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의 마법 살롱
박승희 지음 / 허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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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힐링 소설들이 참 많이 나오고 있죠~

이제 나올만한 장소들은 다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저만의 착각이었네요.

이번엔 600살 마녀가 원장으로 있는 미용실이랍니다.

마녀의 등장도 눈길을 끌었지만, 머리카락을 만지는 것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땅값 비싼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3층짜리 살롱을 오픈한 제인은 연지 석 달 만에 예약하기 가장 어려운 곳으로 유명해졌는데요.

주위의 다른 뷰티살롱의 시샘과 소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승승장구하던 어느 날, 제인은 갑자기 살롱문을 닫고 사라져버립니다.

그런 제인이 세 명의 미용사들과 다시 나타난 곳은 수도권 외곽에 자리한, 밤나무가 많아 다율이라는 이름이 붙은 다율산 밑이었는데요.

등산로 입구도 폐쇄되어 사람도 다니지 않는 이곳에 '미녀미용실'을 열게 됩니다.

아무리 솜씨가 좋아도 들고나는 사람도 없는 이런 곳에서 어떻게 장사를 한다는 건지...

'그 일'로 인해 이곳이 '유배지'가 된 것이라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600살의 마녀 제인을 제외한 나머지 미용사는 마녀 견습생으로, 머리를 한 손님의 기쁨과 만족이 이들의 경험치로 쌓이며 전부 충족되면 정식 마녀가 될 수 있었어요.

손님도 없이 시간만 보내던 어느 날 미녀미용실 입구에서 피칠갑의 소녀가 발견되는데요.

인간은 받아줄 수 없기에 '당분간'이라는 조건으로 머물게 된 소녀는 미녀미용실의 앞 글자를 따 '미미'라는 이름을 얻게 됩니다.

눈치가 빨라 어시스트로 손색이 없던 미미에게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신기한 능력도 있었는데요.

그 덕분에 미녀미용실에도 손님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합니다.



20년 동안 수제버거로 두 아들을 키워 낸 장여사, 5의 마수에 걸린 오주미, 뮤지컬 배우 지망생 신정재, 비건 화장품 홍보 마케터 초영, 재무팀 팀장 이광철, 서양화 교수 윤해원 등 다양한 손님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미녀미용실에 도착하게 돼요.

외진 산 밑에 있는 미용실이라.. 실제 이런 곳을 봤다면 너무 무서웠을 것도 같은데요.

더욱이 손님도 없어 보이는데 원장 포함 다섯이나 되는 여자들이 있는 미용실이 마녀까진 아니더라도 '처녀귀신' 정도로는 생각되었을 거 같아 무섭게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소설 속 미용사들은 손님에게 엄청 친절하진 않아요.

싫은 표현도, 말투도 좀 직설적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의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친근함을 나타내는 부분이 참 인상 깊었어요.

쎈 언니들로만 보였던 미용사들에게도 숨겨진 아픔이 있었는데요.

그들 역시 자신이 가진 아픔과 비슷한 손님을 만나며 함께 치유받는 모습에서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네요.

머리카락은 마음의 거울이라는 제인 원장의 말처럼 손님들의 마음 상태는 겉(머리 스타일)으로 드러나기도 하는데 그 사람의 성격과도 꼭 들어맞는 부분들이 흥미로웠어요.

가끔은 머리 스타일만 바꿔도 기분전환이 되잖아요~

답답한 마음까지 공감해 주는 이런 곳이라면 저도 꼭 가보고 싶었네요.

비록 600년을 산 마녀지만 그녀도 한때는 사람이었으며 평탄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사람에게 상처받았지만 사람을 통해 치유를 받기도 하는 모습에서 많은 걸 느끼게 해주었네요.

등장인물들의 상처는 가족에 관계된 이야기가 유독 많았어요.

가장 가깝다 생각한 가족에게 받은 상처는 더 클 수밖에 없기에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네요.

부모, 자식, 부부가 겪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의 문제와 조언들이 진정한 가족이란 어떤 것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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