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할 세계 - 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문경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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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너무 안타까운 소식이 많았죠.

누구보다 아이들을 아꼈을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마지막을 들었을 때 너무 가슴이 아팠는데요.

이제 막 꽃피울 나이에 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전 감히 상상도 되지 않더라고요.

학생, 선생님, 학부모의 관계가 언제부터 이렇게 불안해졌을까요?

세 아이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인생이 내 맘 같지 않는다는 걸 배우고 있지만 기본만큼은 지키며 살자고 한 번 더 다짐하는 요즘입니다.

30년 국어 교사 정윤옥 선생님의 마지막을 담은 <지켜야 할 세상>은 소설임에도 무너진 교권의 단면을 보여주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었어요.



공립 교사로 임용돼 2년 차에 파면 당하고 복직한 고등학교에선 선생님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해 교무실이 아닌 교실에 머무르기 일쑤였던 정윤옥 선생님.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신고 협박과 고소 협박까지 받았으며, 수행평가로 학생과 언쟁까지 벌이다 결국 학생이 자퇴를 선택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종업식을 마친 2월의 눈 내리는 날, 선생님은 사고를 당한 채 발견되는데요.

죽음을 알리는 시작이 기억에 너무 각인돼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60세의 나이에도 교육에 대한 자신만의 고집이 있었던 그녀에게는 '그들과는 다른 교사'가 되리라는 믿음으로 학생들을 대했는데요.

1학년 교사였던 그녀는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 연이어 가르치고 싶은 마음에 2학년 문과반 담임을 지원하지만 교장과 학부모의 반대에 부딪히게 됩니다.

학부모들이 쓴 장윤옥 선생님의 국어 수업 관찰 보고서가 바로 그 이유였는데요.

깊이 있는 수업보다 교육 현실이 반영돼 점수로 직결되는 수업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쇠도 한 것이었어요.

누구보다 잘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 모든 게 점수로 매겨지는 교육 현실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는 학부모.

누구 하나 틀린 부분이 없지만 왜 이리 마음이 무거운 걸까요?



제가 받은 건 짧은 가제본이라 사실 더 깊이 있는 이야기는 나와 있지 않아 뒤의 내용이 더 궁금했어요.

선생님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 어려울 때 힘이 되었던 수림엄마, 뇌병변장애가 있던 남동생과의 이별, 대학시절 선배의 인사비리 등등 아직 풀지 못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더라고요.

선생님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사랑받고 컸음을, 얼마나 힘들게 교사가 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결말이 더 가슴 아팠어요.

내 자식 중요한 만큼 교사이기에 앞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지킬 건 지켜져야 하는 세상이 꼭 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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