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이시우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신입사원>을 소개합니다.

줄거리만 보고도 궁금증 폭발이었는데 역시나 압도적인 몰입감으로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어요.

이 책은 작가님의 '넷이 있었다'라는 단편집에 수록되었던 이야기라고 해요.

그럼 단편을 장편소설로 살을 더 붙였다고 봐야 하는 거겠죠?

원래의 이야기도 궁금해지네요.



병원에 입원해 계신 어머니의 치료비와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알바를 전전하는 '세일'은 우연히 신문 한 면을 통째로 쓴 채용 공고를 보게 됩니다.


성별, 학력, 자격, 나이 무관

3교대 근무

정년 보장

업계 최고 대우


딱 4줄의 내용과 이력서를 보낼 주소 하나만 달랑 적혀있어 뭔가 수상한 느낌은 있었지만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었던 그는 메일을 보내봅니다.

얼마 뒤 면접을 오라는 연락을 받게 되고, 외진 곳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세 명의 노인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전기로 움직이는 것들은 아무것도 동작하지 않는 어둡고 음침한 사무실!

숫자도 없이 시침 하나만 있는 이상한 시계는 마치 멈춰버린 것처럼 9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데요.

그들의 일은 8시간의 근무 시간 동안 벽에 걸린 시계를 지켜보다 시침바늘이 3시를 넘어가는 순간 벽에 있는 커다란 손잡이를 당기는 것!

세일은 이 단순하고 사소해 보이는 일을 하며 어마어마한 금액과 대우를 받게 됩니다.






세일은 이 기괴한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게 되면서부터 거인과 개미에 대한 이상한 꿈을 꾸게 돼요.

인간의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듯한 이 꿈은 처음엔 자신의 어렸을 적 경험과 오버랩되며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꿈이 전해주는 이야기와 현실에서의 연관성이 매우 깊음을 인지하게 되면서 또 다른 공포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일에 비해 엄청난 보수와 대우를 받는 사무실 사람들에 대해 정부는 조사를 하게 되는데요.

돈 많고 잘난 그들이 본 하찮아 보이는 이들의 일이 고깝게 보일 리 만무했죠.

하지만 박 노인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없다면 당신들도 존재할 수 없음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데요.

이 부분이야말로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이 아니었나 싶어요.

difficult(어렵고), dirty(더럽고), dangerous(위험한) 소위 3D 직업이라고 해 기피했던 일자리들이 있었죠!

능력 있고 가진 자들은 이들을 루저라 느낄지 몰라도 아무도 그런 일들을 하지 않는다면 사회가 멀쩡히 돌아가지만은 않을 거란 걸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었어요.


"문명이, 이 세계가 온전히 돌아간다는 것이 내가,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자네가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증명일세."

-본문 293p-


인생은 자기 선택의 연속이죠.

그렇기에 '그때로 돌아가면 다른 선택을 했을까?'라는 후회도 하고요.

내가 한 일이 과연 바른 선택이었는지에 대해 아는 유일한 방법이 이 세계가 온전히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에서 느낄 수 있다는 박 노인의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과천이라는 실제 하는 공간적 배경으로 인해 이야기가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독특한 소재에 숨겨진 비밀, 으스스함을 더한 이번 이야기는 단숨에 마지막 장까지 읽게 하는 힘이 있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