 있다면


시집에는 총 4부로 나뉘어 88편의 시가 담겨 있는데요.

학창 시절 수능 400점 만점에 88점을 받았다며, 그래서 88편을 담게 되었다고 해요.

1부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시들이 많았어요.

아버지를 생각하면 저절로 써지는 시에 '나에게 너무 쉬운 글'이라고 표현했는데 가슴 뭉클하더라고요.

'비'를 소재로 한 시들도 몇 편 나오는데 전 왠지 '비'라고 하면 좀 우울한 느낌이 있었거든요. 양세형님에게 '비'는 그래도 좋은 추억이 있는 밝은 느낌이었어요.

2부엔 <시를 읽기 전에>라는 시가 제일 처음 나오는데요.

유난히 시를 읽을 때 소설책보다 오래 걸리는 제 마음이 다 담긴 시 같아 반가웠네요.

2부는 삶의 힘겨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들이 담겨있었는데요.

자신이 말하지 못했던 힘듦을 글 안에 온전히 담아 써 내려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어두운 느낌이 많았네요.

3부는 외로움에 관한 시들이었어요.

집 물건들을 하나하나 의인화해 써놓으며 제일 소중한 친구들이라고 소개한 시에서 그가 느끼는 외로움이 얼마나 큰지 알겠더라고요.



'사람은 누구나 빛나는 별이다.', '어른이 된 지금 다시 아이가 되고 싶다.'와 같이 비슷한 소재의 시들도 몇 편 있었는데요.

같아 보이지만 다르게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시들을 보며 느낄 수 있었어요.

4부는 팬들에게 받았던 사랑에 대한 고마움과 정상에서는 몰랐던 소중함에 대한 뉘우침들을 그만의 언어로 풀어 놓았는데요.

진솔하게 써 내려간 글들이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그래서 더 와닿았어요.

달, 별, 바람, 하늘, 꽃 등의 자연 소재가 많이 쓰여 내용의 이해가 어렵지 않다는 게 이 시집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어요.

'맛있는 레시피'같은 아이디어 넘치는 글들도 있어 그의 유쾌함까지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어요.

상대를 웃게 하기 위해 자신의 슬픔과 외로움은 철저히 감추며 사는 코미디언의 마음을 이 시들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처음엔 그림인 줄 알았던 박진성 작가님의 조각 작품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조각상을 보고 시를 지은 건 아닐까?'라는 느낌이 들 만큼 시와 딱 들어맞는 조각 작품들도 볼 수 있었어요.

2012년부터 2023년에 걸친 작품들인데, 슬픈 듯도 기쁜 듯도 한 눈물에 저 또한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더라고요.


판매 수익금도 전액 기부한다고 들었어요.

올해 연말 지인들께 선물도 하고 좋은 일에 동참도 하고~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양세형님의 웃음과 감동,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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